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해병대 ‘쌍룡 훈련’에 美강습상륙함 2척 출동, 일본 인근 항모 강습단 3개 대기
  • ▲ 지난 1일 포항 인근에서 시작한 쌍룡훈련 때 상륙장갑차에서 내리는 美해병대.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일 포항 인근에서 시작한 쌍룡훈련 때 상륙장갑차에서 내리는 美해병대.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미연합훈련이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대다수 국내 언론들은 “이번 한미연합훈련은 ‘로우 키(Low key, 최대한 표현을 억제한 행동)’로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동아시아 전체 측면에서 보면, 미국이 대북압박을 위해 ‘안전판’을 충분히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한미연합훈련에는 공개적으로 전략자산을 보내지 않았지만 한반도와 일본 등 동아시아 전체로 보면 예년보다 더 강력한 전력을 배치한 셈이라는 설명이었다.

    한미 해병대 연합 ‘쌍룡 훈련’에 온 美강습상륙함들

    한미연합훈련 ‘포어 이글’ 개시와 함께 한미 해병대는 경북 일대 해안에서 ‘쌍룡 훈련’을 시작했다. 오는 8일까지 실시할 예정인 훈련에는 한국 해병대 1,000여 명과 해군 함정, 美해병대 3,000여 명과 강습상륙함 2척이 참가한다.

    “올해 한미연합훈련이 ‘로우 키’로 실시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때에는 쌍룡훈련에 美강습상륙함 1척만이 참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 훈련이 시작되자 ‘와스프’ 함과 ‘본햄 리처드’ 함이 동시에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와스프’ 함과 ‘본햄 리처드’ 함은 같은 ‘와스프’ 급이다. 길이 257미터, 폭 31.8미터, 배수량 4만 1,000톤인 ‘와스프’ 급은 작전에 따라 다양한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다. 수직 이착륙 공격기 AV-8B 해리어 24대를 싣고 해상통제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고 22대의 MV-22 오스프리를 탑재하고 전격 상륙 작전을 실시할 수도 있다.

    ‘와스프’ 급 강습상륙함은 함재기 외에도 3대의 상륙용 공기부양정(LCAC)이나 2척의 상륙정(LCU), 또는 12대의 상륙주정(LCM), 상륙정과 상륙 장갑차(AAAV), M-1A2 에이브럼스 전차, 60여 대의 트럭 등도 싣고 다닌다. 이 장비로 美해병원정대(MEU) 완전 편제 병력 1,890여 명을 상륙시킬 수 있다.

    자체 방어무기 또한 RIM-116 대공 미사일 발사기, 2기의 RIM-7 시스패로우 발사기, 3기의 팰랭크스 CIWS(근접방어무기) 등을 장착해 적의 로켓탄이나 공군기 공격, 미사일 공격을 일정 부분 막을 수 있다.
  • ▲ 美강습상륙함 '와스프' 함이 F-35B 스텔스 전투기를 싣고 출항하는 모습. ⓒ美록히드 마틴 F-35 사업부 공개사진.
    ▲ 美강습상륙함 '와스프' 함이 F-35B 스텔스 전투기를 싣고 출항하는 모습. ⓒ美록히드 마틴 F-35 사업부 공개사진.
    美해군은 ‘와스프’ 급 8척을 포함해 모두 9척의 강습상륙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25% 가까이 되는 전력이 현재 한반도에 와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쌍룡훈련’에 참가한 ‘와스프’ 함은 미군 최초로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 눈길을 끈다. 美해병대는 기존의 AV-8B 해리어 수직이착륙 공격기 대신 F-35B를 강습상륙함에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시스템 통합과 적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F-35B 탑재 준비를 마친 ‘와스프’ 함이 한국에 온 것이다.

    국내 언론이나 美군사전문매체 보도에 따르면 ‘와스프’ 함이 탑재한 F-35B 스텔스 전투기는 日이와쿠니 美해병 항공대 기지에 배치된 제121전투비행대 소속이라고 한다. 즉 지금 ‘와스프’ 함은 최소한 12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정도의 스텔스 전투기 전력이면 북한 공군력을 무력화시키거나 평양 일대를 초토화하기에 충분하다.

    정규전이 발생할 경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 스텔스 전투기는 무장 능력이 뛰어나고 기동성이 높아 아군의 상륙작전 때 적의 방어망이나 공군 요격기를 제거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또한 기수 아래에 장착돼 있는 ‘전자광학표적추적장치(EOTS)’로 기상에 관계없이 적의 숨은 진지를 찾아내는 능력도 뛰어나 상륙부대의 생존성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日 동쪽과 남쪽 멀찍이서 지켜보는 美항모강습단들

    한미연합훈련에는 참가하지 않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동아시아 일대에 머물고 있는 미군 전력도 있다. 바로 美항모강습단이다.

