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남한 운동권'에 밀리는 대한민국

트럼프, 김정은 아직은 탐색단계...‘북핵 폐기’ 美 정책기조는 여전히 유효

류근일 칼럼 | 최종편집 2018.03.11 14:18:17


김정은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우리 대북 특사들에게 피력했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였다.

필자는 이와 관련해 탈북 외교관 고영환 씨와 북한문제 전문가 손광주 씨의 의견을 물었다.

그 분들의 관점은 주관적 낙관론에도, 성급한 비관론에도 기울지 않은 담담한 객관적 분석이었다.

필자는 그분들보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해왔다.

주관적 낙관론이란, 트럼프의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해 줄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확고하고도 단정적으로 믿어 의심치 않은 그간의 우파 일각의 낙관론을 말한다.

반면에 성급한 비관론이란, 트럼프의 미국이든 누구의 미국이든, 미국이 김정은과 결국은 반(半)타작 타협을 할 것이란 불안한 전망을 말한다.

김정은이 핵 동결을 하고 ICBM 개발을 중단하면 미국이 미-북 평화협정을 체결해주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한반도를 중국 영향권에 내줄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예컨대 그런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시점에서 이상의 낙관론과 비관론은 이렇게 종합적으로 교정될 수도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한 것은 나중에야 어찌 되든 일단 한 번 만나서 각자의 말을 들어보고 물어보고 확인하해보자는 것라고 할 수 있다고.

이런 관점을 취한다면 북한 핵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는 트럼프의 전제조건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이 이에 대해 끝내 부정적이면 트럼프는 다시 대화론에서 강경론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본다면 트럼프든 김정은이든 아직은 둘 다 탐색 단계에 머물러 있지, 결론을 낸 상태는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결론이 어찌 날지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비관적으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김정은은 어쨌든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남한의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변혁운동권’은 남한정치의 헤게모니를 계속 쥐게 되었다.

이건 정상회담 발표 후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60%대에서 다시 70%로 올라간 것에 단적으로 드러났다. 이 추세라면 오는 지방선거에서 여권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기도 한다.

우파 정파는 계속 뒤로 처지는 형국이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는 그래서 북한의 주체사상 집단과 남한의 ‘NL(민족해방) 변혁 운동권’의 합작 세(勢)가 한반도 정치의 대세로 계속 이어질 기세다.

1948년에 세워진 대한민국은 바람 앞 등잔불처럼 위태로워질 수 있다. 2(평양+남한 좌파) 대 1(남한 우파)이기 때문이다.

1948년에 대한민국이 세워질 무렵에도 남한의 좌우합작 파들은 평양에 우~ 몰려가 대한민국 수립에 반대하면서, 남북협상이란 것을 해보려고 했다가 아무 것도 건진 것 없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공작에 실컷 이용만 당하고 끝났다.

그 때 이승만 박사 같은 걸출한 리더가 없었더라면 ‘평양+남한 합작파’의 대세 만들기에 좀처럼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이승만 박사의 그런 강인한 리더십은 6. 25 남침 때까지 이어져 한-미 동맹을 이끌어내고야 말았다.

한-미 동맹은 그 후 오늘날까지 대한민국 안보의 초석 노릇을 해왔다.

그 한-미 동맹이 이제, 있으나 마니 한 것으로 퇴색하고 있다.

국방장관이란 사람이 “한-미 훈련 때 미군의 전략자산이 안 와도 된다”고 할 정도면 말 다 하지 않았나?

미국 역시 그런 한국에 정나미가 떨어졌을 것이다.

미국 아니라 그 어떤 나라든 이런 한국을 왜 친구로 여기겠는가?

더군다나 지금은 ‘평양+남한 합작파’를 이길 만한 제2의 이승만 리더십도 없다.

그 어떤 기적이 아니고서는 ‘1948년의 대한민국’의 쇠퇴 추세는 돌이키기 힘들게 생겼다.

기적? 기적은 정성(精誠)과 절실함에게 주어지는 하늘의 선물이다.

지금의 한국 민심엔 그런 정성과 절실함조차 보이지 않는다.

리더도 없고 민심도 한 눈 팔고-그럼 가는 거지 뭐.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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