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러시아, 스파이 부녀 암살 기도에 ‘노비촉’ 사용”

舊소련 개발한 신경작용제로 VX 독성 8배…김정남 암살처럼 2가지 합치면 독성 발휘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14 15:34:38
▲ 전직 스파이에 대한 암살 기도에 신경작용제를 사용한 것이 드러나자 영국 정부는 러시아를 향해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사건 현장에 출동해 제독작업을 하는 英안보기관 관계자들. ⓒ美CBS뉴스 13일(현지시간) 관련보도 화면캡쳐.
영국 정부가 ‘세르게이 빅토르 스크리팔’과 딸의 암살 시도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책임을 지라고 통보했다.

英BBC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총리가 英하원 연설을 통해 전직 이중스파이 ‘스크리팔’과 딸의 암살에 사용된 물질이 ‘노비촉’임이 드러났다고 밝히며 러시아 정부에게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英BBC에 따르면, 테레사 메이 英총리는 “러시아가 영국 영토에서 불법적인 사건을 벌인 것인지 아니면 ‘노비촉’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러시아가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이번 사건을 영국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인 무력 사용으로 규정하고 하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테레사 메이 英총리가 이처럼 강경한 발언을 내놓게 된 데에는 ‘세르게이 빅토르 스크리팔’ 부녀 암살에 쓰인 물질이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화학무기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노비촉(Novichok, 러시아어로 новичок)’은 북한 국가보위성 공작원들이 김정남 암살을 사주하면서 쓴 VX와 같은 신경작용제 화학무기다. 舊소련이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에 개발, 실전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나단 B.터커의 저서 ‘전쟁 속 신경가스’에 따르면, ‘노비촉’은 초창기 개발 때는 K-84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이후 A-230으로 바뀌었으며, 소련은 이를 개발하면서 100여 가지의 ‘노비촉’ 파생형 신경작용제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변종을 가진 것이 ‘A-232’, 일명 ‘노비촉-5’라고 한다.

‘노비촉’의 독성은 북한이 김정남 암살에 사용했던 VX의 8배에 달하지만 지금까지 전쟁터에서는 사용된 적이 없다고 한다.

‘사이언스 다이렉트’라는 데이터 베이스의 설명에 따르면 ‘노비촉’을 사람을 향해 사용하면 보통 30초에서 2분 이내에 사망하는 수준의 독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노비촉’은 매우 고운 분말 형태를 활용해 증기나 가스 형태로 퍼뜨릴 수 있다고 한다. 또한 2개의 독성이 없는 물질로 분리해서 보관하다가 이를 합치면 ‘노비촉’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한다. 이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두 여성 피의자가 각기 다른 물질을 김정남의 얼굴에 발라 살해한 정황을 떠올리게 한다.

테레사 메이 英총리는 러시아가 세르게이 빅토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을 살해한 것과 여기에 ‘노비촉’이라는 극악의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이 영국의 주권을 침해한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범행의 배후에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 추궁과는 별개로 러시아 정보기관이 어떻게 ‘노비촉’을 들키지 않고 들여왔는지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