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공식 출마 "회군할 일 없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시사중도 포기하면 사면·복권 이후 모은 정치적 입지 사라질 수도
  • ▲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공원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공원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의원이 복당 심사 결정이 나기도 전에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나섰다.

    정 전 의원은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민 모두가 젊어지는 서울특별시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단지 관리만 하고 현상 유지만 하는 시정, 이제는 안 된다"며 "정면돌파형 리더십, 해결하는 리더, 서울시민은 새로운 서울시장을 원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정봉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시장 2기, 그 4년은 뭔가 부족하고 허전하다는 느낌"이라며 "안철수와 가장 대척점에 서는 후보도 저 정봉주"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지난 7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려고 했으나, 기자회견 직전에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이 성추행 의혹을 보도하면서 일정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이후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성추행 의혹을 반박했고, 양 측은 법적 다툼까지 벌이게 됐다. 아직까지 진실공방이 한쪽의 승리로 명확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 전 의원은 이날 예고대로 기자회견을 강행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그에 대해 성추행 의혹에 휘말린 탓으로 '복당 보류'를 정하는 것으로 기류가 쏠리고 있다.

    표창원 의원은 복당 심사가 진행된 지난 16일 BBS 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복당을 만약 허용하게 된다면 사회적 미투 운동에 반대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보류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심사 결과는 오는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결정될 예정이다. 보류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법정 싸움에서 정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을 덜어낼 경우, 그의 복당 가능성도 열려있지만 해당 시점이 오기까지는 지방선거가 끝나고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은 여대생 성추행 논란과 민주당 복당 불투명에 따라 서울시장 당선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낮은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도 출마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그는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사퇴할 경우 선관위에 납부한 기탁금 1,000만 원은 돌려받지 못한다.

    정 전 의원이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출마 선언을 밀어붙인 것은, 애초부터 '당선'보다는 '정치적 재기'를 목표로 뒀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출마를 중도 포기하면 자칫 성추행을 인정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는데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내린 사면·복권 이후 어렵사리 모아둔 정치적 입지가 사라진다는 위기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성추행 의혹 보도가 나온 지난 7일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당초 소속 정당을 민주당으로 기재했으나 신청했던 복당이 완료되지 않은 것을 알고 다음날 무소속으로 변경해달라고 선관위에 다시 서면을 보낸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을 끝내고 질의응답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전진한다. 회군할 일 없다"면서 "정봉주는 대의와 명분이 있다면 감옥이 아니라 지옥이라도 쫓아간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민주당의 복당 보류 기류와 관련, "민주당으로부터 내침을 당할 위기"라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저는 온갖 음해와 모함을 뚫고 제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를 87일 남긴 시점에서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 경선은 박원순 시장과 박영선·우상호 의원의 삼파전 구도로 압축된 양상이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오후 영등포구에 위치한 대안학교 '꿈이룸학교'에서 출마 선서를 통해 수소전기차 확대 등 핵심 공약을 밝혔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