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6일 기능 정지한 ‘텐궁-1호’ 바다에 떨어지는 것이 유일한 희망
  • ▲ 만우절 전후로 지구상에 떨어질 것이라는 中우주정거장 '텐궁-1호'의 일러스트. ⓒ유럽우주국(ESA) 공식 블로그 캡쳐.
    ▲ 만우절 전후로 지구상에 떨어질 것이라는 中우주정거장 '텐궁-1호'의 일러스트. ⓒ유럽우주국(ESA) 공식 블로그 캡쳐.
    2017년 봄부터 지구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알려진 중국 우주정거장 ‘텐궁-1호’가 4월 1일 오전 5시 40분(현지시간) 전후 유럽 지역에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텐궁-1호’는 中공산당이 ‘우주굴기’를 내세우며, 첫 디딤돌로 삼은 우주선이다. 2011년 9월 20일 발사, 임무를 시작한 ‘텐궁-1호’는 길이 10.4m, 폭 3.35m의 원통형 본체와 15㎡ 면적의 태양전지를 갖고 있다. 무게는 8,506kg 가량 된다. 지구를 90분에 한 번 씩 선회하며, 최저 고도는 290km, 최고 고도는 316km의 완만한 타원형 궤도를 돌도록 돼 있었다.

    美폭스 뉴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우주정거장 ‘텐궁-1호’가 4월 1일을 전후로 지구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학자들은 그동안에는 ‘텐궁-1호’가 어디로 떨어질지 확신을 못했지만 수개월 간의 연구 결과 추락 장소로 유럽을 지목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美‘워싱턴 포스트’는 “과학자들에 따르면 ‘텐궁-1호’가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그리스. 프랑스 등 유럽 중남부에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지역 상공에서 8.6톤 무게의 우주연구시설이 흩뿌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美폭스 뉴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에는 우주과학전문지 ‘스페이스 닷컴’의 칼럼니스트 ‘레오날드 데이빗’의 칼럼을 인용했다. 그는 ‘텐궁-1호’의 추락 상황을 계속 추적해온 ‘유럽우주개발국’이 지난 3월 21일(현지시간) 업데이트 한 내용을 소개하며 “일단은 ‘텐궁-1호’가 3월 30일부터 4월 2일 사이에 지구로 떨어질 확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같은 날 美폭스 뉴스의 보도에서 더 나아가 “중국 우주정거장 ‘텐궁-1호’가 4월 1일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예측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추락 지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대신 “작은 집채만 한 ‘텐궁-1호’가 지상으로 떨어질 경우에는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1979년 7월 11일 추락한 80톤짜리 美우주정거장 ‘스카이랩’과 그 이전 아폴로 계획 때 사용했던 ‘새턴 5’ 우주로켓의 잔해들의 추락 사례를 들며 “지구 면적의 71%를 차지하는 바다에 떨어질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말도 함께 전했다.

    해외 우주과학 전문매체들은 일반 언론과 달리 ‘텐궁-1호’의 추락 지점을 함부로 특정하지 않고 있다. 90분에 한 번 공전하는 ‘텐궁-1호’가 매번 지구를 돌 때마다 1.6km 내외로 고도가 낮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우주 공간에서 변수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보니 함부로 예측을 하지 않고 있다.
  • ▲ 2013년 2월 15일 오전 러시아 첼랴빈스크州에서의 운석 폭발 당시를 촬영한 블랙박스 화면. ⓒ위키피디아 공개영상 캡쳐.
    ▲ 2013년 2월 15일 오전 러시아 첼랴빈스크州에서의 운석 폭발 당시를 촬영한 블랙박스 화면. ⓒ위키피디아 공개영상 캡쳐.
    다만 ‘샛플레어(Satflare)’나 ‘N2YO’와 같이 美공군 ‘북미방공사령부(NORAD)’ 데이터를 활용해 지구 궤도 상의 인공위성이나 잔해를 추적해 보여주는 사이트에서나 ‘텐궁-1호’의 현재 궤도와 예상 궤도 등을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국 그리니치 표준시(UTC)로 4월 1일 오전 5시 43분에 추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가 고장 난 중국 우주정거장의 추락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몇 년 전에 러시아에서 일어난 사건 때문이다.

    2013년 2월 15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유성우가 떨어지는 가운데 비교적 큰 운석이 첼랴빈스크州 상공에서 폭발하면서 1,600여 명이 다친 사례가 있다. 당시 공중에서 폭발한 운석은 길이 10미터 내외, 무게는 수 톤으로 추정됐다. 이 운석은 10톤 안팎의 질량을 가진 바위 덩어리에 불과하지만 초속 7km 이상의 속도로 대기권에 떨어지다 보니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한 것이다.

    이런 사례를 본 과학자들은 10미터가 넘는 크기에 8.5톤의 무게를 가진 ‘텐궁-1호’가 대기권에서 모두 타버리지 않고 지상으로 떨어져 큰 피해를 낼까 우려하고 있다. 앞서 美‘워싱턴 포스트’가 인용한 과학 칼럼니스트나 과학자들의 지적처럼 바다에 떨어지면 다행이지만 이를 사람이 막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美공군과 美항공우주국(NASA), ESA 등 전 세계가 ‘텐궁-1호’의 추락 상황을 실시간으로 주시하고 있다. 한국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텐궁-1호’의 궤도를 추적 중이다.

    일단 해외 언론에서는 ‘텐궁-1호’가 만우절에 남부 유럽 일대에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만에 하나 재수 없이 동아시아에 떨어질 수도 있으므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