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서울시장 면접에 달랑 한명… 인재난 여전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당이 15일 전날에 이어 광역단체장 후보자 면접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장 후보자 면접에 달랑 한 명이 참가하는 등 조촐한 성적표를 보였다. 

이날 김정기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서울 시장 후보자 면접에 들어간 유일한 사람이었다. 서울시장 하마평에 오른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정욱 전 의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후보 면접도 신청하지 않았다. 

홍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를 영입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음에도 성과가 없자 한국당 내부에서도 서서히 '인재난'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줄줄이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당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상황 변화를 이끌만한 인재가 없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민병두 전 의원은 미투(Me Too)로 의원직까지 사퇴하고, 정봉주 전 의원 역시 같은 이유로 복당 신청을 보류했다. 

유력 후보인 박영선 의원의 평창 롱패딩 특혜 수여 의혹 등 민주당도 비상등을 켜야 하는 상황이 생기며 한국당에 숨구멍이 트였다.

그러나 한국당은 훈풍을 맞을 돛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들도 한국당의 인재난을 인정했다. 한 관계자는 "결국 선거는 인물인데 탄핵 이후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울 시장 후보 영입의 경우 홍준표 대표가 전적으로 맡겠다고 선언하며 공관위에서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 된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날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금 서울시장 후보로 언론에 나왔던 두 세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찾아뵙고 있다"며 "머지않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홍 총장은 오세훈 전 시장, 김병준 전 총리, 황교안 전 총리, 나경원 의원이 후보군에 올라 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 외에도 다른 인물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현재로서는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정기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오세훈 전 시장은 이번엔 어디든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것"라며, 오 전 시장 출마설을 일축했다. 오 전 시장 측근들도 오 전 시장이 현재로서는 출마할 마음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의 경우 현실적으로 의원직을 내려놓고 출마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홍 총장의 말대로 한국당은 후보군에 없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한국당의 인물난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범보수 세력의 후보로 출마를 준비했지만, 소수점 대의 낮은 지지율에 충격을 받아 직접 불출마를 결심한 인사다. 홍 대표가 강조한 새 인물, 참신한 인사 카드는 보이지 않고 있다.

홍 대표는 우선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보이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치켜세우고 있다. 

이날 홍 대표는 이 전 법제처장 출마설에 대해 "틀린 말은 아니"라며 "(박원순 시장과) 아마 빅 매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법제처장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출마 여부와 관련 "우리 사회가 한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 그동안 활동을 자제했지만 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출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출마 여부는) 반반이다. 내주 초쯤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합리적인 중도세력을 재건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고민하고 과감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