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인터뷰서 “북핵 해결, 대북군사조치보다 대화가 낫지만 남은 대안 없어”
  • ▲ 존 볼턴 前유엔주재 美대사. 국내에서는 대북강경파로만 알려져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존 볼턴 前유엔주재 美대사. 국내에서는 대북강경파로만 알려져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존 볼튼 前유엔주재 美대사. 버트 맥마스터 美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후임이 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대북 강경파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존 볼튼 前대사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개발은 매우 위험하지만 이를 저지하는 방안으로 군사공격을 사용하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국인들을 향해서는 “북한이 하는 말은 일단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20일 존 볼튼 前대사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5월로 예정된 美-北간 대화에 대해 “이는 명백히 전례 없는 발전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매우 과감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한 뒤 “만약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매우 짧은 회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존 볼튼 前대사는 “북한 측이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제의를 받아들일 것을 실제로 기대했는지 잘 모르겠고, 북한 측은 정상회담이 결정된 뒤에도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례적이기는 하나 美-北 정상회담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볼튼 前대사는 이어 “북한은 지난 25년 동안 합의와 위반을 반복해 왔기에 美-北 정상회담을 진지하게 제안했을 것이라는 점에는 회의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니 북한이 얼마나 진지하게 대화에 나설지 5월까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美-北간 회담이 실패로 끝날 경우 미국이 대북군사행동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볼튼 前대사는 “이건 확실해 해두자. 나는 북한 핵개발을 끝내는 수단으로 군사적 행동을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도 그런 일(대북군사행동)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하는 것도 실수”라고 지적했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이 ‘당근과 채찍’으로 북한 핵개발을 막으려 했지만 실패한 결과 트럼프 정부에게는 괜찮은 선택이 남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대북군사공격은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을 때 일어날 위협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 ▲ 최근 미국에서는 맥마스터 美NSC 보좌관이 경질되고 그 자리에 존 볼턴 前대사가 임명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 최근 미국에서는 맥마스터 美NSC 보좌관이 경질되고 그 자리에 존 볼턴 前대사가 임명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볼튼 前대사는 지난 3월 초 트럼프 美대통령과 면담한 것에 대해 묻자 “당시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겠지만 북한의 위협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위협은 아시아 태평양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위험하다”면서 “북한이 돈을 벌기 위해 이란이나 테러집단 ISISI, 알 카에다 등 핵무기를 갖고 싶어 하는 세력에게 그들의 무기와 기술을 팔 수 있으므로, 매우 심각한 우려와 경고 아래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볼튼 前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과거 협상에서 보인 이중적 태도를 잘 알고 있으며, 김정은 정권에 대한 환상도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고 하는 구나’라고 판단되면 아마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볼튼 前대사는 또한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고 해서 미국이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는 없으며 북한과 평화조약을 체결할 필요도 없다”면서 “(김정은에게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 것이 행운”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경제적 발전과 평화를 바란다면 한국 정부와 통일을 논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도 곁들였다.

    볼튼 前대사는 “이번 美-北회담은 북한 비핵화라는 명확한 의제가 있으므로 사전 접촉 등이 필요없어 시간도 충분하고 전문가도 많다”면서 “다만 지금은 북한 전문가보다는 핵무기 전문가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볼튼 前대사는 4월 말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한국을 향해서는 “지금 한국 국민은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매우 분열돼 있다”며 문재인 정부 지지자와 반대자들 간의 갈등 문제를 꼽았다.

    그는 “한국 국민은 자신들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서라도 북한이 제시한 약속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과 협상하기 전에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고 한다.
  • ▲ 김정은과 트럼프 美대통령. 볼턴 前대사는 북한이 시간을 끌려는 기미가 보이면 트럼프 美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과 트럼프 美대통령. 볼턴 前대사는 북한이 시간을 끌려는 기미가 보이면 트럼프 美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볼튼 前대사는 또한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수락하고 美-北 회담을 제안한 일련의 움직임이 과거 이란의 행동을 따라 하는 위장 협상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 북한의 술책에 다시 빠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볼튼 前대사는 나아가 “이번 美-北 회담이 성사된다면 리비아의 핵무기를 폐기했을 때와 비슷한 협상을 해야 한다”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는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핵무기 완성을 위한 위장술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한편 볼튼 前대사는 마이크 폼페오 美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국무장관 내정에 대해 “그는 북한에 대한 현실주의자”라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빨리 취임하고 국무부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상원에서 최대한 빨리 인준해주기를 바란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볼튼 前대사는 자신이 맥마스터 美NSC 보좌관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단지 언론의 추측일 뿐”이라며 “그동안 언론이 많은 추측을 내놓았다”고 답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