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정책국장 역임, 복잡한 교육현안에 대한 이해도 높아혁신학교 폐지, 학교선택권 확대, 학생인권조례 전면 재검토 공약
  • ▲ 지난달 6일 이준순 전 서울교총 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 서울교육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이준순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캠프
    ▲ 지난달 6일 이준순 전 서울교총 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 서울교육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이준순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캠프

    4년 동안 각 시도 교육을 책임질 교육감을 선출하는 6·13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교육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5일 현재 서울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사는 4명이다. 등록 순서대로 최명복(70)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2월13일), 이성대(57)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2월28일), 이준순(62) 전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장(3월16일), 조영달 서울대 교수(4월3일) 등이다.

    우파 교육계에서는 이준순, 최명복 예비후보 외에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곽일천 전 서울디지텍고 교장이 출마를 선언했으며, 이대영 전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현 무학여고 교장), 박선영 전 의원(현 동국대 교수)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본지는 서울교육감선거에 출마 의사를 뚜렷하게 밝힌 인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첫 번째로 이준순 전 서울교총 회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3일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이 전 회장은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 서울교육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16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준순 예비후보는 1956년생 경기도 광주시 출신으로 1980년 서울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제35대 서울교총 회장(2011~2014), 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장(2014), 서울시학생교육원장(2015)을 역임하는 등 36년간 서울교육에 몸담은 교육 전문가다.

    서울교육의 가장 큰 문제에 대해 이준순 예비후보는 "교육은 교육 그대로의 본령을 지키면서 순수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 학교 현장은 '이념 교육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학교 현장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에 진보·보수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란 헌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누가 교육감이 되든 정치적 중립을 지켜 순수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예비후보는 조희연 교육감을 직접 언급하면서 “세간에서 조 교육감을 진보·좌파교육감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그와 같은 편향된 교육은 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희연 교육감을 두고 "어부지리로 당선된 잘못 뽑은 교육감", "전교조 하수인"이라는 강성 발언을 쏟아내며, 과거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2014년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우파 진영은 후보 단일화에 실패, 결국 좌파진영 단일후보로 나선 조 교육감에 교육감 자리를 내줬다.

    "보수 분열로 당선된 조 교육감이 지난 4년 동안 한 것을 보면 전교조 하수인 노릇밖에 한 게 없다. (학교를) 좌파 이념 교육장으로 만들고 있는 현실도 그렇고, 4년 동안 서울교육을 위해 한 것이 별로 없고, 성과도 없었다."

    이 예비후보는 대표 공약 3가지로 △혁신학교 폐지 △학교선택권 확대 △학생인권조례 전면 재검토를 꼽았다.

    혁신학교는 조희연 교육감 임기 내내 추진됐던 속칭 진보 교육계의 역점 사업이다. 그는 혁신학교에 대해 "교육 불평등을 초래해 학력저하 원인이 되고 있으며, 교장의 권위를 찾을 수 없는 데다 교사들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 학교"라며 "(혁신학교를) 뿌리 뽑겠다"고 했다.

    이 예비후보는 "조 교육감 체제에서 자사고, 특목고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는데 다시 살려 내겠다"며, "장학관 시절 학교선택권을 입안한 장본인으로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택해서 할 수 있는 교육, 만족도를 높이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의회 권한이기 때문에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지만, 생활지도, 교권침해 등의 문제로 현장에서는 굉장히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협의를 통해 인권조례를 전면 수정·보완해 학교를 안정시키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전체적인 국가 분위기도 그렇고 서울교육도 기울어진 운동장 아닌가. 단일화 문제도 있지만 결국 조희연과 붙었을 때 결과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다들 망설이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거명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걸러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조희연 교육감에 대해 "대단히 심성이 곱고 대학교수로도 굉장히 좋은 교수지만, 교육감으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4년을 서울교육 파악하는 시간으로 다 보냈고, 의미있는 정책을 하나도 추진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서울교육은 방대하기 때문에 파악하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리기에 분명 조 교육감도 그랬을 것이다. 반면 저는 36년의 세월 동안 서울교육을 피부로 느끼며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서울교육을 이해하고 소신껏 밀고 나갈 수 있는 추진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이 예비후보는 우리감·교추본 등 우파 교육감후보 단일화 기구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단일화 기구 자체가 단일화가 안 되는 상황에서는, 차라리 후보들끼리 논의를 해서 단일화를 하든지, 제3의 기관을 통해 제안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