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시아프레스 “北노동당 간부에게도 ‘비핵화 전제’ 이야기 숨겨”
  • ▲ 문재인 정부의 대북특사를 만나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큐브' 김정은. 최근 북한에서는 당 간부와 주민들을 상대로
    ▲ 문재인 정부의 대북특사를 만나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큐브' 김정은. 최근 북한에서는 당 간부와 주민들을 상대로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의 승리"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들은 물론 노동당 간부들에게도 남북대화와 美-北 대화에서 ‘비핵화’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숨기고 있다고 한다. 대신 “김정은 장군님의 승리”라며 내부 선전을 하는 중이라고 한다.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5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日‘아시아프레스’는 “함경북도의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당 간부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남북대화의 시작은 김정은 장군의 승리’라는 선전을 시작했다고 한다”면서 “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 강연은 지난 3월 9일 ‘뛰어난 외교적 식견을 지니신 위대한 장군’이라는 제목으로 각 지역 초급 간부 이상을 모아놓고 40분 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日‘아시아프레스’는 “강연에 참가한 고급 간부로부터 내용을 들었다는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의 대북특사와의 이번 회담은 경제봉쇄로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한 적들의 비열한 책동을 무찌르기 위한 김정은 장군의 위대한 업적’이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며 “해당 강연에서 남북정상회담이나 美-北 대화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日‘아시아프레스’는 “소식통에 따르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학습도 지난 10일 진행됐다”면서 “이날 직장 또는 지역, 학교 별로 조직돼 있는 생활총화 시간에 ‘강대국의 경제봉쇄를 뚫고 있는 우리나라(북한)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내용의 학습회의가 열렸으며 여기서도 한국의 대북특사 이야기만 나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日‘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김정은이 2013년 노동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10대 원칙에 ‘핵보유국’을 명시했기 때문에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정상회담, 美-北 대화 소식을 주민들에게 쉽게 알리지 못할 것”이라고 추측했다고 한다.

    노동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10대 원칙’은 북한 김씨 왕조 체제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최고 강령이고, 이것을 바꾸려면 체제의 성격을 바꿔야 하므로 ‘비핵화’를 내부적으로 알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아직 북한 내부적으로 정리가 안 된 상태”라며 “미국과 한국은 북한 정권 입장에서 절대 믿을 수 없는 적이었는데 그런 상대와 화해를 시도하는 점, 지난 30년 동안 엄청난 자금과 희생을 통해 개발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간단하게 포기해도 되겠느냐는 반발 등으로 인해 북한 당국의 고민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日‘아시아프레스’의 보도만 놓고 보면, 김정은 정권이 남북정상회담과 美-北 대화를 통해 실제로 ‘비핵화 조치’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美정부가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무기 폐기’가 아니라 2008년 6월에 벌인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와 같은 쇼를 벌일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