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자랑 ‘신형 핵무기들’ 위력, 어느 정도일까?

극초음속 순항미사일·핵탄두 장착 드론 어뢰·자체기동 핵탄두 장착 ICBM 등 공개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11 13:39:20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월 1일 연설에서 공개한 전략 핵무기 가운데 하나인 RS-28 사르맛. ⓒ큐오라 닷컴 질의응답 게시판 캡쳐.

지난 3월 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로운 핵무기 전력을 공개하면서 “더 이상 러시아를 무시하지 말라”고 선포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연설과 설명이 3월 18일 선거를 앞두고 인기를 끌려는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경고는 조금씩 잊혀 가지만 그가 소개한 러시아의 신형 핵무기들은 갈수록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나 북한, 이란이 큰 관심을 보이는 무기들이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소개한 신형 핵무기에는 “그 어떤 요격 시스템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써르맛’,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아방가르드’, 개발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는 소형 원자로를 추진체로 사용하는 핵탄두 장착 수중 드론과 핵추진 순항 미사일이 있었다.  

요격 불가능하다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RS-28 사르맛(Sarmat)


푸틴 대통령이 자랑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사르맛(Sarmat)’은 사실 예전부터 개발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무기다. 푸틴은 이 ICBM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르맛’의 제식 명칭은 RS-28(러시아 표기로 РС-28 Сармат)은 구체적인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사 총중량이 200톤이 넘는 초대형 ICBM이다.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는 RS-28 사르맛에 ‘SS-X-30 사탄’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지금까지 해외 군사전문매체와 러시아 매체들이 보도한 데 따르면, RS-28 사르맛은 2009년 기존의 초대형 ICBM인 ‘SS-18 사탄’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한다. PDU-99와 같은 액체 연료 로켓 추진체를 사용하며 탄두부에는 최대 15개의 일반 핵탄두나 미사일 방어체계를 교란할 때 쓰는 24개의 활공식 초고음속 탄두 24개를 탑재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 핵탄두의 경우 350kt(TNT 35만 톤의 폭발력)짜리 수소폭탄 탄두면 15개, ‘메가톤 급 핵탄두’는 10개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각각의 핵탄두는 MIRV(다중 독립형 목표공격 재돌입체)로 기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군사전문가들 일부는 RS-28 사르맛이 남극에서부터 북미대륙을 종단해 북극까지 완전하게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 미사일 탄두부가 ‘부분궤도폭격탄두체계(FOBS)’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한다.

2014년 2월 외신들은 러시아 군 관계자를 인용해 “RS-28는 2021년이나 돼서야 지상 사일로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푸틴 대통령이 2018년 3월 “개발 완료 단계”라고 밝히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군사전문가들은 꽤나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러시아 군이 2016년 10월에서야 처음 공개한 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전략군의 세르게이 카라카예프 중장은 RS-28 사르맛이 제13로켓사단 31연대와 제62로켓사단 33연대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 러시아가 양산을 시작한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RS-26 아방가르드. 사실상 ICBM이나 다름 없다. ⓒ폴라이트 러시아 유튜브 채널 캡쳐.

마하 20 이상으로 목표 돌진하는 순항미사일 ‘아방가르드(Avangard)’와 ‘단검’


푸틴 대통령이 자랑한 신형 전략 무기 가운데는 마하 20(초속 6.5km)으로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순항미사일도 있다.

러시아 측은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이 붙은 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 미국의 MD 체계를 완벽하게 회피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국에도 배치된 ‘사드(THAAD, 전역 고고도 방어체계)’의 요격 속도가 마하 7~8이고, 이지스 함에 장착한 SM-3이 마하 8인데 이보다 2배 이상 빠르게 날아가며 회피 기동을 하는 순항미사일을 요격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방가르드’의 제식 명칭은 RS-26(러시아어 РС-26 Рубеж)으로 서방에서는 SS-X-31 또는 SS-X29B로 알려져 있다. ‘아방가르드(Авангард)’는 개발 프로젝트 명이라고 한다. 추진체는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한다.

