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동조합 "본인이 결제해놓고, 기억이 없는 것처럼 연기""양 후보자, '다른 직원에게 카드만 줬다'..주변인과 입맞춤?"
  • 양승동(사진) KBS 사장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 간 사실로 도마 위에 오르자, '다른 직원에게 법인카드만 빌려주고 자신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고 지인들과 입을 맞췄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KBS노동조합은 2일 배포한 성명에서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고 아이들에게 했던 이 말이 지금 새삼 공영방송 KBS를 뒤 흔든다"며 "양승동 사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에 자신의 법인카드가 결제는 됐지만 노래방에 간 기억은 없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뉴스에서나 보던 파렴치한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KBS 사장 후보자 입에 듣게 될 줄은 꿈에 몰랐다. KBS 구성원 모두는 아연실색했고 후보자의 무도덕성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KBS노동조합은 "양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노래방 법인카드 사용을 부정하고, 법인 카드를 타인에게 빌려 준 걸로 말을 만들려 한다는 제보가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도 기억이 없다는 거짓말을 했다"면서 "조합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양 후보자는 다른 직원에게 법인카드를 빌려 주었을 뿐 자신은 회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당시 참석자들과 말을 맞추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KBS노동조합은 "그 날의 핵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회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당시 양 후보자의 법인카드를 받지도 않았으며 누가 대신 카드를 받았다는 말을 듣지도 못했다고 한다"면서 "본인이 노래방 회식에 참석해서 법인카드로 결제해 놓고, 당시 참석자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자신은 기억이 없는 것처럼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KBS노동조합은 "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고통스러운 기억은 즐거운 기억보다 오래 남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큰 일이 일어났을 때와 관련된 당시 상황은 기억하기가 더 쉽다고 한다"면서 "만약 세월호 사건 당일 자신의 행적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게 그것보다 더 큰 사건이 있었거나 기억을 하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라는 뼈 있는 말로 성명을 마무리했다.

    KBS 신임 사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양승동 피디는 최근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논문 표절', '사내 성폭력 은폐 시도' 등 갖가지 의혹들이 불거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다음은 KBS노동조합의 성명 전문.

    ▣ [KBS노조 성명서] 다른 직원에게 법인카드 빌려줬다 하자고 입 맞춘 정황 포착

    [성명] 다른 직원에게 법인카드 빌려줬다 하자고 입 맞춘 정황 포착

    양 후보자, 더 이상 국민을 속이지 말고 사퇴하라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아이들에게 했던 이 말이 지금 새삼 공영방송 KBS를 뒤 흔든다.

    양승동 사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에 자신의 법인카드가 결제는 되었지만 노래방에 간 기억은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뉴스에서나 보던 파렴치한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KBS 사장 후보자 입에 듣게 될 줄은 꿈에 몰랐다. KBS 구성원 모두는 아연실색했고 후보자의 무도덕성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날 회식 핵심 관계자, 후보자의 카드를 받을 이유 없었다

    인사청문회에서 노래방 법인카드 사용을 계속해서 부정하는 양 후보자를 향해 야당의원들은 ‘법인 카드를 타인에게 빌려 준 걸로 말을 만들려 한다’는 제보가 있다고 경고하며 진실을 말하라 종용했다.

    그러나 시종일관 양 후보자는 ‘기억이 없다’는 말로 거짓말을 했다.

    그런데 충격적인 일이 인사청문회가 끝난 지난 주말 사이 벌어지고 있었다. 조합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양 후보자는 다른 직원에게 법인카드를 빌려 주었을 뿐 자신은 회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라고 당시 참석자들, 주변 인물들과 말을 맞추었다고 한다.

    취재 결과는 그 말이 사실이었다. 4년 전 일을 바로 어제 일처럼 똑같은 시나리오로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답을 해 온 것이다.

    그러나 그 날의 핵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회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당시에 양 후보자의 법인카드를 받지도 않았고 누가 대신 카드를 받았다는 말을 듣지도 못했다고 했다.

    양 후보자, 노래방 참석자에 전화 걸어 물 타기

    본인이 노래방 회식에 참석해서 법인카드로 결제해 놓고,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음주가무한 사실을 숨기고 거짓으로 꾸미기 위해 당시 참석자에게 전화를 걸어 ‘왜 노래방 갔지?’라고 마치 자신은 기억이 없는 것처럼 연기하고 꾸미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 정신과 전문의, 그 날 일을 기억 못할 수 없다

    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고통스러운 기억은 즐거운 기억보다 오래 남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큰 일이 일어났을 때와 관련된 당시 상황은 기억하기가 더 쉽다고 한다.

    예를 들어, 케네디 대통령 암살 당시 미 국민들은 자신들이 뭘 했는지 대부분 기억한다고 한다. 만약 세월호 사건 당일의 자신의 행적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게 그것보다 더 큰 사건이 있었거나 기억을 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한다.

    양승동 후보자는 더 이상 KBS 구성원들을 욕보이고 국민을 속이는 대국민 사기극을 멈추라. 언제까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당장 사퇴함으로써 용서를 구하라.
        
    2017. 4. 2

    KBS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