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거짓 해명 인정 "모든 공적 활동 접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
  • ▲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2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서울시장 출마를 철회했다. ⓒ정봉주 전 의원 페이스북
    ▲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2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서울시장 출마를 철회했다. ⓒ정봉주 전 의원 페이스북

    성추행 의혹과 거짓 해명으로 거센 논란을 일으킨 정봉주 전 의원이 28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프레시안과 진실공방을 벌여온 지 3주만의 일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서울시장 출마를 철회하겠다. 모든 공적 활동을 접고 자숙하면서 자연인 정봉주로 돌아가겠다. 믿고 지지해주신 분들께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

    프레시안은 지난 7일 정봉주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기 직전, 과거 성추행 의혹을 폭로하며 정치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정봉주 전 의원이 불미스러운 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되기 전인 2011년 12월 23일,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기자 지망생인 A씨를 성추행 했다는 내용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정봉주 전 의원은 프레시안이 성추행 장소로 지목한 호텔을 언급하며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측은 잇따른 후속 보도를 내고 정봉주 전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13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프레시안 기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친문(親文) 세력의 지지를 얻은 정봉주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서울시장 선거 완주 의사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당시 해당 호텔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직접 결제한 내역이 사실로 드러났다. 결국 정봉주 전 의원은 모든 고소를 취하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리한 증거가 많이 있다는 생각에 덮고 싶은 유혹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결제내역을 확인한 이상 내 기억이 잘못됐음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분명한 입장을 밝혔지만, 분명한 내역이 확보됐으니 기억이 없는 것도 내 불찰"이라고 했다. 이어 "증거를 스스로 공개하는 것만이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책임을 지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형을 받고 수감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문재인 정부의 특별사면을 통해 선거권을 회복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유일한 사면이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최근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소 시점인 4월 초 서울고법에 BBK 유죄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재심 행보에 상당 부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