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자기 돈 내고 치료받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 온다”

[단독 인터뷰] 대한의사협회장 최대집 당선인 “문재인 케어 역기능 국민에게 알려야”

정호영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4.01 15:02:34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당선인이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사무실에서 본지 인보길 회장과 대담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굳이 급여화 할 필요가 없는 비급여를 전부 급여화 하면 건보 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릅니다. 청년, 중년, 장년 근로세대의 건보료 부담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납니다. 결국 젊은 세대와 미래를 망쳐버리게 되는 것이죠."

최대집(46)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은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대담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지난 23일 치러진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는 대한민국 의료계 역사에 남을 이변을 연출했다. 추무진 현 회장과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등 쟁쟁한 후보 6명이 출마한 가운데, '초강경파'로 분류된 최대집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것이다.

전국의 의사들이 대정부 강경투쟁을 선언한 최대집 당선인을 선택한 것은, 현 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불신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료계의 분노는 깊다. 정부가 ‘모든 비급여의 급여화’라는 사탕발림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일반적 반응이다. 

최대집 당선인 역시 당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사들의 불안감과 분노를 정확하게 대변하면서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케어'는 기본적으로 의학 및 건강보험용어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문재인 케어에 대한 국민적 이해도가 높지 않은 것이 이 때문이다. 용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일반 국민은 문재인 케어를 ‘돈 적도 내고 병원 다닐 수 있는 좋은 제도’ 쯤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 반대다. 

최대집 당선인은 문재인 케어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고개를 가로저으며 "정부가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것은 모순(矛盾)"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항목을 조목조목 뜯어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란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의료행위(비급여)에 국민 의료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보험 적용이 되도록 급여화해서 보장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환자들이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선택권'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이러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을 가장 실질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환자가 자신의 돈을 내고 치료를 받고 싶어도, 비급여 항목이 급여로 들어와버리면 마음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법이 그렇게 돼 있다."


▲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문재인 케어를 규탄하는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3만명 의사들은 집회 직후 문케어를 반대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까지 가두행진을 이어갔다. 의사들은 이날 총궐기대회에서 △의료수가 정상화 △비급여의 급여화 및 예비급여 원점 재검토 △한의사의 의과 의료기기 사용불가 △소신진료 위한 심사평가체계 및 건보공단 개혁 등을 요구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앞서 지난 13일 보건복지부는 상복부 초음파 건보 적용 범위를 전면 확대, 즉 '급여화'한 고시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본인이 80%의 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예비급여'라는 제도가 함께 도입됐다.

최대집 당선인은 "그 제도는 문재인 케어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여기서 말하는 예비급여는 가짜보험"이라고 꼬집었다.

"예컨대 단순초음파 검사는 꼭 필요한 경우는 아니지만 해보면 좋을 듯한 검사이기 때문에, 만일 검사비가 2만5,000원이면 2만원을 환자가 내고, 공단에서 5,000원을 부담한다. 그런데 자기 돈 80%를 내고 보험에서 20%를 내는데 이게 어떻게 급여인가? 그래서 우리는 예비급여 대신 가짜보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부가 전면 급여화를 할 경우 재정악화가 뻔히 예상되기 때문에 예비급여를 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급여화가 되면 횟수 제한이 생긴다. 필요할 때, 내 돈 내고 검사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위 예에서 본인부담 80%를 ‘예비급여’라고 한다. 전체 비용 중 80%를 환자가 지급하면서도 애매하게 ‘예비급여’라는 명칭을 같다 붙였다. 

즉, 일반(단순) 초음파처럼 ‘하는 것이 좋긴 하지만 필수불가결한 검사는 아닌 경우’, 국민들은 비용의 80%를 부담한다. 환자입장에서 본다면 20%만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고, 나머지 80%를 본인이 지급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급여’ 비중은 20%다. 그러나 현행 건강보험 제도를 보면 희한한 일이 발생한다. 환자가 직접 내는 80%가 ‘예비급여’라는 이름으로 마치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처럼 포장돼 있다는 것이다. 

‘예비급여’라는 애매한 명칭은 건강보험법 상 용어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 본다면, 일종의 ‘착시’나 다름이 없다. 

