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강남3구청장 후보 발굴 시도에… 홍준표 "박근혜 미망에 갇힌 일부 극우와는 결별" 맞불
  •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사진 왼쪽부터).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사진 왼쪽부터).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산토끼' 신세가 된 수도권·강남보수의 향배를 놓고 각각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홍준표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수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사실상 서울특별시장 출마 의사를 굳혔는데도 불구하고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인재영입에 집중하겠다"며 출마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한 것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구청장 후보에 비박(비박근혜)·합리·개혁적 보수를 대표할 수 있는 인사를 영입해 '원팀'으로 출마선언을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강남보수 유권자들은 보수 성향이 강해 그간 보수정당으로부터 '집토끼'로 분류됐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통적인 '집'이었던 지지정당으로부터 이탈해 '산토끼'가 됐다.

    아직 특정 정당에 마음을 두지 못한 채 지리멸렬한 상태에 있는 수도권·강남보수의 표심(票心)을 하나로 묶어내야 서울시장 선거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고, 6·13 지방선거 이후 반문(반문재인) 정계개편을 주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강남3구 유권자들은 결집도가 강하다. 다가올 6·13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에 마음을 주느냐에 따라, 선거 이후 정계개편의 방향까지도 결정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강남3구 유권자들이 집결해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떨어뜨리고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를 당선시킨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오세훈 후보와 한명숙 후보는 서울의 25개 자치구 대부분에서 득표율 46~47% 사이를 오가는 희대의 '시소 게임'을 펼쳤는데, 특정 후보에게 51% 이상의 득표율을 몰아준 자치구는 강남3구와 용산구·관악구 밖에 없었다. 그 중에서도 오세훈 후보가 59.9%를 득표한 강남구의 득표집중도가 가장 높았으며, 서초구가 오세훈 후보 59.1%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수도권·강남보수의 표심을 노리는 안철수 전 대표에 맞서 홍준표 대표도 수성(守城)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도 박근혜 미망에 갇혀서 보수·우파 분열을 획책하는 일부 극우들의 준동에 좌파들만 미소짓고 있다"며 "아직도 박근혜 동정심을 팔아 정치적 연명을 시도하는 세력과는 결별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제 박근혜 책임론도 국민의 선택이니 받아들여야 한다"며 "새롭게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신보수주의로 거듭나는 자유한국당의 기치 아래 뭉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는 전통적 지지층인 영남보수는 탄핵 사태 이전으로 거의 복원·결집됐다고 보고, 아직도 탄핵 사태 이전의 지지율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수도권·강남보수를 잡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친박 세력과 거리를 두려는 선전포고로 읽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홍준표 대표는 지난 15일 강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강원도의 민심이 TK(대구·경북)와 비슷하다"며 "우리가 압도적"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이처럼 영남과 강원 등 전통적인 지지층을 복원한 것에 자신감을 얻어, 이제 보수의 양대 축 중 다른 편인 수도권·강남보수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