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규현 "촛불로 박근혜 정권 무너뜨렸듯 평화도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전문가들 "北 비핵화 언급에 당장 한미훈련 중지하라는 건 잘못된 요구"
  • ▲ 3·24평화촛불추진위원회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미군사훈련과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는 약 50여명이 모였다. 문규현 신부는 현장에서
    ▲ 3·24평화촛불추진위원회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미군사훈련과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는 약 50여명이 모였다. 문규현 신부는 현장에서 "평화도 우리의 손으로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DB
    3·24 평화촛불추진위원회가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韓美)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3·24 평화촛불추진위원회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AWC 한국위원회',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 협의회' 등 50여개 좌파 성향 시민단체가 연합해 구성됐다. 

    이들은 "한·미 군사훈련이 25일 이후 재개될 경우 한반도가 전쟁위기에 휩싸일 우려가 있다"며 조건 없는 북·미 대화, 한·미 훈련 중단, 평화협정 실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약 50여명 남짓한 인원이 모였다. 회견은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사무총장인 진광수 문수산성교회 목사가 진행했다.

    진 목사는 "남·북 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다.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해빙무드를 타고 있지만 이 분위기는 아직 낙관할 수 없는 변수가 많은 불안한 평화다. 항구적 평화를 위해 시민이 모여 3·24 평화촛불을 준비했다. 또한 남·북 평화를 당국자들에게만 맡겨둘 게 아니라 시민들이 스스로 나서야 한다는 마음에 평화촛불을 준비했다"고 했다.

    위원회는 보도자료에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우리 특사단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달한 메시지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고 향후 어떠한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는 남·북, 북·미 간 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주동적 조치이니 이에 상응해 한·미 당국은 대북 제재와 압박을 풀고, 한·미 연합연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사로 나온 문규현 신부(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는 "민족이 하나되고 통일이 되길 기도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체결을 동시에 실천하고, 북·미 수교 등 북측이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또 "남·북, 북·미 간 협의가 평화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문규현 신부는 "우리는 촛불로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렸 듯,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나가고 힘차게 새로 나아가야 한다. 평화도 우리의 손으로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세계의 평화와 희망을 이루고자 한다. 희망의 촛불에 여러분들을 초대한다. 우리는 남·북 당국의 합의를 확고하고,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을 촉구하는 평화통일의 촛불이 되자. 촛불이 통일이고 평화이며 희망이다"라고 주장했다.

    변희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세상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북한의 위협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우리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 3월 6일 남·북이 개최한 합의와 북·미 정상회담 합의는 기대 이상의 것이다. 19만 공공운수 노조원들은  3월 6일 남과 북이 개최한 회의 합의안에 대해 환영한다"고 했다. 

    그는 "남·북 관계가 잘 돼가고 있으나 정부에만 맡길 수는 없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의) 실절적 성과를 위해서라면 한·북·미 모두에게 조건없는 대화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70년 이상 지속된 전쟁위기가 해소되야 한다. 한·미동맹과 무기수입을 하는데에 쓰는 막대한 세금을 비정규직과 좋은 일자리 창출, 공공서비스, 국민 안전에 써야 한다. 공공운수노조는 3월 24일 평화통일투쟁위에 참가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결을 요구하며  다른 노조와 반전평화통일단체들과 함께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명은 원불교 교무(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세상이 많이 변했고 대한민국이 동북아시아 평화를 넘어 세계 인류의 평화를 인도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 마음과 대한민국 안에는 해결해야 할 적폐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정의·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의 손길을 우리가 다시 세상을 향해 손을 맞잡을 시간이 된 것 같다"며 "3월 24일 광화문 광장에서 세상의 평화를 이야기하고 희망이 돼 달라"고 했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최인엽 수녀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과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3·6 남·북 합의, 그리고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됐다. 이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대문이 활짝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6·15남북공동선언과 10·4남북공동선언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남·북간 화해화 협력, 평화와 상생의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한·미 연합연습을 비롯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북·미 간 협상에서 성실한 중재자이며 조정자 역할을 해 한반도 대결구도를 청산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서윤씨는 "촛불로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렸고 우리가 민주주의를 세웠다. 국회와 헌법재판소도 국민의 명령에 따른 만큼, 평화도 이 땅의 주인인 우리의 손으로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한다. 3월 24일 광화문으로 모여 평화의 촛불을 듭시다"라고 했다.

    좌파 세력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국내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입에 올렸다고 해서 당장 한·미 군사훈련을 중지하라는 요구는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북한의 비핵화는 실천될 때까지 믿을 수 없다. 북한과의 모든 합의는 이행하고 실천될 때 유력하다. 7·4남북공동성명, 6·15남북공동선언, 10·4남북공동선언을 보더라도 북한은 늘 약속을 어겨왔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세력이) 북한의 비핵화를 외치며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하는 등 중립을 지키는 것 같지만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대남(對南) 선동요소와 하나도 다를 것 없다"고 지적했다.

    유동열 원장은 "진짜 평화를 원한다면 북한에게 비핵화에 대한 실천 의지를 요구해야 한다. 이들이 촛불을 든 진짜 양심세력이라면 국가보안법에 의한 인권탄압을 논할 게 아니다. 북한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들은 한반도 북방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인권 없는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안보전문가는 "북한은 비핵화를 하지도 않았고, 하려는 의지도 없다. 비핵화 없는 평화는 있을 수 없다. 김정은은 한·미간 훈련을 이해한다, 그대로 하라고 했잖느냐? 그런 내용은 쏙 빼놓고 기자회견을 하는 건 중립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