최대집 당선인이 왜 ‘예비급여’를 ‘가짜보험’이라고 부르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용어의 혼선이나 착시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예비급여’도 명목상 ‘급여’에 포함되기 때문에 해당 검사와 진료 혹은 치료행위가 각종 제한을 받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횟수 제한이다. 

단순 초음파가 ‘비급여’라면, 환자는 언제든 자신의 희망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의사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경우, 환자의 동의를 얻어 초음파를 실시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초음파가 ‘예비급여’ 항목으로 묶인다면, 1년에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횟수에 제한이 생긴다. 예를 들어 단순초음파에 대한 연 검사 가능 횟수가 2회라면, 환자는 1년에 3번 이상 초음파 검사를 받을 수 없다. 100% 자비(自費) 부담으로 검사를 받겠다고 해도, 건강보험법상 검사를 시행할 수 없다고 한다. 만약 의사가 이를 무시하고 검사를 강행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의사가 떠안아야 한다. 

이런 ‘상식 밖’의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단순초음파가 ‘급여’ 항목으로 묶이기 때문이다.

모든 비급여 항목이 ‘급여’로 전환되면, 환자의 ‘의료선택권’이 침해받는다는 의사협회의 우려는 이런 모순을 인식할 때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최대집 당선인은 다른 예로 '면역항암제'를 들며 말을 이어나갔다.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 하는 것’이 오히려 환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경우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요한 예를 한 가지 더 들겠다.

비소세포성 폐암((Non Small Cell Lung Cancer ; NSCLC)이란 질병이 있다. 이 병의 치료를 위해 개발된 두 가지 면역항암제가 있다. 이 약들을 쓰면 이 병에 걸린 말기 암 환자의 생존기간이 2~3년 이상 늘어난다. 그런데 최근 임상결과를 보면 이 약들이 비소세포성 폐암 이외에 다른 케이스의 말기 폐암 환자들에게도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연히 환자와 가족들은 이 약을 쓰려고 한다.

그런데 이 약들이 ‘급여’에 포함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다른 케이스의 말기 암 환자들은 돈이 있어도 이 약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돈이 있고 치료제가 있어도 법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오죽 답답했으면 환자 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까지 벌였다. 뒤늦게 문제를 인식한 정부가 나서서 ‘치료 가능성이 있다면 다른 말기 암 환자에게도 이 약을 처방할 수 있다’고 방침을 변경했는데, 현실적으로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

최대집 당선인은 "실상이 이러한데 정부가 보장성을 강화하는 대책이라고 하니, 의사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고 의협이 무작정 정부 정책에 딴지만 거는 것은 아니다.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비급여의 급여화’는 의사협회의 일관된 기본 방침이라는 것이 최대집 당선인의 설명이다. 

다만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할 때 좋은 점은 무엇이고, 반대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순기능과 역기능을 국민에게 자세하게 알려야 하는데, 정부가 역기능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으면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그는 강조했다.

“급여화가 되면 어떤 좋은 점이 있고 안 좋은 점이 있는지 국민에게 알려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니 정부가 국민을 기만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비급여 항목 중 급여화가 필수적인 항목이 있다면 점진적으로 가져오면 되고, 굳이 가져올 필요가 없는 것은 비급여로 두고 환자 선택에 맡겨야 한다.” 