‘아방가르드’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라면서 탄두부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한다. 각각의 탄두는 MIRV 또는 MARV(다중 기동형 재돌입체) 탄두 형태로 요격 미사일로부터의 생존율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RS-26 아방가르드는 2012년 3월 25일 시험 발사 당시 5,800km 떨어진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했다고 한다. 이후 2012년 10월 24일, 2013년 6월 6일 시험 발사도 성공했다고 한다.

NATO를 비롯한 서방 진영은 러시아의 RS-26 아방가르드가 5,500km 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에 적용되는 ‘중거리 핵무기 제한협정(INF)’을 회피하기 위한 무기로 보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순항미사일’이라면서 여러 개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웬만한 탄도미사일보다 더 먼 5,800km를 날아가는 무기여서 그 구분이 애매하다.

NATO 회원국은 러시아가 새로 내놓은 전략무기 가운데 이 RS-26 아방가르드를 가장 위협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발사해도 서유럽 전역을 공격할 수 있고 비행 속도 또한 최대 마하 20에 육박하는 탓에 현재 갖춰 놓은 요격 체계로는 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방가르드’와 같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지만 크기가 좀 작고 미군의 ‘토마호크’처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기도 나왔다. ‘Kinjal(대검)’이라는 공중발사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공군이 방공용으로 사용하는 요격기 MIG-31에 장착할 수 있다고 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우주항공군 중장은 “새로운 순항 미사일은 2,000km 이상의 사거리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밀한 타격이 가능한 극초음속 유도 미사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수로비킨 중장이 밝힌 내용 가운데는 타격 목표 인근에 도달한 뒤에는 마하 8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재가속하게 돼 있으며 기상이나 기온에 무관하게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러시아 언론과 해외 군사전문매체에 따르면, 러시아는 ‘아방가르드’와 ‘단검’을 2017년 12월 1일부터 실전배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 2015년 9월에 처음 공개된 러시아의 핵추진 수중드론 '스테이터스-6'의 설명 그림. ⓒ러시아 프라우다 유튜브 채널 캡쳐.

2015년부터 논란이 된 핵추진 핵탄두 장착 수중 드론 ‘스테이터스-6’


푸틴 대통령이 밝힌 신형 전략 무기 가운데 그 실체를 의심받았던 무기가 ‘스테이터스-6(Status-6)’라는 핵추진 수중 드론이다. 공식 명칭은 ‘다목적 대양 시스템(Ocean Multipurpose System)’이지만 원자로를 추진 동력으로 사용하며 핵탄두를 장착한 어뢰다.

‘스테이터스-6’은 2015년 9월 美국방정보국 관계자를 통해 언론에 처음 알려졌다. 이후 美중앙정보국(CIA)이 ‘캐넌(Kanyon, 협곡)’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는데 관련 설명이 황당무계해 ‘거짓’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전략무기 공개 이후 러시아 국영 TV의 보도로 ‘사실’임이 확인됐다.

러시아 언론이 보도한 데 따르면, ‘스테이터스-6’는 소형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해 수십 년 동안 바다 속에 작전할 수 있으며, 100메가톤 급 ‘코발트 핵탄두’를 장착하고 적의 항만 또는 대도시 인근에 침투해 자폭하게 돼 있다고 한다. 쉽게 표현해 ‘핵추진 대륙간 핵어뢰’라는 뜻이다. 참고로 세계적으로 ‘인류 사상 최대 폭탄’으로 알려진 ‘짜르’ 폭탄이 50메가톤이었다. 성능과 크기, 폭발력 규모가 상상 이상이다 보니 ‘최후의 억지력’으로 간주된다.

