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블룸버그 “통합 후 임직원 최소 1만 4,100여 명”…日재팬 타임스 “시진핑 집권 후 언론통제 절정”
  • ▲ 설립한지 불과 10여 년 만에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게 된 러시아 관영매체 '러시아투데이(RT).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만들려는 대외선전매체의 목표라고 한다. ⓒ러시아투데이 홈페이지 캡쳐.
    ▲ 설립한지 불과 10여 년 만에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게 된 러시아 관영매체 '러시아투데이(RT).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만들려는 대외선전매체의 목표라고 한다. ⓒ러시아투데이 홈페이지 캡쳐.
    중국 공산당이 세계 최대 규모의 선전용 관영 언론사를 만든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언론사 이름은 ‘중국의 소리’다.

    日재팬 타임스는 지난 20일 싱가포르 발로 “中공산당이 중국의 대외적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관영 매체들을 통합해 ‘중국의 소리’를 만든다”는 소식을 전했다.

    日재팬 타임스는 “中공산당이 설립을 승인한 관영매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선전기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 기관은 세계인들이 중국을 보다 친밀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 설립 목적”이라는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日재팬 타임스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새로 만들어질 기관(중국의 소리)는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공산당이 대중들의 여론을 형성하고 주도하는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중국 지도부의 정책을 세계에 전파하는 핵심 기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日재팬 타임스는 “中공산당이 만든다는 ‘중국의 소리’는 美정부가 2차 세계대전 때부터 국익 증진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소리’와 판박이”라면서 “새로 만들 기관은 중국중앙TV(CCTV), 중국 인민라디오 방송, 중국 국제 라디오 방송을 통합해 만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日재판 타임스는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기존의 거대 관영매체를 하나로 통합하는 데 광전총국을 활용할 것이며, 그가 연예 분야에까지 통제력을 미치기를 원하는 게 아닌가 추측했다. 또한 향후 수천 억 달러가 소요될 예정인 시진핑의 ‘일대일로’ 사업을 해외에 홍보하는데도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미국과 독일, 호주 정치인들은 일대일로 사업이 중국의 군사력과 해외 투자를 더욱 증진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日재팬 타임스는 “중국 정부는 러시아로부터 서방 세계의 정치 담론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러시아 투데이(RT)’만큼의 선전 역량을 갖고 싶어 한다”면서 “현재 中관영 CCTV는 해외에 70개 이상의 지국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국제 라디오는 60개 이상의 언어로 방송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日재팬 타임스는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년 동안 해외 대학 내에 ‘공자학교’를 만드는 것처럼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데 수백억 달러를 사용해 왔다”며 “그러나 2017년 ‘퓨 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독일, 이탈리아 국민 대부분은 여전히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日재팬 타임스는 “시진핑은 2012년 집권 이후로 표현의 자유를 더욱 억압하고 관영매체들의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 시진핑 中국가주석과 마오쩌둥. '중국의 소리'가 생기면 한국 공영매체들은 이를 이겨낼 수 있을까.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진핑 中국가주석과 마오쩌둥. '중국의 소리'가 생기면 한국 공영매체들은 이를 이겨낼 수 있을까.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中국가주석의 명령으로 만들어질 ‘중국의 소리’는 CCTV 직원 1만 여 명, 중국인민라디오방송 직원 2,100여 명, 중국 국제라디오 방송 직원 2,000여 명을 모두 포함하는 거대 조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임직원 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언론사 KBS의 거의 3배에 달하며 英공영방송 BBC의 2만 여 명보다는 6,000여 명이 작은 수다. 그러나 KBS나 BBC와 비교하기 어려운 점은 이들 모두가 ‘中공산당 선전조직’ 소속이라는 점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의 소리’는 공산당 선전선동부 산하 조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 주요 강대국은 자신들의 국익 증진을 위해 대외 선전용 매체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1949년 유럽과 중동을 대상으로 한 ‘자유유럽방송’과 1994년 제정한 ‘국제방송법’에 따라 만든 ‘자유아시아방송’, 1942년 2차 세계대전 중 적에 대한 선무활동용으로 만든 ‘미국의 소리’ 방송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은 공영방송 BBC의 월드서비스를 대외선전용 매체로 활용하고 있으며, 독일은 통일 이후에도 ‘도이체 벨레(독일의 소리)’ 방송을 30여개 국가에 송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 이미지 제고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는 국영 방송 ‘프랑스 텔레비지옹’과 최대 민영 방송사 TF1이 공동 출자해 만든 ‘프랑스 24’가 전 세계 90여개 나라에 방송을 송출하며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일본 또한 공영인 일본방송협회(NHK) 산하 NHK 월드를 통해 자국 콘텐츠를 해외에 송출, 일본 문화에 친숙한 풍토를 만들려 노력 중이다.

    러시아는 푸틴 정권이 출범한 뒤인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외선전활동 역량 강화에 나서 현재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볼 수 있는 ‘러시아 투데이(RT)’를 키웠다.

    중동의 경우 카타르는 美CNN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왕실이 출자한 ‘알 자지라’를 설립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알 자지라’의 편향성에 반발한다며 ‘알 아라비야’를 설립했다.

    한국은 한국국제방송교류재단이 운영하는 아리랑TV가 있다. 그러나 세계인들이 얼마나 제대로 청취하며 인용하는지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다. 임직원 수가 200여 명에 불과하고, 이곳에서 일하는 인력들이 급여와 처우 등의 문제로 자주 이직하는 모습을 보면, 그 영향력이 크다고는 보기 어렵다.

    한국 정부가 국익 증진과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한 매체를 제대로 만들지 않는다면, 中공산당이 만들 ‘중국의 소리’ 방송이 내는 주장을 제대로 반박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