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및 동주민센터 등에 아리수 음수대 확대 설치, 정수기 철거 방침
  • ▲ 서울시청 청사 내부에 비치된 아리수.ⓒ 뉴데일리 임혜진
    ▲ 서울시청 청사 내부에 비치된 아리수.ⓒ 뉴데일리 임혜진

    서울시 자치구 및 산하기관에 수돗물 ‘아리수’ 강제 음용 방침이 내려진 가운데, 강제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9일, 공직사회 내부부터 솔선수범해 수돗물 ‘아리수’를 음용하도록 “자치구와 투자·출연기관에 아리수 음수대를 확대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최근 서울시 공무원들이 수돗물 아리수를 마시지 않고 ‘정수기 물’(생수)을 마신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시청사에는 아리수 음수대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반면 구청이나 투자출연기관의 경우 아리수 음수대보다 정수기를 빌려 사용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아리수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음용실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아래, 지난 4일 시청 및 25개 구청, 400여개 동주민센터 등에 ‘생수 반입 금지령’을 내렸다. 각 청사에 설치된 정수기를 모두 철거하고 생수 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내가 내 마음대로 생수도 못마시느냐”며 시의 방침에 의문을 나타냈다. 아리수 음수대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는 “생수도 마시지 말라고 하면 뭘 마시라는 이야기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의 ‘생수 금지령’은 온라인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미니스커트를 단속하던 70년대도 아니고 2018년에 제 맘대로 생수도 못 마신다니, 공산당이냐”는 댓글을 올렸다.

    한편 시는 아리수 인식 개선은 물론이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음수대 설치 확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각 자치구 및 동 주민센터 등에 설치된 정수기를 철거하고 아리수 음수대로 교체할 경우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 아리수 음수대 대당 설치비용은 약 80~100만원, 정수기 1대당 임차 비용은 월 3~6만원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아리수 음수대가 경제적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특히 시는 아리수의 수질 문제에 대해 “분기별 수질 검사 결과, 아리수는 먹는 물 기준을 충족한다”며 마시기에 적합한 수준임을 강조했다. 노후배관으로 인한 수질 오염 논란과 관련해서는 “필요시 별도의 직수관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매년 아리수 생산과 관리에 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번 아리수 음용 확대 방침에는 18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