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지금은 때가 아니다" 地選 전 입당 가능성 일축
  • ▲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손금주 의원. ⓒ뉴시스 사진DB
    ▲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손금주 의원. ⓒ뉴시스 사진DB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원내 1당을 유지하기 위해 운을 띄우고 있는 무소속 의원의 입당 추진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통합 과정에서 탈당해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이용호(전북 남원·순창·임실) 손금주(전남 나주·화순) 의원은 지역민의 여론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당장 지방선거 이전에는 민주당 입당 등 정치적 운신을 할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미투 폭로'에 연루된 민병두 의원이 의원직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고 현역 국회의원의 지방선거 출마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지방선거 이전에 원내 1당 지위를 상실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원내 1당 유지'에 골몰하는 이유는 △원내 과반 의석 확보 △하반기 원구성 협상에서 국회의장 유지 및 운영위원장 탈환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 고수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첫째와 둘째는 중요한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행 국회선진화법 하에서 '과반 의석'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법안 외에 인사·예산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의미가 있지만,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까지 예산을 통과시켜야 할 일은 없고, 국무총리 등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한 개각 사유 또한 당분간 존재하지 않는다.

    하반기 원구성 협상은 물론 중요하지만,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는 지방선거를 치르고 난 뒤에 원구성 협상을 하는 게 관례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재보선을 치르고나면 어차피 의석 수는 바뀌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면 당장 원내 1당 유지에 연연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전에 원내 1당 지위를 놓치면 기호가 뒤바뀐다는 점에 신경을 쓸 개연성은 높다.

    민주당은 2016년 4·13 총선에서 승리한 뒤, 지난해 대선에서 기호 1번을 썼다. 그런데 다가오는 총선에서는 자칫 121석의 민주당이 의석이 줄어들면서 기호 2번이 되고, 116석의 자유한국당이 다시 기호 1번을 탈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민주당 일각에서는 본래 한국당 출신인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지방선거 이전 보수대통합을 통해 한국당에 입당하면서, 한국당의 의석이 118석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은 4석만 줄어들어도 원내 1당 지위를 놓치게 된다.

    이미 민병두 의원이 사의를 표명했으며, 박남춘 의원의 인천광역시장 출마는 확정적인 상황이다. 김경수 의원의 경남도지사 출마도 당내외에서 광범위한 공감대를 얻고 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최근의 논란과 관련해 당에서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사퇴를 권유한 상황인데, 이렇게 되면 대안은 4선의 양승조 의원이 가장 유력하다. 이미 4석 상실 사유가 있는 셈이다.

    여기에 충북도지사 도전 과정에서 우세를 점한 것으로 알려진 오제세 의원도 본선 출마시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이전에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을 영입해 원내 1당 지위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이용호·손금주 의원은 지방선거 이전에 가볍게 운신할 생각이 없어보여 민주당의 속을 태우고 있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선출직 국회의원으로서 (민주당 입당을 권유하는) 지역여론을 외면하거나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치는 명분도 맞아야 하는 것이고, 함께 해왔던 분들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지금은 그런 (민주당 입당과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할 게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용호 의원은 최근 남원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무소속 김영권·박용섭 예비후보의 후보단일화를 중재해 성과를 거뒀다. 김영권·박용섭 예비후보는 조속히 단일화 경선 방식을 확정해, 내달 14일 이전까지 무소속 남원시장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외에 남원 지역 시·도의원을 노리는 다수의 출마 희망자들도 이용호 의원을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를 결성하기로 합의했다. 지방선거 이전에 이용호 의원만 몸을 빼내 민주당에 입당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상황이 아닌 셈이다.

    이같은 상황과 관련해 이용호 의원도 "나를 도와줬던 분들이 무소속으로 있기 때문에, 그분들이 하나로 합치는 걸 돕는 게 나의 도리"라며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지방선거 이후 '무소속 연대' 당선자들과의 동반 입당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지만, 지방선거 이전의 입당과는 선을 그은 것이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실 관계자도 이날 "(손금주 의원이) 그런 (민주당 입당과 관련한) 이야기를 듣지도 못한 채, 지역을 돌며 지역민들과 만나고 있을 것"이라며 "금명간에 어떤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