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구소장 코드 안맞다고 정부 지원금 중단

국책연구소 KIEP, 美존스홉킨스大 USKI에 송호창 前의원도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4.06 16:48:44
▲ USKI는 세계 언론들이 자주 인용하는 '38노스' 프로그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연구소다. ⓒUSKI 홈페이지 캡쳐.
문재인 정부의 ‘착한 블랙리스트’가 이제는 미국으로까지 뻗는 걸까. ‘조선일보’는 6일 “국책연구소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美존스홉킨스大 SAIS(고등국제관계연구대학원) 부설 한미연구소(USKI)에 대한 예산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자 외교가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해외적폐 청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특히 KIEP 측에서 직제 폐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제니 타운’ 38노스 대표 겸 USKI 예산 담당 부소장의 경우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이메일을 지우지 않았다. 한 판 해보자’며 강력 반발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KIEP는 2006년 USKI가 생길 때부터 매년 20억 원 가량을 지원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예산 사용이 불투명하다”며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워싱턴 외교가와 우리 정치권에서는 KIEP와 그 감독기관인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예산 지원을 계속할 테니 구재회 USKI 소장을 교체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야당에서는 ‘현 정부가 해외 씽크탱크의 보수 인사 손보기에 들어간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2017년 9월 KIEP가 USKI를 찾아서 현장 점검을 한 뒤 11월 사업 개선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이어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과 KIEP 부원장이 존스홉킨스大 SAIS 대학원장과 USKI의 로버트 갈루치 이사장을 만나 사업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때 KIEP 측에서 “예산 사용과 방문 학자 선발의 투명성을 높이고, 연구소의 예산담당 부소장 직제를 폐지하고 구재회 소장을 교체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또한 이사장과 소장의 임기를 2년으로 하고, 새로운 소장 임명 때에는 KIEP 원장 측과 사전 협의해 줄 것은 요구했다고 한다. 이는 USKI 소장을 임명할 때 연구소 이사회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KIEP 원장에게 ‘사전 재가’를 받으라는 뜻이나 다름없다.

이에 존스홉킨스大 측은 “구재회 소장을 교체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KIEP 측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한다. 연구소 예산담당 부원장 직제 폐지에는 로버트 갈루치 이사장이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19대 국회 때부터 USKI의 예산집행과 사업운영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면서 “당시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現금융감독원 원장 내정자) 의원이 ‘연 2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해주는 데도 결산보고도 제대로 못 받고 있다’고 비판하자 USKI 측은 ‘기부자에게 대학 연구소의 회계 결과를 일일이 보고하라는 것은 미국 관행과 맞지 않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의 보도 이후 KIEP 측의 입장은 ‘연합뉴스’의 후속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 USKI의 이사진(Board members) 명단. 송호창 前의원도 있다. ⓒUSKI 홈페이지 캡쳐.
‘연합뉴스’와 접촉한 KIEP 측은 “2018년 6월부터 USKI에 대한 지원금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올해 21억 6,000만 원의 지원금 가운데 5월까지의 운영비 등 9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의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IEP 측은 “USKI 측이 보내온 결산 내용이 투명하지 않아 사업별 병세 제출을 요구했으나 거부 당했고, 소장을 임명할 때 우리와 사전 협의하고 임기를 명확하게 해달라는 요구에도 부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KIEP 측은 또한 구재회 USKI 소장 해임 요구에 대해서는 “10년 이상 연구소를 이끌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사업 계획에도 없던, 8만 달러 이상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고도 사후 통보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운영 투명성에 문제가 있었으며 국회에서도 장기 재직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경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USKI는 美존스홉킨스大 SAIS 산하 부설연구소로 북한 지역을 상업용 인공위성으로 촬영, 관련 정보를 분석해 공개하는 ‘38노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연구소다. 북한 관련 인터뷰나 38노스의 분석 보고서에 자주 등장하는 조엘 위트 박사 또한 USKI 선임 연구원이다.

‘두 개의 한국’의 저자이자 워싱턴 포스트 기자를 지낸 ‘돈 오버도퍼’와 美국무부 북핵 특사, 조지타운大 에드먼드 A.웰시 국제대학원 원장을 지낸 로버트 갈루치 前대사가 2006년 설립한 연구소로 한미 관계와 북한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와 분석을 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USKI의 소개에 따르면, 한국 국책연구원 KIEP의 지원금 외에도 카네기 재단, 맥아더 재단, 개인들의 기부를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SAIS에서 한국에 대해 공부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USKI 이사진 4명 가운데 서진교 前KIEP 부원장과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송호창 변호사가 포함돼 있다. 송호창 前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그는 안철수계 인사로 불리기도 한다.

아무튼 이들은 방문 연구원으로 이름을 올려 놓으면서도 동시에 연구소 이사를 맡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조선일보'가 전한 USKI 측의 주장대로 독립적인 비영리 연구소나 씽크탱크 등이 기부를 한 사람에게 회계 감사를 받거나 인사 및 정책과 관련해 '강요'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약 KIEP가 희망하는대로 USKI의 인사와 정책이 바뀐다면, 앞으로 북한과 관련해 객관적인 자료와 분석을 제시하는 연구소 한 곳이 사라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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