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득표수 많아도 당선은 여당 후보 될 가능성… "보수 유권자, 이번 선거 포기하고 투표장 안 나올수도"
  •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 후 꽃다발을 들고 있다.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 후 꽃다발을 들고 있다.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서울시장 선거가 여1야2 구도로 굳혀지면서 당 안팎에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곧 선거 필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조성되고 있다.

    투표수를 합산했을 때는 야권 표가 많지만, 정작 당선은 여당 후보가 되는 어부지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3당 모두 후보 공천이 예상된다. 현재 구도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다.

    당 안팎에선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지난 19대 대선의 데자뷔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는 반(反) 문재인 표가 홍준표·안철수·유승민 대표에게 나뉘면서 과반을 득표하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다.

    바른미래당 한 의원은 당시를 회상하고서 "이번 선거도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며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그래도 15프로는 나올 것이고,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30~35프로, 박원순 시장이 45프로 득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방선거가 목전에 다가오고 보수 유권자의 연대 요구 커진다면 상황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정책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너희가 뭐가 잘났다고 싸우느냐, 싫어도 뭉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대표의 선거 연대 발언에 당 전체가 발끈했는데, 전략적으로 볼 때 옳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위원장을 중심으로 야권 연대가 현실화된다면 선거 판세는 크게 뒤바뀔 수 있다. 특히 젊은 층보다 중년층 이상의 투표율이 높은 지방선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들의 결집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기본적으로 보수에게 유리한 선거"라며 "안철수 위원장이 야권 대표가 된다면 그때부터는 안철수 위원장이 한국당 표를 얼마만큼 가져오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야권연대가 필요한 이유는 보수 유권자가 이번 선거를 아예 포기하고 투표장에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위원장이 바라는 시나리오 역시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김문수 전 지사가 중도 사퇴를 하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으로 김문수 지지자를 흡수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선거연대에 실패했을 경우 민주당 후보로 박원순 시장 대신 우상호 의원이나 박영선 의원이 낙점되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박원순 시장과 과거 후보직 양보 등이 얽혀있어 개인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 의원은 "우상호 의원은 원내대표를 1년씩이나 했는데도 인지도가 낮고, 박영선 의원은 당내에 비토 세력이 많다"며 박원순 시장 이외의 후보와 붙으면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우상호·박영선 의원을 볼 때마다 괜스레 잘 하고 계신다고 독려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이 같은 선거연대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 지사 공천에 홍준표 대표 전략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문수 전 지사의 공천은 김 지사가 서울시장이 못 되더라도 안철수 대표의 당선만큼은 막겠다는 의미"라며 "TK와 PK  지역에서 보수 결집을 노리고 지방선거 전반에서 자유한국당이 야권 대표 정당으로 서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