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분열과 분열 속 경쟁은 소탐대실… 야당 간 연대와 협력 필요"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3월 12일 오후 국회를 찾아 지상욱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3월 12일 오후 국회를 찾아 지상욱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원희룡 제주지사가 바른미래당 탈당을 선언하고 향후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의사를 밝혔다. 원 지사는 바른미래당 내 유일한 현역도지사이자 유력한 차기 제주도지사 후보로 꼽힌다.

    원 지사는 10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고뇌 끝에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난다"며 "제가 정치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개혁 정치의 뜻을 현재의 정당 구조에서는 실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현재의 특정 정당에 매이지 않고 당파적인 진영의 울타리도 뛰어넘겠다"며 "제주도민의 더 나은 삶과 제주도의 더 밝은 미래에 집중하며 도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민생 정치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저 자신부터 철저히 거듭나겠다"며 "국민의 삶 속으로, 제주도민의 삶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겠다"고 했다.

    원 지사의 탈당은 지방선거 이후 펼쳐질 야권재편을 염두한 행보로 읽힌다. 원 지사는 야당이 지금 같은 지리멸렬한 상태로는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없다며 지방선거 이후 야당이 새로운 구도를 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원 지사는 "야당끼리의 분열과 분열 속에서의 부분적 승리 위해 싸우는 모습이 계속 작동되고 있다"며 "큰 틀에서 본다면 소탐대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까지 표현되는 현 정치 구도 속에서 대한민국이 균형있고 건강하게 운영되려면 야당이 건강하게 건재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야당의 대안적 구도를 짜내는데 있어 종합적인 야당의 연대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선거연대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지방선거 후 야권개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야권이 이대로 갈 수 있겠느냐. (야권이 개편된다는 건) 상식이라고 본다"고 했다. 야권개편 과정에서 역할을 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했다.

    원 지사는 그러나 한국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는 "연대를 따지기 전 한국당은 존립 위기에 처했다고 본다"면서도 "오늘은 당적에 집중하고, 관련해 이야기 할 부분이 있다면 빠른 시기에 입장을 다시 밝히겠다"고 했다.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바른미래당은  원희룡 지사의 탈당에 크게 낙심하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장에서는 서울과 제주를 확보하고 충청 등에서 1석을 더해 총 3석을 목표로 했지만 달성이 어려워졌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이날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도 "원 지사 발표를 봐야겠지만 만약 무소속으로 간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우리는 또 열심히 우리 광역후보군을 찾고 지방선거에 임하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원희룡 지사에 대한 원망 섞인 목소리와 함께 바른미래당이 제주지사 후보를 빠르게 물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원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저희도 당연히 후보를 내야 한다"며 "후보도 안 내고 말로만 지방선거에 임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