"숨진 열기구 조종사, 마지막까지 조종대 잡았다"

30년 배테랑 조종사, 끝까지 조종대 잡아
119 발견 직후 병원 이송… 결국 숨져

박영근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4.13 07:18:52

제주도에서 운행중이던 열기구가 강풍을 만나 추락한 가운데, 해당 기구의 조종사가 숨지기 직전까지 조종대를 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2일 오전 8시 11분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북쪽에서 13명이 탑승한 열기구가 정상적인 착륙에 실패해 나무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열기구에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 김종국 씨를 포함한 관광객 12명이 탑승해 있었다.

열기구의 출발은 안정적이었다. 문제는 출발 30여분이 지난 시점에서 발생했다. 바람이 갑자기 거세게 불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가 고도를 낮추는 순간 1차 사고가 터졌다. 바람을 막으려고 심어 둔 삼나무 방풍림에 바스켓이 걸려 꼼짝없이 높이 3m가량 공중에 매달렸다.

침착하게 키를 살짝 올려 가까스로 탈출한 그는 약 1km를 이동해 넓은 초지에 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하강 속도가 너무 빠른 관계로 열기구 바스켓이 지면과 부딪히면서 또 한번 열기구는 큰 충격을 받았다.

열기구는 강한 바람에 150여m가량 더 끌려갔다. 이 과정에서 탑승객들이 열기구 바스켓에서 튕겨져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바스켓에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조종간을 잡았다. 119가 발견했을 당시 그는 머리 등에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김 씨는 2008년 케냐 국립공원의 한 호텔에서 상업용 열기구 조종사로 스카우트돼 수년간 일했다. 당시 캐나다, 영국, 호주 등지에서 온 20명의 조종사 중에서도 선임 파일럿이었다.

그는 앞서 필리핀, 영국, 프랑스 등지를 돌며 상업용 열기구 조종사 면허를 따고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입상했다. 2007년에는 캐나다 위니펙, 토론토 등지에서 열기구를 조종했다.

그는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벤처기업으로 선정돼 마케팅 비용을 지원받고 2015년 제주에서 열기구 관광 회사를 차렸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주에서 자유 비행식 열기구 관광을 추진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5월 어렵사리 사업승인을 받았으나 이번 사고로 그의 꿈은 1년도 채 되기 전에 물거품이 됐다.

▲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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