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Sroty] 제18공수군단 소속 신속전개군 3사단…기갑사단 급 전력 갖춘 최정예 여단
  • ▲ 1951년 4월 17일 임진강 일대 정찰에 나서는 美3사단 레인저 중대 대원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1951년 4월 17일 임진강 일대 정찰에 나서는 美3사단 레인저 중대 대원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최근 발간된 ‘신동아’ 4월호에는 “바그다드 함락 美3사단, 한국 배치 확인”이라는 기사를 내놨다. 이 부대가 9개월 동안의 순환배치 임무를 맡아 한국에 와 있으며, 소속 부대원들이 가족과 함께 부임하지 않았다는 설명이 붙었다. “주한미군에 새로 부임하는 부대원들이 가족 동반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해명으로 보였다.

    6.25전쟁 참전한 역전의 용사 귀환

    ‘신동아’는 美육군 제3사단 전체가 한국에 배치된 것처럼 제목을 뽑았지만 실은 1개 여단이 배치되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제1기갑전투여단이 제2기갑전투여단의 뒤를 이어 9개월 동안 한국에 배치되는 것이었다.

    美육군 제3사단 제1기갑전투여단이 한국에 순환배치 될 것이라는 소식은 지난 1월 10일 美육군 공보실에서 공식 발표했던 내용이다. 당시 美육군 공보실은 “2018년 봄에 조지아州 포트 스튜어트에 주둔 중인 美육군 제3사단 예하 제1기갑전투여단을 한국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美육군 공보실은 “캘리포니아 포트 어윈에서 훈련을 받은 우리 부대는 국가의 명령을 수행할 준비를 마쳤다”는 여단장 마이크 아담스 대령의 말을 소개한 뒤 “美육군 제3사단이 한국에 배치되는 것은 역사적인 귀환”이라고 소개했다.

    美육군 공보실은 제3사단이 6.25전쟁 당시 제10군단 예하로 원산상륙작전과 장진호 전투의 지원, 초원-금화 지역 전투, 잭슨 고지, 화살촉 OP 전투 등에서 맹활약하며 1953년까지 한국에 주둔했다고 덧붙였다. 제3사단은 1951년 1월 한국에 파병돼 1953년 1월 철수할 때까지 2,160명의 전사자와 7,939명의 부상자를 냈다.

    美육군 공보실은 “제1기갑전투여단은 정기적인 순환배치에 따라 한국에 있는 제1기병사단 예하 제2기갑전투여단의 역할을 이어받아 주한미군이 동맹국 한국을 철저히 지키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육군은 발표 이후 순차적으로 제1기갑전투여단 병력들을 한국으로 보냈다. 완전한 병력 배치는 3월 말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美육군 제3사단 제1기갑전투여단의 한국 순환배치는 몸만 오는 형태다. 해외파병부대의 기동성을 향상시킨다는 명목으로 주한미군 제2보병사단 예하 제1전투여단을 해체했던 미군은 한미방위공약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2015년부터 9개월 단위로 전투여단을 순환배치 해왔다.
  • ▲ 이동을 위해 열차에 실린 美3사단 제1기갑전투여단 소속 M1A2 전차의 일부. 전체가 아니라 일부다. ⓒ美국방부 공개사진.
    ▲ 이동을 위해 열차에 실린 美3사단 제1기갑전투여단 소속 M1A2 전차의 일부. 전체가 아니라 일부다. ⓒ美국방부 공개사진.
    美육군 3사단과 제1기갑전투여단은 어떤 부대?

    美육군의 현역 사단은 11개에 불과하다. 대신 각 사단은 3~4개의 여단을 데리고 전장을 누빈다. 1개 여단의 전투력은 다른 나라 보병 군단과 맞붙어도 지지 않을 정도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다 각 사단마다 100여 대 안팎의 헬기를 보유한 항공여단도 갖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서 9개월 동안 임무를 수행하는 美3사단은 창설된 지가 100년이 넘은 부대로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6.25전쟁, 걸프전쟁, 이라크 침공 등에 모두 참전한 정예부대다. 6.25전쟁 이후에는 독일에 배치돼 냉전의 최전선을 맡기도 했다. 또한 걸프 전쟁이 끝난 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시가전 훈련을 받으며 미래 전장에 대비해온 선구적인 부대이기도 하다. 특히 이라크 침공 때는 바그다드를 관통하는 작전으로 함락시킨 부대다.

