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김정은과 트럼프가 동급? 그건 북한 띄우던 언론 주장”
  • ▲ 지난 9일 새라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 지난 9일 새라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비핵화를 먼저 하지 않으면 김정은과의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美백악관 유튜브 채널 캡쳐.
    지난 8일(현지시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美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은이 비핵화에 대한 회담을 갖자고 미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의용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도 ‘5월 전에 만나자’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한국 언론과 ‘反트럼프 보도’에 앞장서던 美일부 언론들은 “김정은과 트럼프가 5월 이내에 만날 것”이라며 “트럼프가 평양을 방문할 것 같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美백악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 김정은과 만나는 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0일 “북한이 먼저 약속한 것대로 (비핵화의) 확실한 행동이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美백악관의 공식 입장을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새라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은 분명 한국을 통해 비핵화와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한다는 약속을 전했으며, 미국은 북한에게 어떤 양보나 약속도 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이 먼저 무언가 약속을 했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밝혔다고 한다.

    새라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또한 “미국은 최대의 대북압박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며 북한이 확실하고 검증가능한 수준의 비핵화를 행동으로 보이기 전에는 북한과의 관계가 진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김정은을 신뢰할 수 있는 협상 상대로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새라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지금 김정은과 협상하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북한이 먼저 약속한 대로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한다는 전제 위에 북한의 초청을 받아들인 단계”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내놓은 것이 북한 비핵화인지 아니면 비핵화를 위한 美-北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새라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 하겠다는 메시지를 밝힌 것은 한국 대표단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못 박은 뒤 “미국 대북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항상 비핵화였다. 북한이 그들 말대로 확실히 비핵화 조치를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 ▲ 9일(현지시간) 美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한 언론 가운데 일부는
    ▲ 9일(현지시간) 美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한 언론 가운데 일부는 "김정은 측 사람들을 띄우면서 美정부 관계자와 비교한 건 언론 아니냐"는 지적을 들어야 했다. ⓒ美백악관 유튜브 채널 캡쳐.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써 오토 웜비어의 살인에 책임이 있는 김정은과 한 자리에 서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에 대해 샌더스 대변인은 “무슨 소리냐? 그동안 북한 정권 관계자들을 그렇게 찬양한 것은 美백악관이 아니라 언론”이었다고 반박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美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면서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북한 김정은 정권 인사들을 치켜세우며 그들을 트럼프 정부 관계자와 비교하며 미국을 비판했던 것은 언론”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이 오랜만에 북한 문제에서 유리한 입장을 갖게 됐다”면서 “최대의 압박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한 것은 북한이며, 이번에 그들이 제안한 내용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美백악관의 정례 브리핑 내용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 문제에서 ‘운전대’를 잡아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을 이끌고 있다는 일부 한국과 중국, 미국 언론들의 보도 내용이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상상과 추측’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트럼프 美대통령이 곧 평양에 갈 것”이라거나 “미국과 북한이 관계 정상화를 위한 단계에 들어섰다”는 주장, “트럼프 美대통령이 한국이 가져간 메시지를 신속하게 수락했다”며 “미국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전략에 수긍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던 언론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한국 대표단의 발표였다”는 美백악관의 발표는 북한이 공개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美-北 대화 자체가 열리지 않는 것은 물론 북한 문제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문재인 정부가 져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