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북제재 해제, 트럼프 대통령도 마음대로 못한다

VOA “2016년 2월 대북제재법에 따라 6가지 조건 충족 후 의회 승인도 받아야”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14 14:04:15
▲ 2016년 2월 18일(현지시간) '북한 제재와 정책강화법'에 서명하는 버락 오바마 당시 美대통령. ⓒ연합뉴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재 북한을 옥죄는 제재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것이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내용은 물론 북한인권문제, 테러지원 등과 관련된 제재들까지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이런 미국의 대북제재는 모두 법률로 돼 있어 대통령이 마음대로 풀 수 없다는 사실을 한국 사회에서는 잘 모른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4일 美정부의 독자 대북제재를 유예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美정부는 2016년에 발효된 ‘북한 제재와 정책 강화법’에 따라 대북제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유예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지만 먼저 6가지 조건을 충족하고 美의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권한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설명한 데 따르면, 美대북제재법은 제4조 1항에서 “美대통령은 6가지 조건에서 북한이 진전을 보였다고 판단할 때 제재를 유예 또는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해 놓았다고 한다. 대북제재법이 명시한 구체적 조건은 이렇다고 한다.

첫째 ‘달러 위조’ 활동을 위조에 사용한 장비 폐기 또는 포기와 같이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중단해야 한다.

둘째 돈세탁 중단 및 예방에 관한 국제규약을 준수하기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셋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준수하고 있음을 검증받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기에는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의 사찰 등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넷째 북한 정권이 불법 감금한 한국인과 미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들의 송환하고 감금 이유를 구체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다섯째 인도적 목적의 대북지원에 대한 분배와 감독 과정을 국제규약에 따라 실시해야 한다.

여섯째 북한 정권이 운영하는 강제수용소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국제사회의 검증을 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 설명에 따르면, 이상의 6가지 조건을 북한이 어느 정도 충족했다는 가시적인 증거를 확인해야만 美대통령이 최대 1년까지 대북제재를 유예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대북제재를 무기한 해제하려면 법률 제4조 2항에 따라 북한이 6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5가지 추가 조건’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여야만 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5가지 추가 조건’은 첫째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형태로 핵무기와 화학무기, 생물학 무기 및 개발 시설을 모두 폐기할 것, 둘째 북한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를 전원 석방하고 평화적 정치활동에 대한 검열을 중단할 것, 셋째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전원의 송환과 해명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美대통령의 판단에 북한이 상기한 조건들을 모두 충족했다고 판단했을 때 美의회에 대북제재 해제를 요청하고, 의회가 이를 승인해야만 제재가 해제된다고 한다.

즉 김정은이 진심으로 ‘비핵화’를 위해 한국·미국에게 회담을 제안했고, 4월부터 5월 사이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핵무기 폐기를 약속한다고 해도 정치범 수용소, 외국인 석방, 자유로운 정치활동 허용, 화학무기와 생물학 무기 폐기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는다면 美정부의 대북제재는 계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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