▲ 진료 중인 의사. ⓒ연합뉴스

최대집 당선인은 30일 <뉴데일리> 인보길 회장와 대담을 하기 직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협회 차원의 집단행동을 골자로 한 '문재인 케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급여화는 점진적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수없이 전달했지만 마이동풍이었다. 지난해 12월 실시했던 집회와 비슷한 규모의 시위 또는 경고성 집단휴진을 4월 하순쯤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집 당선인의 경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마저도 통하지 않는다면 단계적으로 몇개월 안에 정부와의 대화 채널을 차단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 산하기관의 다양한 자문 회의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의사들의 협조가 없으면 심평원과 건보공단의 업무가 마비될 것이다. 5월 1일 취임 이후 26개 의학회, 21개 개원진료, 의사회 회장들, 교수협, 대형병원장을 모두 만나 정부와의 대화채널을 전부 단절시킬 것이다. 그리고 보장성을 진정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서 정부에 제안할 것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라는 '문재인 케어'가 사실상 건보 보장성을 약화시키는 정책이기 때문에,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이른바 '최대집 케어'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대집 당선인은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를 통해 마련하는 개혁적인 제2국민건강보험법을 향후 정부에 제시하겠다. 그럼에도 정부가 문재인 케어를 강행할 경우에는 전국 의사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환자 치료를 사명으로 삼는 의사가 파업을 한다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의료계의 합리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부가 밀어붙여서 의사와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면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5월 1일부터 3년 간의 임기를 시작하는 최대집 당선인은 1972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경기 안산에 개인 의원을 내고 진료활동을 계속해 왔다. 당선 직전까지 전국의사총연합 상임대표와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직을 맡았으나 대한의사협회장은 정관상 겸직이 불가해 당선 뒤 모두 사퇴했다.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5월 1일부터 3년간 임기를 수행한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과 뉴데일리 인보길 회장의 대담은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인> 인보길 뉴데일리 회장 / <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

<인>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에서 많은 후보가 '문재인 케어 저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그 중에서도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최 당선인이 선택받은 이유가 있겠지요. 당선 소감 부탁합니다.

<최> 거의 모든 후보들이 '문재인 케어'에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의료계에 큰 피해를 끼칠 것이 확실시 되고, 그것은 곧 국민들의 피해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제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사들의 불안감과 분노를 정확하게 대변하면서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 많은 국민들이 '문재인 케어'에 대해 어려워합니다. 당선인께서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서 '문재인 케어는 이런 건데, 문제점은 이렇다'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최> 어느 언론에서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문재인 케어'는 언론에서 붙인 것이고, 정부에서 내놓은 이름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입니다. 현재 한국 국민건강보험 보장률(건보 부담)이 평균 63%인데, 그 보장 비율을 2022년까지 70%로 올리겠다는 것입니다.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째는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겠다는 것입니다.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의료행위가 있으니 국민 의료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까. 따라서 보험이 안 되는 비급여 3,800여개 항목을 5년 안에 모두 (보험 적용이 되는) 급여화해서 보장률을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의료 이용이 잦은 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고, 셋째는 '재난적 의료비'라는 것인데, 소득이 낮은 분들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질병에 걸렸을 때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둘째, 셋째는 의료보다는 복지정책에 가까운 것이고 논란의 여지 없이 누구나 동의할 수 있습니다. 의료계가 주목하는 것은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아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인>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이 '건강보험 비급여 전면 급여화'라는 말씀이시군요. 급여화를 한다는 것이 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일반 독자들을 대신해 여쭙겠습니다.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 국민들에게 좋은 것 아닙니까.

<최> 환자들이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선택권'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비급여 전면 급여화는 이러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을 가장 실질적인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지난 13일) 보건복지부에서 '상복부 초음파를 급여화 한다'는 고시안을 발표했습니다. 초음파 검사는 환자가 편하고 안전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희들도 상복부 초음파를 급여화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급여화가 되면 의료 행위량이 법적으로 제한을 받기 때문에, 추가 시술에 대해 비급여를 존치시키라는 것이 저희 요구입니다. 이대로라면 환자 스스로 돈을 내고 치료를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인> 환자가 전액 내 돈을 지불하겠다고 해도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최> 환자가 자신의 돈을 내고 치료를 받고 싶어도 비급여 항목이 급여로 들어와버리면 마음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법이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냥 놔두면 의사들이 검사를 남발할 수 있으니, 경계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환자 요청으로 의사 마음대로 비급여 처방을 할 경우, 국민건강보험법 위반으로 의사가 처벌을 받고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료에 나설 의사가 어디있겠습니까.

