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컬럼비아大 로버트 저비스 박사 “美-北 정상회담 오히려 위기 초래할 가능성 높다”
  • ▲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양쪽이 말하는 '비핵화' 의미는 전혀 다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양쪽이 말하는 '비핵화' 의미는 전혀 다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는 5월 하순 또는 6월 초순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美-北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의 계기가 되기 보다는 오히려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0일 美컬럼비아大 로버트 저비스 박사의 주장을 전했다. 저비스 박사는 ‘국제 정치에서의 인식과 오인’이라는 책에서 “자국의 상황과 상대 국가의 의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전쟁 발생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저비스 박사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말하는 비핵화와 김정은의 비핵화는 개념이 매우 다르다”며 서로를 분명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美-北 정상회담이 오히려 한반도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저비스 박사에 따르면, 미국의 비핵화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되돌릴 수 없는 핵무기 개발 계획 모두의 폐기를 가리키는 반면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협정, 주한미군 철수 등을 포함한 일종의 ‘상호군축’ 개념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저비스 박사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어느 정도 높여주기는 했지만 반대로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면서 美-北 정상회담이 결렬될 경우에는 양측 간의 긴장 고조가 전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저비스 박사는 “美-北 협상의 중요한 시작은 미국이 대북제재의 중단 또는 완화를 제안하고 북한은 핵실험 중단 및 ICBM 생산을 할 수 없도록 사찰과 검증을 받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미국과 북한이 서로 조금씩 양보함으로써 협상을 깨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저비스 박사는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의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북한과 협상한 경험이 있는 전직 관리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협상 전략을 세워야 하며, 북한이 보내는 신호나 의도를 분명히 파악하기 위해 정보기관에 북한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알려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저비스 박사는 또한 “美-北회담에서 예기치 않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향후 대화 가능성을 차단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회담이 결렬돼 외교적 노력이 중단되고 전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한 저비스 박사의 말 가운데 한국 언론이 기억해야 할 부분은 “김정은의 비핵화와 트럼프 美대통령의 비핵화가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말하는 ‘비핵화’를 같은 의미로 해석할 경우에는 ‘현실’과는 전혀 다른 보도들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