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내정 간섭·남중국해 항모 관함식 추진 등 “시 황제의 오만함” 드러내는 중
  •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과거 6.25전쟁 참전(항미원조)에 대해 평가한 발언.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과거 6.25전쟁 참전(항미원조)에 대해 평가한 발언.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중국이 한국과 한반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속내가 미국과의 무역 갈등 과정에서 드러나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를 두고 “항미원조 때의 의지로 미국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6.25전쟁에 참전해 한반도 통일을 가로막은 것을 자랑스럽다고 떠든 것이다.

    지난 8일 ‘연합뉴스’를 비롯한 국내 언론들은 中공산당 선전매체 ‘환구시보’의 지난 7일자 사설(社評)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中‘환구시보’는 “항미원조 때 가졌던 의지로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미원조’란 中공산당이 인민해방군을 ‘인민지원군’으로 둔갑시켜 6.25전쟁에 참전시켰을 때를 의미한다.

    中‘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이 커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양측 모두 ‘전시 동원’에 들어갔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담판도 없고 서로의 인식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어 무역 전쟁이 실제로 발발할 가능성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中‘환구시보’는 美정부가 중국의 광범위한 지적재산권 침해를 지적한 것에 대해 “무역 전쟁으로 중국의 신기술 능력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하며 “미국의 이런 발언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이것은 무역 갈등이 아니라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억누르고 우위를 계속 점하려는 행동’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 준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中‘환구시보’는 “최근 미국은 대중전략을 바꾸겠다는 신호를 잇따라 내비치며 중국의 경각심을 자극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에 미국이 일으킨 무역 전쟁은 그 방식이 매우 난폭하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무역 전쟁으로 몰아가는 상황에서 우리의 유일한 선택은 미국에 전면 저항하는 것”이라고 선동했다고 한다.

    中‘환구시보’는 이와 함께 “중국의 모든 인민이 과거 ‘항미원조’ 때와 같은 의지로 트럼프 정권의 공격을 단호히 쳐부수는 것으로 전략적 결심을 세우고 있다”며 “오늘날 美-中 무역전쟁은 과거 항미원조 때처럼 그 어떤 희생과 대가도 치르겠다는 기개로 미국이 휘두르는 몽둥이가 땔감으로 타서 소멸되도록 저항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선동했다고 한다.
  • 2013년 8월 중공군 선양군구를 찾아 항모 '랴오닝' 함에 올라 사열하는 시진핑 中국가주석. ⓒ뉴시스-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3년 8월 중공군 선양군구를 찾아 항모 '랴오닝' 함에 올라 사열하는 시진핑 中국가주석. ⓒ뉴시스-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中‘환구시보’는 “항미원조는 미군이 압록강까지 넘어오면서 시작됐고 이번에 미국이 일으킨 무역 전쟁도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렸다”면서 “항미원조는 중국에도 손실을 줬지만 결국 미국도 휴전선에 서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中‘환구시보’는 또한 “오늘날 美-中 무역전쟁은 60여 년 전 양측 간의 세력이 월등히 차이가 났던 ‘항미원조’ 때와는 달리 비슷한 세력 간의 힘겨루기”라며 “중국은 무역 전쟁에서 미국에 큰 피해를 입힐 능력이 있고, 미국은 중국과 비슷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한다.

    中‘환구시보’가 사설을 통해 밝힌 내용은 시진핑과 中공산당이 한반도, 특히 한국을 어떻게 보는지, 동아시아 패권에 대한 그들의 야욕이 어느 정도인지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中‘환구시보’의 사설이 보도된 지난 7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中공산당은 한반도 자체를 자기네 ‘속주(屬州)’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거나 “중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지적 재산권을 훔치고 불공정 무역을 한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인데 6.25전쟁 때 남침에 가담한 것을 자랑스럽게 떠들면서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을 보면 정말 파렴치하다”는 비난 여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보아오 포럼’이 끝난 뒤 남중국해에서 항모 ‘랴오닝’ 함을 비롯한 해군 함정들을 불러 모아 관함식을 가질 것이라는 홍콩 언론의 보도까지 언급하며 “中공산당이 결국 동아시아 패권 장악에 대한 야욕을 드러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런 비판이 아니라 하더라도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논하는데 6.25전쟁 당시 한반도 통일을 가로 막은 ‘침략 행위’를 자랑스럽게 떠벌리며 자기네 인민들을 선동하는 모습은 中공산당의 근본이 북한 김정은 집단과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