<인> 급여 항목에 대해 의사들이 소위 '의료 장사'를 할 수 있으니 예방 제도를 만들어놨는데, 국민들의 의료 선택권이 제한받는다는 문제가 발생하는군요. 하나 여쭙겠습니다. 복지부가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를 발표하며 도입한 '예비급여'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최> 초음파 검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환자가 증상을 호소했을 때 검사하는 '일반초음파', 이미 간경화나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검사하는 '정밀초음파', 꼭 초음파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만일을 대비해 확인 차 검사하는 '단순초음파'입니다. 여기서 '일반'과 '정밀'은 보험 혜택을 주지만, '단순'을 할 때는 의료비의 80%를 환자가, 20%를 공단이 부담합니다. 이것을 예비급여라고 합니다.

단순초음파 검사는 꼭 필요한 경우는 아니지만 해보면 좋을 듯한 검사이기 때문에, 만일 검사비가 2만5,000원이면 2만원을 환자가 내고, 공단에서 5,000원을 부담합니다. 그런데 자기 돈 80%를 내고 보험에서 20%를 내는데 이게 어떻게 급여입니까? 그래서 저희는 '예비급여'대신 '가짜보험'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정부가 전면 급여화를 할 경우 재정악화가 뻔히 예상되기 때문에 예비급여를 도입한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기느냐. 예비급여라도 급여의 테두리에 들어오면 가격통제가 가능합니다.

<인> 정부가 국민들에게 20% 제공하면서 전액을 지원하는 것처럼 속인다는 것입니까.

<최>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하겠다고 해놓고 80% 예비급여를 가져온다는 것이죠. 예컨대 10만원짜리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했는데 정부 입장에서는 나가는 돈이 2만원입니다. 그동안 10만원 냈던 사람들이 8만원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급여 항목이 되면 기준 시술 횟수에서 벗어날 경우 내 돈을 내고 받고 싶어도 수술을 보장받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비급여 급여화는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저희는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를 본격적인 '문재인 케어'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 '예비급여'를 '80% 본인부담'이라고 하면 될 텐데 왜 굳이 '급여'라는 표현을 쓰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최> '예비급여'는 법률 용어로 규정돼 있습니다. 이 제도가 전면 급여화의 핵심입니다. '예비급여'라고 해놓고 급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일단 급여화가 되면 가격이 통제되고, 횟수 제한이 생깁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정부가 비급여 전체를 급여화하는 것은 재정이 감당되지 않으니 예비급여를 통해 비급여를 통제하겠다는 속셈입니다.

<인> '급여로 하면 무조건 좋다'는 것은 허상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최> 예를 하나 들자면, 최근 '면역항암제'라는 약이 나왔는데요. 폐암 말기 환자들에게 이 약을 쓰게 되면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격이 꽤 비싼데 작년 하반기에 급여화됐습니다. 그런데 이 약이 폐암 외 다른 암에도 수명연장 효과가 있다는 몇몇 케이스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말기 암환자들도 처방받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급여화 과정에서 적용 범위를 '폐암 말기'로 한정했기 때문에, 다른 암환자들은 이 약을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합니다. 그래서 말기 암환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전문가 6명이 모여서 치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처방받을 수 있다는 기준을 뒀는데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인> 정부가 오히려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최> 상황이 이러한데 정부가 "보장성을 강화한다"고 하니 의사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급여화가 되면 어떤 좋은 점이 있고 안 좋은 점이 있는지 정부는 국민에게 정확하고 솔직하게 말해야 합니다. 그것을 하지 않으니 정부가 국민들을 속인다고 하는 것이고요.

<인> 그래서 여쭙고 싶은 것은, 전문가 집단인 대한의사협회 차원의 대안입니다. 국민 중에는 20%라도 받고싶다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급여로 전환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있습니까.

<최> 네. 일부 비급여 항목 중에서 굳이 급여로 가져올 필요가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가령 어떤 질병을 치료하는데 급여와 비급여로 나뉘어 있는 의료 행위가 있습니다. 급여 항목으로 치료하는 것은 5일 걸리는데 비급여 항목은 그보다 빨리 낫는다. 이렇게 많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환자가 선택하면 됩니다. 돈 더 내고 빨리 낫고 싶다면 비급여를 선택하면 됩니다. 이런 것은 비급여로 두고 환자 선택에 맡기자는 것이죠. 급여화가 필수적인 것들은 단계적으로 도입하고요. 역대 정부가 그렇게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정부는 너무나 급진적이며 과격하게 모든 것을 다 급여화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망상 정치입니다.

