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부산시장 공천면접 '시끌'… 무소속 출마 사태 우려

PK(부산·경남)의 심장인 부산 수성(守城) 프로젝트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한때 홍준표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결국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나마 면접에 참여한 박민식 전 의원도 강하게 각을 세우는 등 한국당의 부산 선거 전략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당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일차 면접을 이어갔다. 이날 진행된 부산시장 후보 면접에는 서병수 현 부산시장과 박민식 전 의원이 참석했다.

이날 면접을 마치고 나온 박민식 전 의원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홍준표 대표가 '의미없는 경선은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는데, 맞지가 않다"며 "현재 부산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엄중하고 절박하게 생각한다면, 우리 당 지도부에서 그렇게 쉽게 전략공천을 결정하지는 않으리라고 확신한다"고 우회적으로 경선 실시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1단계로 당내의 치열한 경선을 통해 시민들의 멀어져간 관심을 끌어들여 폭발시켜야 하고, 2단계로 1대1로 해도 버거운데 바른미래당이 나오면 더 어려우니 정국의 흐름에 따라 반(反)문재인 범(汎)보수 단일전선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2단계 전략'을 필승전략으로 제시했다.

다만 "기본적으로 우리 당 안에서 하려면 공천신청을 당연히 했어야 하는 것"이라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는 이종혁 전 최고위원과는 거리를 뒀다.

반면 부산시장 출마 의지를 접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이날 공관위 면접에 불참했다.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앞서 12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실력자의 정치적 의중에 충실한 측근 위주로 공천되는 것은 정치적 폐습"이라며 "무능·무책임·탐욕의 공천놀음에 더 이상 정치 희생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관위 면접 불참을 예고한 바 있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정당에 구애받지 않고 시민과 부산을 위해 시민후보로 뛸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날 면접에 결국 불참함에 따라 향후 경선이 치러지더라도 대상에 들기 어렵게 된 만큼 사실상 무소속 출마로 가는 길을 열어젖힌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당초 부산시장 전략공천을 공언하며 장제국 동서대 총장을 염두에 뒀다. 그러다 장제국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자, 경남지사 후보에 박완수 의원을 내세우면서 안대희 전 대법관을 부산시장 후보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 또한 불발이 됐다.

여러 카드가 돌고돌다가 불발이 되면서 '도로 서병수'로 되돌아간 상황이다. 당초 방침에서 변하지 않은 것은 '전략공천' 뿐이다. 다만 전략공천의 대상만 서병수 시장으로 바뀌었다보니, 여러 인사들이 반발하는 등 수순이 엉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당 공관위 면접에서부터 반발을 드러낸 후보들이 만약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실제로 단행하게 되면, 보수 성향의 표가 분산되면서 전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에게 구도가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바른미래당 이성권 예비후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4~5%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국당 출신 후보들이 탈당 후 무소속 후보로 난립하게 되면,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한국당 서병수 시장(50.7%)과 무소속 오거돈 후보(49.3%)의 득표 격차가 1.4%p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기기 어려운 구도가 돼버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날 면접을 담담한 표정으로 마치고 나온 서병수 시장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거돈 장관과는 4년 전에 한 번 경쟁했던 사이라서, 서로가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며 "지난 4년 동안 해왔던 일들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보수 성향을 가진 시민들을 하나로 해나간다고 하면 반드시 승리는 우리에게 있을 것"이라고 본선 경쟁력을 자신했다.

이어 이종혁 전 최고위원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시사와 바른미래당 이성권 예비후보의 출마 문제 등과 관련한 질문에는 "(부산시장 후보 공천의) 결과가 나오면 그 이후에 만나서 논의를 하겠다"고 통합 논의에 직접 나설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박민식 전 의원이 강하게 주장한 경선 실시와 관련해서는 "경선이라고 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며 "경선을 통해서 오히려 후보를 흠집낸다거나, 과거의 경험을 보면 지지자들이 돌아서서 통합과 단합을 훼손시키는 일들이 있었으니, 이를 염두에 두고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