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선거연대 필요하다지만… 한국당-바른미래당 힘겨루기에 '난망'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선거 연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양측의 자존심 싸움에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당은 지도부 차원의 공식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지만 야권 분열에 따른 필패론까지 제기되는 만큼 선거 연대가 지방선거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좌파 정부를 견제할 힘은 보수 결집"이라며 "바른미래당과 실질적이고 폭넓은 연대로 새로운 정치 여건을 만들 수 있으리라 본다"고 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선거 초장부터 연대론이 현실화되는 것처럼 말하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면서도 "각 정당이 역량 껏 최선을 다하되 선거 막바지에 이런저런 변수가 있다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청산의 대상이라던 바른미래당 발언에도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아직까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더 고민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서울시장 출마가 점쳐지는 안철수 전 대표도 "유권자가 보실 때 어느 후보가 자격이 있을지 판단해 표를 모아줄 거라 믿는다"면서도 '없다'고 못 박지는 않았다. 통합 전 자유한국당과의 연대·통합은 결코 없을 것이라 거듭 강조하던 것과는 대조된다.

특히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간의 암묵적 연대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서울에서 바른미래당은 경기에서 후보자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바른미래당 한 의원은 "시군구까지 가능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서울-경기 광역 정도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당 관계자 역시 "지방선거가 3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앞으로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 추세를 보고 판단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중 어느 쪽이 먼저 선거연대를 꺼내들지를 두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30석의 미니 정당과 선거 연대는 없다고 누차 밝혔고, 바른미래당도 적폐 정당이라고 규정했던 자유한국당과 선거 연대를 할 명분이 없는 상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먼저 선거연대를 제안한다는 것 자체가 이번 지방선거에 자신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안철수 전 대표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방선거가 여당에게 유리한 구도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야권이 자존심 대결에 시간을 끌고 참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 분열로 여당이 크게 승리할 경우를 가정해 일각에서는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후 총선이 있는 만큼 여야 막론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