    원래 美7함대 소속으로 일본에 머무는 ‘로널드 레이건’ 함과 항모 강습단은 정기 정비를 받는 중이고, 이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온 ‘칼 빈슨’ 항모 강습단이 일본에 와 있다. 그런데 지난 3월 27일 美태평양 함대는 “제5함대 소속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이 서태평양 작전 지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일본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와이 서쪽에까지 이르는 美7함대 작전 지역에 항모강습단 3개가 동시에 모인 것이다. 그것도 일본 동쪽과 남쪽에.
  • ▲ 한반도에는 강습상륙함 2척만 와 있지만 일본 근해에는 3개 항모강습단이 대기 중이다. 사진은 2007년 괌 인근에서 3개 항모강습단이 훈련을 하는 모습. ⓒ美해군 공개사진.
    ▲ 한반도에는 강습상륙함 2척만 와 있지만 일본 근해에는 3개 항모강습단이 대기 중이다. 사진은 2007년 괌 인근에서 3개 항모강습단이 훈련을 하는 모습. ⓒ美해군 공개사진.
    ‘로널드 레이건’ 함과 ‘칼 빈슨’ 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은 모두 ‘니미츠’ 급 핵추진 항공모함이다. 美해군은 모두 10척의 ‘니미츠’ 급 항공모함을 운용 중이다.

    길이 332미터, 폭 76미터, 배수량 10만 톤이 넘는 ‘니미츠’ 급 항공모함은 보통 80~90대의 함재기와 4~6척의 이지스 순양함과 이지스 구축함으로 구성된 호위 함대, 공격용 핵추진 잠수함 1~2척 등을 이끌고 다닌다. 항모에 있는 전투 비행단에는 F/A-18 호넷 전투기뿐만 아니라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와 E-2C 조기경보통제기까지 탑재하고 있어 유사시 적의 대공방어망을 마비시키고 공군 전력까지 박살낼 수 있다.

    이런 막강한 항모 강습단 3개가 일본 열도 남쪽과 동쪽에 와 있다. 여기다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강습상륙함 2척까지 포함하면 1991년 걸프전 이후 가장 거대한 전력이 동아시아에 밀집 배치 된 것이라는 군사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항공모함 ‘존 C.스테니스’ 함 또한 美서해안 지역에 머물다 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출항했다. ‘존 C.스테니스’ 함의 홈페이지에는 통상적인 훈련을 실시한다고 돼 있지만 필요할 경우에는 즉시 한반도로 달려올 수 있다.

    즉 북한이 ‘대화 공세’를 계속 펼치면서 뒤로는 도발행동을 취할 움직임을 보이거나 이상한 전제 조건을 달아 비핵화를 거부하거나 할 경우에는 미국의 ‘무력시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만약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갈 경우에는 1991년 1월 이라크 군처럼 박살날 수도 있다.
  • ▲ 존 C.스테니스 항모강습단의 항해 모습. 최근 美서해안을 떠나 '작전' 지역으로 향했다고 한다. ⓒ존 C.스테니스 홈페이지 캡쳐.
    ▲ 존 C.스테니스 항모강습단의 항해 모습. 최근 美서해안을 떠나 '작전' 지역으로 향했다고 한다. ⓒ존 C.스테니스 홈페이지 캡쳐.
    남북정상회담에 ‘올인’한 청와대, ‘쌍룡훈련’ 디데이 참관하는 연합사령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4월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반면 한미연합사는 자기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지난 3일 ‘뉴시스’는 “한미 군 수뇌부가 ‘쌍룡훈련’의 상륙 디데이를 참관할 예정”이라고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시스’는 “금주 계획된 상륙 디데이에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 등 한미 군 수뇌부가 참관할 계획”이며 “군 수뇌부는 상륙 디데이 당일 기상 상황에 따라 강습상륙함에 탑승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미 군 수뇌부의 ‘쌍룡훈련’ 참관이 김정은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국과 미국이 대화에 나선다고 해서 군까지 기강이 해이해진 것은 아니라는 경고다.

    현재 청와대는 ‘2018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일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북한 측의 답변 하나에 일희일비 하는 모습마저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이 딴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한국 국민을 안심시키는 역할은 한미연합사가 모두 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