美안보매체 ‘프리 비컨’에 따르면, 러시아 군은 2016년 11월 27일 북극해 인근에서 ‘스테이터스-6’의 시험을 처음 실시했다고 한다, 러시아 매체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스테이터스-6’의 핵탄두가 ‘코발트 폭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핵폭탄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이 가운데 ‘코발트 폭탄’은 핵융합 폭탄 주변에 코발트 60을 씌워 치명적인 수준의 방사능 물질이 오랜 기간 동안 피폭 지역에 머물도록 하는 폭탄이다. 때문에 공격 지점 주변은 몇 년 이상 생물이 살 수 없게 된다.

‘스테이터스-6’는 핵추진 어뢰인데다 핵탄두 또한 강력하다 보니 크기가 워낙 커서 ‘오스카’ 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2발 또는 4발을 외부에 장착해 운반한다고 알려져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길이는 24미터, 폭은 1.6미터라고 한다. 핵탄두는 길이 4미터, 직경 1.5미터라고.

일설에 따르면 ‘스테이터스-6’는 수중 최고속이 100노트(185.2km/h)에 달하며, 평소에는 54노트(100km/h)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사거리는 1만 km이며 최대 잠항 심도는 1,000미터라고 한다. 수중 항행을 할 때는 음파 탐지기(소나)에 잡히지 않도록 음향흡수소재를 외피에 둘렀다고 한다.

해외 군사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스테이터스-6’가 폭발하면 적 항구 또는 해변에는 500미터 높이의 쓰나미가 일어난다고 한다. 123층짜리 잠실 롯데타워의 높이가 555미터이니 어느 정도 높이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이런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은 몇 년 동안 방사능에 오염된다. 결국 적은 동맹국의 지원을 못 받게 된다.

▲ 2017년 5월 31일 ICBM 요격 시험 차 발사한 GBI 미사일. ⓒ美글로벌시큐리티 관련화면 캡쳐.

실제 개발했는지 의심스러운 핵추진 순항 미사일


푸틴 대통령이 밝힌 전략 무기 가운데 핵추진 순항미사일은 사실 여부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드미트리 사포노프 前러시아 군 분석관은 현지 언론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내용을 밝혔다고 한다.

그는 “러시아가 개발 중인 신형 순항미사일 X-101은 잘 알려진 미국의 토마호크와 같은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새로 개발 중인 장비 가운데는 소형의 핵추진체도 포함돼 있는데 신형 항공무기에 다양하게 사용될 예정으로, 이를 사용한 무기는 5,000km 밖의 목표를 타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러시아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이 밝힌 ‘핵추진 순항미사일’이 저공을 초음속으로 비행하며 적의 방공망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또한 핵추진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행  시간이나 항속거리의 제한도 줄어들 것이고, 적의 요격망을 피해 언제 어디서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전략무기를 공개한 뒤 “러시아는 이제 전인미답의 세계에 도달했다”면서 “이제부터 세계는 러시아의 핵전력이 사실임을 받아들이고, 러시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이 공개한 신형 핵무기의 성능이 공개된 것과 일치한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국가는 미국뿐이다. 미국마저도 러시아가 보유한 RS-28 사르맛, RS-26 아방가르드 등의 숫자가 두 자리 수일 때에만 겨우 방어가 가능하다. 미국의 MD 체계에서 이를 막을 수 있는 무기는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배치한 ‘지상기반요격(GBI)’ 미사일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상기반요격’ 미사일은 길이 16.62미터, 직경 1.28미터, 발사 총중량 21.6톤의 3단 로켓을 사용한 요격 체계로 ICBM급 요격미사일이다. 덕분에 대기권 밖에서 적 탄도미사일을 마하 20의 속도로 요격할 수 있다.

문제는 이 GBI 미사일이 워낙에 비싸 미국 또한 44기밖에 없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GBI 미사일 1기 가격은 7,500만 달러(한화 약 803억 원) 이상이다. 때문에 트럼프 정부는 2018 회계연도부터 GBI 미사일의 생산과 배치 예산을 늘리고 있지만 진척은 느리기만 하다.

만약 러시아가 신형 핵무기의 생산과 배치를 서두른다면 미국은 다시 한 번 러시아와 ‘냉전’을 벌일 각오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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