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비서 동행·비즈니스석 탑승 유럽 등지 10일 체류… 피감기관 출장 보고서에 '의전 성격 있다' 밝혀
  •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예산으로 해외 시찰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나며 파문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 원장의 해외 출장 비용을 대신 지불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출장보고서에 "국회 결산 심사를 앞두고 의견 사항을 김 의원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밝히며, '로비용 출장'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KIEP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원장은 지난 2015년 5월 25일부터 9박 10일간 미국 워싱턴, 벨기에 브뤼셀,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 제네바 등을 시찰했다. 김 원장은 출장 기간 여비서와 동행했으며, 김 원장과 일행이 열흘간 사용한 출장 비용은 3077만 2840원이었다. 

    자세하게는 김 원장과 여비서의 비즈니스석 항공료 1476만8000원, 숙박비 327만442원, 교통비ㆍ가이드비ㆍ기타 수수료 등 695만2505원을 비롯해 비자 발급비ㆍ문서 복사비ㆍ통역비ㆍ간담회비ㆍ활동비 등 총 3077만2840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비용 모두 KIEP가 부담했다. 

    문제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던 김 원장이 국회 정무위 간사와 예산결산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원장은 실제로 시찰 6개월 전 KIEP가 매년 수십억 원을 지원하는 연구소 관련 일부 예산의 삭감을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연구소 예산 4000만원을 포함해 KIEP 예산 4억1000만원이 깎였다. 그런데 김 원장은 6개월여 만에 자신이 삭감을 주장한 연구소에 출장을 갔다. 김 원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로비용 출장을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KIEP 직원들이 출장보고서에 "실무자들에게 다음달 결산 심사를 앞두고 의견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주목적. 김 의원을 위한 의전 성격의 출장"이라고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며, 김 원장의 '로비용 출장' 논란의 불길이 커지고 있다. 

    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기식 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정태옥 대변인은 "김기식 금감원장의 갑질 이력은 파도 파도 끝이 없다. 마치 고구마 줄기를 당기듯 줄줄이 덩어리째 나타나고 있다"며 "자진사퇴하든지, 청와대가 해임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김 원장은 2014년 한국거래소 예산으로 보좌관을 대동하여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오고 항공비와 숙박비 외에 용돈 성격의 출장여비(2000불)까지 알뜰히 챙겼다"며 "아니면 4000여 금융기관을 관할하는 금감원장 자리가 김기식 원장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정책위의장도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금융감독원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한 이 정부는 도대체 무슨 정신인건가"라며 "김 원장이 개혁과 적폐의 두 얼굴을 가진 아수라백작이 아니라면 역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