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타스’ 통신,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외무부의 대미 보복 내용 보도
  • 세르게리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조치에 대한 맞대응으로 미국 외교관 60명을 추방하고 상트페테르부르그 美총영사관을 폐쇄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르게리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조치에 대한 맞대응으로 미국 외교관 60명을 추방하고 상트페테르부르그 美총영사관을 폐쇄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정부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외교관 60명을 추방하고 시애틀 주재 영사관을 폐쇄하자 러시아가 맞대응에 나섰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상트페테르부르그에 있는 美총영사관을 폐쇄하고 미국 외교관 60명을 추방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존 헌츠먼 駐러시아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했으며, 세르게이 랴브코프 부장관이 그에게 미국의 행동에 대한 단계적 대응을 설명했다”면서 “대응 조치에는 상트페테르부르그 소재 美총영사관 폐쇄와 미국에서 쫓겨난 우리 외교관과 같은 수의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타스’ 통신은 “러시아 외무부는 美대표부에게 상트페테르부르그에 있는 영사관 시설을 3월 31일(현지시간)까지 모두 비워 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모스크바 주재 美대사관 직원 58명과 예카테린부르그 총영사관 직원 2명에게 ‘페스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 지정, 추방 및 영구 부임금지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음)’를 내렸고, 이들에게 오는 4월 5일까지 러시아를 떠나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존 헌츠먼 駐러시아 美대사를 초치해 60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고 시애틀 총영사관을 폐쇄했으며, 뒤 이어 2016년부터 2017년 사이에 러시아가 취득했던 미국 내 시설 5곳을 압류한 문제를 거론하며 이에 대한 해명을 요청함과 동시에 러시아 정부의 대응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 상트페테르부르그 소재 美총영사관. 3월 31일(현지시간)까지 모두 비워야 한다. ⓒ연합뉴스-EP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상트페테르부르그 소재 美총영사관. 3월 31일(현지시간)까지 모두 비워야 한다. ⓒ연합뉴스-EP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 외무부는 또한 “미국의 행동은 양국 간의 관계에 중대한 위협을 현실로 만들 것이며, 세계적 안정을 해치는 심각한 후폭풍을 부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영국에서 전직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가 화학무기 ‘노비촉’으로 암살당할 뻔한 사건 때문에 시작된 러시아 외교관 추방은 현재 세계 20여 개국에서 150여 명이 쫓겨나는 사태로 커졌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실제 대응은 영국과 미국에 대해서만 취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3월 17일(현지시간) 자국 내 영국 외교관 23명을 추방했다. 이는 영국 정부가 추방한 러시아 외교관과 같은 수다.

    러시아 외무부가 영국과 미국 외교관만 추방한 것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이번 사건의 여파를 최소화하되 영국과 미국만을 ‘목표’로 삼아 고립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나오는 분석과 우려는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유럽에서 '신냉전'으로 이어질까 하는 부분이다. 과거와 달리 강력한 경제력을 갖게 된 중국과 군사력 현대화를 거의 마무리한 러시아가 미국에 맞선다면, 국방비의 대부분을 삭감해버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대응할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은 NATO 회원국들에게 3만여 명의 병력과 전투기 360대 추가 배치 등의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