    과거에는 일반 보병 군단 소속이었던 美3사단은 현재는 제18공수군단 예하로 편성돼 있다. 미국의 신속전개군인 제18공수군단은 필요할 때면 전 세계 어디든 24~72시간 내에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냉전 때까지는 101공중강습사단, 82공수사단, 10산악사단이 주력이었고 24보병사단이 지원 임무를 맡는 형식이었다. ‘테러와의 전쟁’이 한창이던 2000년대 중반부터 3사단이 18공수군단에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

    3사단은 예하에 제1기갑전투여단 ‘레이더’와 제2기갑전투여단 ‘스파르탄스’, 제48보병전투여단 ‘마콩 지원병’과 제3포병여단, 제3전투항공여단, 제3지원여단 등 지원부대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 온 부대는 이 중에서 ‘레이더’ 제1기갑전투여단뿐이다.

    제1기갑전투여단은 3사단 사령부가 있는 조지아州 포트 스튜어트에 주둔해 있으며 유사시에는 유럽을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7기병연대 제5부대, 제64기갑연대 1대대, 제69기갑연대 3대대, 제7보병연대 2대대, 제41야전포병연대 1대대, 제10공병여단 소속 대대, 제3지원여단 소속 대대가 배속돼 여단 전력을 이룬다고 한다. 이렇게 모인 병력 수는 대략 4,200여 명이라고 한다.

    병력 수가 2개 보병연대 정도라고 해서 전투력이 그런 것은 아니다. 제1기갑전투여단뿐만 아니라 美육군이 보유한 9개 기갑전투여단들의 통상적인 편제를 찾아보면, M1A2 에이브람스 전차 90대 안팎, M2A3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 100여 대, M109A3 팔라딘 자주포 18대, M3A3 브래들리 기병전투차량 50여 대, M113A3 병력수송용 장갑차 110여 대, M88A2 구난전차 25대 등 430여 대의 장갑 차량을 갖추고 있다. 부대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험비와 같은 차량은 뺀 수치다. 장비 숫자만으로도 한국군 기계화 보병사단과 맞먹는 수준이다.
  • ▲ 이동하기 위해 열차에 실린 美3사단 제1기갑전투여단 소속 보병 전투차의 일부. ⓒ美국방부 공개사진.
    ▲ 이동하기 위해 열차에 실린 美3사단 제1기갑전투여단 소속 보병 전투차의 일부. ⓒ美국방부 공개사진.
    오바마가 구멍 낸 주한미군 전력 메우는 부대

    美3사단 제1기갑전투여단의 전력을 보면 꽤나 든든하다. 그러나 실은 오바마 정부에서 ‘재정적자 감축’을 명분으로 육군 부대 다수를 해체하면서 생긴 ‘구멍’을 메워주는 예비 부대다.

    2014년 11월 국내 언론들은 “美정부가 1965년부터 한국에 주둔하던 美2사단 예하 제1기갑전투여단을 2015년 6월 본토로 복귀시킨 뒤 해체하고, 그 자리에 본토에 주둔 중인 기갑전투여단 1개를 한국에 순환배치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美정부의 발표대로 美2사단 전투여단 1개가 해체된 뒤 美1기갑사단 예하 제2기갑전투여단부터 한국에 순환배치 되기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9개월마다 美본토에 주둔하는 기갑전투여단이 돌아가면서 美2사단의 ‘구멍’을 메워주고 있다.

    미국에서 정권이 바뀐 뒤 트럼프 美대통령은 ‘강한 미국, 위대한 미국’을 외치며 “국방비를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고, 자신의 말을 충실히 지켜가고 있다. 그 덕분에 2019 회계연도 美국방예산은 6,860억 달러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보를 무역과 직접 결부시켜 다루는 트럼프 美대통령이 주한미군 병력을 더욱 증강하거나 오바마 정권이 뚫어놓은 ‘구멍’을 메워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가 당선 전부터 늘 비판해온 ‘안보 무임승차국가’에 한국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美대통령으로부터 강력한 압박을 받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국방예산 규모를 대폭 늘리기 시작했다. 일본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미국에게 ‘예외’를 요구하고 있다. 이 점이 트럼프 정부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이다.

    2018년부터 주둔하는 美3사단 제1기갑전투여단이 믿음직스럽기는 하지만 이들 또한 9개월 뒤에는 다른 여단과 임무를 교대하게 된다. 이런 한미연합전력의 ‘구멍’을 영구적으로 없애려면 문재인 정부가 생각을 바꿔야 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