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주변국 움직임 빨라지자 남북정상회담 '올인'

UAE 순방 후부터 남북 실무협의 속도내고 있지만 美·北 모두 대치국면…중재자 역할 고민 깊어져

임재섭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4.02 08:39:18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양제츠 중국 정치국 위원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에 '올인'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을 비롯,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주변국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빨라지면서 외교전에서 자칫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개정협상 타결을 북핵 문제와 연계할 수도 있다고 암시하는 등 한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상황이어서 문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4일 남북정상회담 의전·경호·보도를 위한 남북실무회담이 열린 뒤 그 결과를 토대로 5일에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4차 전체회의를 개최, 북핵 문제에 집중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월 28일 귀국한 후 북핵 문제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3월 29일에는 남북고위급회담을 개최했고, 3월 3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양제츠 중국 정치국 위원을 접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3월 30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북한 김정은의 단계적 비핵화 안과 미국과 대화하려는 태도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문 대통령과 양제츠 정치국 위원과 만남에서는) 리비아식 해법의 리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청와대의 행보는 남북·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면서 동시에 중국 등 주변 국가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고르디우스 매듭'을 운운하며 북핵 일괄 타결 방식을 주장했지만 최근 입장을 선회, '단계적 해법'을 긍정적으로 보는 발언도 내놓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같은 날 "텔레비전 코드 뽑듯이 일괄타결을 선언하면 그 자체로 비핵화가 다 끝나느냐"며 "검증과 핵폐기 과정은 다 순차적으로 밟아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북한 김정은의 최근 광폭행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달 29일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고려되고 있는 사안"이라며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김정은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우호관계'를 강조할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전에서 북중러 연합전선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과거 북핵 문제 해결에 실패했던 지난 6자회담 때의 구도와 유사해 문 대통령으로써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다.

문 대통령이 앞으로도 주변국과 북한 양국간 대화를 최대한 빨리 이끌어 내는 중재자의 역할을 자처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화의 또다른 당사자인 미국 역시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문 대통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지난달 31일 대북제제 명단 49곳을 추가하는 등 역대 최대의 압박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진지하길 바란다"며 "미국도 회담에 대해 현실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담이 가까워 올수록 미북 간 강대강 대치국면이 심화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평화 논의 테이블의 당사자들은 서로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저희는 우리 생각이 있다기 보다는 중재자로서 조정하고 타협짓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4월 18일에도 고위급 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통일부에 따르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이날 고위급 회담 개최를 북한에 제안했고, 이에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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