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폭로' 이후 부산 영도서 칩거"밥이 안 넘어가 거의 막걸리만 마셔‥""서로의 기억이 다를 순 있으나 성폭행은 아냐"
  • 여성 두 명의 '미투(#Me Too) 고백'으로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배우 오달수가 한 달여 만에 입을 열었다.

    오달수는 30일 '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계신 여기 부산으로 내려와 거의 막걸리만 마신것 같다"며 "한 달이란 시간이 이렇게 길다는 것을 요즘에서야 느낀다"는 근황을 소개했다.

    오달수는 '그동안 긴 침묵 속에 간단한 (회사를 통한)입장 발표만 하고, 잠적한 이유가 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막상 갑작스럽게 '미투'의 대상자가 되니 매우 난해했고, 두 가지 일 모두 20년 전의 일이라, 머릿속 기억을 숫가락으로 '긁어내듯' 시간을 다소 보낸 것이 '침묵'이 되고 말았다"고 해명했다.

    오달수는 '앞서 밝힌 공식입장과 사과문에서 연인감정이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라고 말한 부분은 모호했다'는 지적에 "아무리 오래된 기억이지만, 전혀 기억에 없는 것은 아니었고, 과거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당시의 제가 '합의하의 관계'라고 생각할만 했던 정황과 '성폭행'이라고는 볼 수 없는 이유들이 기억났다"면서 "다만 그것들이 몇가지 기억났다고 해서 '옳커니'하고 언론 등에 말씀드리기가 어려웠고, 또 싫었다"고 말했다.

    오달수는 "제가 만약 '여관에서 그때 내가 어떻게 했고, 그분은 무슨 말을, 어떤 행동을 했다'는 말들을 뱉었다면, 저에게는 '맞는 말'일지 몰라도 용기를 내신 두 분 입장에서는 (같은 상황을)조금 다르게 기억하실수도 있기 때문에 괜한 수치심까지 드릴 수 있어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오달수는 "20대 치기 어린 시절, 저와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은 여성분이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고, 어린시절의 저를 꾸짖고 싶다"면서 "하지만 제가 그 두분의 말씀으로 인해 '강간범'으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오달수는 'A씨에게 사과를 하면서도 성폭행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남녀가 성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그에 대한 의사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차이의 크기가 크다면 '성폭행'에 해당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만약 저와 관계를 맺은 상대 여성이 그 기억을 '고통'으로 인식한다면, 거두절미하고 일단 사과를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스스로 '내가 성폭행을 했다'라고는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힌 오달수는 "(미투 고백 중에)'소리를 질렀는데 오달수가 눈깜짝도 안하고, 차분한 표정을 지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물론 여성분의 입장에서 당시 관계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제 얼굴이 추악하게 기억에 남았을 수 있겠지만, 만약 그것이 문자 그대로 사실이라면, 저는 싸이코패스 또는 영화에서나 보는 연쇄살인마나 다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수는 "A씨는 93년 5월 무렵 함께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위 '썸'을 타는 정도의 관계였다고 기억한다"고 말했고, "엄지영씨의 경우는 이혼한 이후 35살 무렵에 만났는데, 모텔에서 성숙한 두 남녀간에 벌어진 일들이 제가 아는 단어, '성추행'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을 가졌었다"고 말했다.

    특히 "엄지영씨가 방송에 출연하신 걸 보고, 머릿속에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고, 따져묻고 싶은 부분도 있었고, 반박하고 픈 마음도 들었던 게 사실이지만, 이후에는 그 분이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심정을 고백하는 모습을 떠올렸고, 지난 기억에 대한 깊은 사죄를 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오달수는 "제가 기억하는 20대는 사실 지금보다 더 겁많고 부끄러움 많았던 시기이기도 하다"면서 "철없던 시절이었긴 하나, 한 여성을 억지로 끌고가, 그가 소리를 지름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성폭행을 하는 그런 무식함은 지금도, 그때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