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중점전략지역' 핵심은 창원… 전략공천하나

강기윤·조진래·최형두 "시정 비판 목소리, 중앙당도 알고 있을 것"
안상수 측 "대안 없는데… 부당한 공천 시도 있다면 대응하겠다"

정도원 강유화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13 17:31:32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중점전략지역 지정 결정이 창원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원·성남·고양·용인·창원의 5개 도시를 중점전략지역으로 지정했다.

중점전략지역이란 기초자치단체라서 원칙적으로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공천해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공천하기로 하는 지역을 가리킨다.

창원 등 5개 기초자치단체가 중점전략지역으로 특별 지정된 대외적 명분은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라는 점이다. 정태옥 대변인은 "시·도당에서 하기에는 국회의원도 4인 내지 6인이 있는 등 규모가 크다"며 "광역에 준하기 때문에 중앙당에서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 내세운 명분은 그렇지만, 한국당 사정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들은 5개 중점전략지역을 지정한 실제 이유는 경남 창원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성남·고양은 선거 여건이 어려워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마땅찮고, 현역 단체장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용인은 현역 단체장은 한국당 소속 정찬민 시장인데, 이외 달리 경쟁자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라 중점전략지역 지정의 실익이 의심스런 상황이다.

결국 한국당의 종래 텃밭이며 현역 단체장도 한국당 소속이고, 유력한 예비후보들이 줄을 서 있는 창원이 중점전략지역 지정의 핵심 대상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창원을 중점전략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결국 전략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진단한다. 나아가 홍준표 대표와 수 년간 악연을 이어가고 있는 안상수 창원시장의 경선 컷오프 또는 이를 배제한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설까지 나온다.


▲ 과거 한나라당 시절 각각 대표최고위원과 수석최고위원을 맡았던 안상수 창원시장과 홍준표 대표가 공개 회의 석상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홍준표 대표와 안상수 시장 사이의 악연은 뿌리가 깊다.

2010년 한나라당 7·14 전당대회 때, 홍준표 대표와 안상수 시장은 강하게 맞붙었다. 홍준표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안상수 시장을 겨냥해 "개가 짖는다고 옆집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며 "개소리 때문에 이웃과도 화합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당내 화합을 하겠느냐"고 공박했다.

'개 소송'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상수 시장이 승리하며 대표최고위원에 올랐다. 홍준표 대표는 차점 득표로 수석최고위원이 됐다. 이후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상수 시장을 상대로 번번이 각을 세웠다.

'안상수 체제'가 이듬해 4·27 재보선 패배로 막을 내릴 때까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갔던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2014년부터 고향 경남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홍준표 대표가 2012년 김두관 의원의 대권도전으로 공석이 돼 보궐선거가 열린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면서 먼저 귀향했다. 이후 안상수 시장도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에 당선되면서 뒤따랐다.

대표최고위원과 수석최고위원의 관계였다가, 광역 도지사와 기초 시장으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사사건건 충돌을 이어갔다.

명품 야시장, 로봇랜드사업 등 경남도의 역점추진사업을 창원시가 번번이 반대하자, 분노가 폭발한 홍준표 대표는 2015년 7월 기자회견에서 "일개 창원시장이 상급기관을 무시해도 분수가 있다"며 "앞으로 창원시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단 한 건도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마산·창원·진해 통합으로 인구 107만 통합창원시를 이끌게 된 안상수 시장은 아예 '상급기관'으로부터 벗어나겠다며 창원광역시 승격 운동으로 맞불을 질렀다.

이와 같은 둘 사이의 악연과 관련해, 안상수 시장 측 관계자는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다"며 "예전에는 좀 그런 게 있었지만, 관계는 다시 복원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초에 있었던 해프닝을 보면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는 평이다.

안상수 시장은 올해 초 신년기자회견에서 "중앙당 관계자가 '도지사냐, 시장이냐' 의사를 물어와 창원시장으로서 벌여놓은 일을 마무리하겠다고 답했다"며 "전략공천은 광역시의 경우이고, 창원은 기초자치단체라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국당 중앙당은 이례적으로 자당 소속 단체장의 회견 내용에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 "최근 일부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이 중앙당을 들먹이며 자가발전을 하고 있다"고 화살을 겨눴다. 그에 이어, 전날에는 마침내 창원을 중점전략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중앙당 전략공천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것이다.


▲ 자유한국당이 경남 창원을 중점전략지역으로 지정함에 따라, 창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사진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상수 창원시장, 강기윤·최형두·조진래 예비후보. ⓒ뉴시스 사진DB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때, 중점전략지역에 창원이 지정된 것은 안상수 시장을 공천에서 배제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하는 것도 마냥 무리한 해석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중앙당의 '신호'를 읽은 창원 지역 한국당 예비후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지역 매체에서 안상수 시장의 시정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보도를 한 것과, 이와 관련해 시의회에서 시장사퇴촉구결의안이 상정된 것을 거론하며 안상수 시장 공천 배제의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한국당 강기윤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현 시장과 관련해 KBS창원총국에서 방송한 SM문화복합타운 건설 관련 의혹이 지역민들 사이에서 일파만파로 회자되고 있다"며 "시정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높아, 비록 부결됐지만 어제(12일) 창원시의회에서 안상수 창원시장 사퇴촉구결의안까지 제출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우리 당 지지도가 지역에서 여당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라, 현 시장이 본선에 나서서는 쉽지 않겠다"며 "현 시장이 이런저런 사유로 투표확장성이 없다고 중앙당이 판단해서, 현 시장을 제외하고 경선을 한다면 중앙당이 정한 룰을 당연히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 정무부지사 출신의 한국당 조진래 예비후보 측 관계자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후보는 선수이기 때문에, 당에서 어떤 룰을 정하든 승복하겠다"면서도 "현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러 면을 중앙당에서 다 파악하고 (중점전략지역 지정을) 한 게 아니겠느냐"고 암시했다.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국회 대변인을 역임한 뒤, 현재 경남대 초빙교수를 맡고 있는 한국당 최형두 예비후보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창원은 인구 100만 명의 도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경남과 함께 반드시 차지하려는 승부처"라며 "자유한국당의 정책과 가치를 가장 잘 확산할 수 있는 참신한 후보, 전국적 미디어 선거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인물을 전략적으로 공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안상수 시장 측은 중앙당의 중점전략지역 지정의 진의 파악에 분주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반발을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 또한 엿보였다.

안상수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중앙당의 중점전략지역 지정과 관련해 "창원 뿐만 아니라 100만 이상의 도시들을 일률적으로 선정한 것이니, 그렇게 (안상수 시장이 공천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부당한 시도가 있다면) 시장이 판단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안상수 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일부 지역 인사는 "창원의 정치지형이 예전과 바뀐 것은 사실 그 자체"라며 "대안이 없는데 다른 사람을 내세운다는 것은 민주당에 지역을 넘겨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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