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공천연석회의서 "공천 조기에 완료해 무소속 후보자 힘 빼라" 특별지시
  • 이종혁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로부터 임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되던 좋았던 한때. 이종혁 전 의원은 19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 탈당과 부산시장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소식을 접한 홍준표 대표는 이종혁 전 의원을 가리켜
    ▲ 이종혁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로부터 임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되던 좋았던 한때. 이종혁 전 의원은 19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 탈당과 부산시장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소식을 접한 홍준표 대표는 이종혁 전 의원을 가리켜 "부산의 조원진"이라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사진DB

    이종혁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부산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종혁은 부산의 조원진"이라고 격노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당·시도당 공천연석회의 도중 홍준표 대표가 이종혁 전 의원의 탈당을 보고받자 "이종혁은 부산의 조원진"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고 전했다.

    한때 홍준표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지며 '홍준표 체제'에서 임명직 최고위원을 지냈던 이종혁 전 의원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선 없이 서병수 시장을 단수추천한 한국당의 부산 공천 결과에 불만을 표하며 탈당과 무소속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종혁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을 우습게 알고 선거 때면 오만한 공천을 하는 정당에 이제는 아웃을 선언할 때"라며 "무소속 시민후보로 부산시장에 도전하겠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돈도 빽도 없어 공천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하고 있을 깨끗하고 능력있는 무명 신인 후보들과 함께 무소속 연합을 통해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판 앙마르슈 돌풍을 재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공천 후보로 확정된 서병수 시장은 지난 15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 직후 취재진과 만나 "(공천) 결과가 나오면 그 이후에 (이종혁 전 의원을) 만나서 논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종혁 전 의원은 이날 "중도에 후보 사퇴를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로써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의 '보수 분열'은 불가피하게 됐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종혁 전 의원 외에도 바른미래당 이성권 예비후보가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부산의 보수 분열이 현실화되자, 홍준표 대표는 중앙정치에서 별도의 보수정당을 차려 분립하고 있는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에 빗대 이종혁 전 의원을 "부산의 조원진"이라고 맹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당·시도당 공천연석회의에서 공천을 조속히 완료해 무소속 출마자의 힘을 빼라는 지시를 하고 있다. 이날 이종혁 전 의원은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 탈당과 부산시장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사진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당·시도당 공천연석회의에서 공천을 조속히 완료해 무소속 출마자의 힘을 빼라는 지시를 하고 있다. 이날 이종혁 전 의원은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 탈당과 부산시장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사진DB

    이같은 홍준표 대표의 말을 전한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사견을 전제로 이종혁 전 의원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부산이 지역구인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취재진을 향해 "본선에서 떨어진 분도 아니고 한 지역구(부산진을)에서 경선에서도 떨어진 사람이 부산시장을 출마한다는 게 사실 부산시민으로 봐서도 납득이 안 될 것"이라며 "부산시장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가 외견상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느긋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물밑에서는 야당의 고질병인 공천 불복과 무소속 후보 난립으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린 중앙당·시도당 공천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도 홍준표 대표는 "야당은 특히 조속히 후보자를 결정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조기에 후보자를 확정해야 옆에 같이 따라가던 사람들이 다 이탈을 하기 때문에 무소속 출마가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는 "한 달 앞두고 공천자가 결정되면 속된 말로 선거운동한다고 자금과 인력이 다 들어갔는데 어떻게 발을 빼는가"라며 "조속한 공천만이 그 사람들의 힘을 빼고 당력을 집중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명심하고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공천을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서병수 부산시장의 단수추천에 따라 이종혁 전 의원과 함께 한국당 공천에서 낙천(落薦)하는 처지가 된 박민식 전 의원은 공천 과정에 승복할 수는 없지만, 한국당을 탈당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박민식 전 의원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발송한 문자메시지에서 "시민과 당원이 부산시장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은 철저히 무시되고, 오로지 홍준표 대표의 각본대로 공천 과정이 진행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모든 것을 홍준표 대표의 입맛대로 한다면, 도대체 공천관리위원회가 왜 존재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자유한국당을 결코 떠나지 않는다"며 "홍준표 1인 지배체제로 움직여지는 지금의 당풍을 반드시 혁파하는 일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