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관련 자료제출요구 거부… KIEP "인수인계 안됐다"靑 남북정상회담 자문위 이재영 원장 취임 열하루만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여러 차례 피감 기관 예산으로 외유(外遊)성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잇따라 드러난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9일 돌연 대규모 인사이동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데일리〉가 취재한 결과, KIEP는 김기식 원장 '외유 출장 논란'이 불거진 이날 급작스러운 인사발령을 냈다. 5년 만에 있는 대대적 인사이동이었다. 구성원들은 전날까지도 인사이동과 관련해서는 일언반구도 듣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KIEP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원장님이 새로 선임되셔서 오늘 자로 인사발령이 났다"며 "5년 만에 벌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침에 급하게 인사이동이 확인이 됐다"며 "내부에서는 조직개편이 이뤄지는지 오늘 알았다"고 전했다.

    KIEP는 최근 5년 동안 원장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대대적인 인사이동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청와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에 들어간 이재영 KIEP 원장이 취임한 지 열하루 만에 인사가 났다.

    KIEP 관계자는 "필요에 따라 정년퇴직이나 퇴사가 있어 한두 분 정도 부서이동 하는 경우는 있지만, 전면적으로 조직개편이 되는 건 오랜만"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이례적인 대규모 인사이동의 배경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KIEP가 김기식 원장의 외유 출장 의혹을 서둘러 무마하고, 국회에 자료를 제공한 이들에 대해 보복성 인사를 감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야당은 3년 전 국회 정무위 소속이던 김기식 원장이 여비서를 대동한 채 피감기관인 KIEP로부터 3000여만 원을 호가하는 호화 유럽 출장을 다녀온 것과 관련해 자료를 요청하고 있지만, KIEP는 대규모 인사이동을 이유로 들며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김기식 원장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KIEP에 요구했지만, 인사이동 때문에 자료를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KIEP는 국무조정실 산하에 있는 국책연구기관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번갯불에 콩 볶듯 인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KIEP가 돌연 인사를 하며 이를 핑계삼아 국회 협력 업무에서 손을 뗀 것이 김기식 원장과 관련한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KIEP는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를 이행하지 못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인사이동이 나서 인수인계가 원활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어 "자료는 최대한 바로 드릴 수 있는 것은 드리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