<인> 많은 말씀을 해주셨지만, 이런 부분들을 많은 국민들이 잘 모르고 계실 텐데요. 향후 대국민 홍보를 어떻게 추진하실 계획이신지요?

<최> 국민들께 '문재인 케어'가 무엇이고, 어떤 피해가 발생하는지 여러 신문 광고나 유튜브 채널, 각 병원에 책자 및 포스터 비치 등 대국민 캠페인에 나설 계획입니다.

<인> 오늘(30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에 전쟁을 선포하셨지요.

<최> 비급여 전면 급여화 및 예비급여 도입은 안 된다, 급여화는 단계적이고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보건복지부와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만 마이동풍입니다. 정부가 의료계의 합리적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결국 집단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뜻을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4월 하순 의사들의 대규모 시위나 하루 또는 반나절 경고성 집단휴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경고마저 통하지 않는다면 단계적으로 몇개월 안에 정부와의 대화채널을 차단할 겁니다.

의료계는 정부 산하기관에 다양한 자문 회의체가 있습니다. 의사들 협조 없으면 심평원, 건보공단 업무 마비됩니다. 5월 1일 취임 이후 26개 의학회, 21개 개원진료과 의사회 회장들과 교수협, 대형병원장 모두 만나서 정부 대화채널 전부 단절시킬 겁니다. 그리고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서 정부에 제안할 것입니다.

<인>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전면 개정안. 언론에서 '문재인 케어'를 만들었듯이, 이른바 '최대집 케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군요.

<최> 대한의사협회 산하에 의료정책연구소가 있습니다. 아주 개혁적인 제2국민건강보험법을 마련해서 사회에 대안을 제시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임기 시작 후 가장 먼저 제시할 것은, '문재인 케어'의 대안입니다. 의료계에서 '보장성'을 진정으로 강화할 수 있는 진짜 대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그래도 정부가 '문재인 케어'를 강행한다면 전국 의사 총파업도 불사할 것입니다. 의사가 파업을 한다는 것은 비극적인 일입니다. 환자 치료를 사명으로 삼는 의사가 파업을 한다는 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의료계의 합리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부가 밀어붙여서 의사와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면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죠.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나서주면 좋겠습니다만 안 그런단 말이죠.

<인> 정부가 '문재인 케어'를 계속 밀어붙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최> 굳이 급여화할 필요가 없는 비급여를 전부 급여화 하면 국민들이 부담하는 의료비가 전체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의료 이용량 폭증으로 건보 재정이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청년, 중년, 장년 근로세대에게 건보 부담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납니다. 현재 한국은 초저출산, 초고령화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평생 쓸 의료비의 90%를 노년에 습니다. 그 부담을 전부 청년들이 지게 됩니다. 국민연금도 지금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거기에 건강보험까지 다 메꿔야 합니다. 젊은 세대와 미래를 망쳐버리게 됩니다.

<인> 낮은 의료수가 문제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최> 의원이나 병원은 시장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사업체입니다. 사업체가 유지되려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발생해야 하는데, 현재 저수가 체제에서 보험 환자만 봐서는 병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게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보는 것입니다. 만약 건강보험 수가를 정상적인 수준, 예컨대 OECD 평균 수준으로 만들어준다고 하면 지금의 2배는 올려야 합니다. 다만 수가 문제는 결국 국민들이 건보료를 더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 없느냐에 결부돼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관계돼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건보료를 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인> 마지막 질문입니다. 최 당선인은 의협회장 3년 임기를 마친 의료계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계십니까.

<최> '문재인 케어'의 핵심인 비급여 전면 급여화와 예비급여제가 폐지되고, 필수적인 의학적 비급여 일부가 급여화되는 것입니다. 각종 의료왜곡을 야기하는 초저수가 문제도 해결돼야 합니다. 환자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외과 진료같은 경우 수가가 현저히 낮은데, 합리적인 수가가 책정돼야 실력있는 의사들이 많이 양성되고 국민들도 보다 안정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임기 동안 근본적인 건강보험제도 개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대담 정리] 양원석 사회부장. 정호영 기자 / 사진 공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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