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리설주 공식 호칭 '여사'가 자연스러워"…향후 주적 수괴 높여부르는 광경 흔해질 듯
  • 북한 김정은과 리설주가 대한민국 예술단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 DB
    ▲ 북한 김정은과 리설주가 대한민국 예술단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 DB
    앞으로 우리 국민들은 메인뉴스에서 북한 김정은을 위원장, 리설주를 '여사'로 지칭하는 앵커멘트를 자주보게 될 전망이다.

    청와대가 북한 리설주의 호칭을 '여사'로 규정했기 때문으로, 청와대가 내놓을 가이드라인이 아니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김정숙 여사에 대해서도 여사라는 호칭을 쓰고 있고 북에서도 리설주 여사로 표현한다고 한다"며 "가장 자연스러운 공식 호칭으로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같은날 아침 리설주에 대한 호칭을 여사로 정했냐는 질문에 "아직 그런 결정을 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언론이 직접 결정해야 할 사안을 청와대에 질문하고, 이에 청와대가 가이드라인을 결정해 언론에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언론들은 정부의 성향에 따라 김정은의 호칭을 조절해왔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김정은에 직함을 떼고 부르는 문화가 많이 전파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북한 김정은에 꼬박꼬박 '위원장'을 붙이는 언론이 늘어났다.

    최근에는 〈MBC〉에서 '우리 공화국'이란 황당한 앵커 멘트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뉴스데스크'는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2008년에서 2013년 초 사이에 우리 공화국의 대통령을 했던 인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라고 말했다.

    '우리 공화국'은 북한 매체에서 자신들이 민주적인 국가임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지난 7일 북한 노동신문은 "책임적인 핵강국인 우리 공화국은 병진의 가치를 더욱 높이 들고 평화의 안전을 수호할 것"이라고 했고, "세계를 재패하려는 미국의 망동을 단독으로 제압하는 우리 공화국의 공적은 세계의 찬양을 받아야 마땅하다"고도 했다.

    지난 2월 14일에는 "(김정일)장군님께서는 미제의 무모한 핵 위협에 단호히 맞서 나라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중대한 결단을 내리시고 우리 공화국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전변시키셨다"는 내용도 적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짐작되지만 북한에서나 볼 법한 표현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청와대가 이처럼 북한 리설주에 대해 '여사'로 호칭을 규정하면서 앞으로 각 방송사 등에서는 '김정은 위원장, 리설주 여사'로 호칭하는 문화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주적의 수괴를 높여부른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편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이날 주요인물들이 판문점에 현장점검 답사를 다녀왔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평화의 집이 많이 낡아 리모델링하고 가구도 바꾸고 있다"며 "경호 등도 같이 점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