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민트빛 운동화 직접 끈 매주며 당 결속 과시"태극기와 촛불 대통합할 스텔스 전투기 후보" 극찬
  • ▲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민트빛 운동화를 선물한 뒤 손수 운동화 끈을 매어주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민트빛 운동화를 선물한 뒤 손수 운동화 끈을 매어주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특별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당원과 지지자 등 1000여 명이 몰리면서 휴일 오후 안국역 일대에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유승민 대표로부터 민트빛 운동화를 선물받은 안철수 전 대표는 이같은 세(勢)몰이에 고무된 듯 현재 여론조사 수치의 두 배 이상을 최종적으로 득표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는 8일 오후 서울 안국역 인근 선거사무소에서 공식 개소식을 가졌다. 이날 개소식에는 유승민 대표와 이혜훈 전 대표, 하태경 최고위원, 장성민 전 의원 등 당 관계자들과 당원·지지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날 개소식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참석자들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시장을 향해 날카롭게 각을 세우는 한편, 당 내부의 결속과 중도에서 보수로의 외연 확장, 득표력 극대화를 위해 세심하게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서울이 미세먼지 공포, 재활용 쓰레기 대란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바뀌지 않고 4년을 또 그대로 내버릴 수는 없다"고, 7년 전에 자신이 시장직을 '양보'했던 박원순 시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혜훈 전 대표와 하태경 최고위원도 축사에서 각각 박원순 시장을 "나라의 걸림돌" "미세먼지를 잡으랬더니 서울시 예산 150억 원을 허공에 먼지처럼 흩날린 좌파 꼰대"라고 지칭하며 '서울권력 교체'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유승민 대표는 축사에서 "박원순 시장이 미세먼지 대책이라고 사흘만에 150억 원을 날려버리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바꿔야겠다고 확실히 생각이 들었다"며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시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결단해주셨는데, 내가 깜짝 이벤트를 하나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당색(黨色)과 같은 민트빛 운동화를 꺼내 안철수 전 대표의 발에 신겨주고 직접 끈까지 매줬다. 이는 안철수·유승민 두 사람의 관계를 놓고 당내외에 이런저런 시선과 관측이 있는 가운데, 각종 오해와 우려를 불식하고 당의 결속을 과시하려는 상징적 퍼포먼스로 해석된다.

    당내 결속 뿐만 아니라 중도에서 보수로 외연을 확장해 보수층에서의 득표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배려도 있었다. 인재영입위원장을 겸한 안철수 전 대표에 의해 얼마 전 당에 영입된 장성민 전 의원은 이날 개소식에 참석해 안철수 전 대표를 '태극기와 촛불을 대통합할 후보'라고 추어올렸다.

    장성민 전 의원은 "태극기 세력과 촛불 세력을 하나의 공동체 속 대통합으로 이끌 최고의 스텔스 전투기가 안철수 후보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개소식에 약간 앞서 취재진과 함께 이른바 '미래캠프' 곳곳을 돌며 기자실과 사무공간을 직접 소개한 안철수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관계없이 2위를 보인 점에 대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까지 선거를 여러 번 치렀지만 항상 첫 여론조사는 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며 "결과적으로 보면 초기 여론조사보다 2배 이상씩 나왔다"고 괘념치 않는다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아울러 이날 국회에서 정책 발표를 한 민주당 박영선·우상호 전 원내대표가 자신을 향해 '견제구'를 던진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에서 신경쓸 것 없는 후보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지 않는 법"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