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신아시아연구소 춘계세미나, 北 전문가 대거 참석 "북한의 核 전력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사단법인 신아시아연구소 주최로 '북한의 오늘: 정치, 경제, 군사' 세미나가 열렸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사단법인 신아시아연구소 주최로 '북한의 오늘: 정치, 경제, 군사' 세미나가 열렸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북핵(北核) 개발은 우리 추측보다 상당한 수준이다. 김정은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사단법인 신아시아연구소' 주최로 2018년 춘계세미나가 개최됐다. 세미나의 주제는 <북한의 오늘: 정치, 경제, 군사>였다.

    행사에는 이상우 신아시아연구소 소장,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김영수 서강대 교수, 김규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 한철수 한미우호협회 회장, 조건식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등 사회 각계 저명인사들이 참석했다.

    이상우 소장은 개회 인사에서 "북한 정치를 30년간 강의하며 북한을 바로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북한을 알리려고 교과서도 썼다"며 "남북 정상회담이 곧 진행되는데 정부 발표를 들으며 북한 문제가 온 나라를 뒤엎을 일을 가져올까봐 걱정을 하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통일 열망이 높아도 무지에 기초한 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세미나는 북한을 지켜바 온 전문가들을 모시고 정치 경제 군사 내에서 북한이 왜 특이한 나라인가를 밝혀보기 위해 기획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는 '정치, 경제, 군사' 세 분야로 나뉘어 진행됐다.

  • ▲ 김영수 서강대 교수.ⓒ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영수 서강대 교수.ⓒ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북한은 비인가 광역지자체, 국가로 인정해선 안돼"

    첫 발제자로 나선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김정은 통치의 현황과 딜레마'라는 주제로 발표하기 전, 최근 방북한 대북특사단이 보인 태도와 이를 보도하는 한국 언론의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백두혈통이라는 것은 북한의 주장인데 이걸 왜 우리 언론이 써줘야 하느냐. 최근 70세의 정의용 실장, 국정원 2차장이 만 34세의 김정은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고 '이게 과연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지난 5일 북한을 방문한 대북특사단 5명은 김정은과 만난 자리에서 '기립보고' 등 지나친 저자세를 취해 여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국가가 아닌 비인가 광역지자체"고 강조했다. 북한을 특수 관계에 있는 임시 상대로 봐야지, 국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서독이 동독 8개주를 편입한 사례를 예시로 든 그는 "되도록 공식 문건에서도 북한을 국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수 교수는 "결코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혈통에 대한 정통성이 부족한 김정은이 단기간에 수령급으로 올라설 수 있는 방법은 핵으로 인한 자신만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길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북한 사회에서는 '1994년 사망할 당시까지도, 김일성은 김정은의 존재를 몰랐다'는 일화가 기정사실로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대북 특사단이 발표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완전히 뒤엎는 분석이다. 실제 북한 노동신문은 7일 "핵으로 시비걸지 말라"는 내용을 보도했는데 우리 정부는 그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북한 체제 역시 출산율 저하로 인해 10년 이후에는 120만이 넘는 정규군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북한 사회 내부 시장 확대와 휴대폰 사용자 급증 등으로 인해 체제 자체가 변모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대북 확성기 방송 등이 북한 체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방송으로 바뀐 것이 현 주소"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감히 북한이 우리를 넘볼 수 없도록 우리의 자주 국방 능력을 훼손시켜선 안되며 언론과 국방 차원에서의 대응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 ▲ 김규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규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북한 붕괴 가능성...지도층이 부가가치 도둑질

    '북한의 경제 현황 분석'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규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생존을 위한 시장화가 자생적으로 진전됐다"며 달라지고 있는 북한 내부 상황을 전했다.

    김 위원은 "현재 북한은 시장의 확산을 암묵적으로 용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경제를 도입하지 않을 시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 관계로, 북한 지도층은 시장경제로 인한 부가가치를 정권 유지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김정은 정권의 북한 경제는 핵무기 개발을 통한 재래식 무기 유지 비용 절감과 시장확산 추세를 활용한 재정 조달로 인해 김정일 시기보다는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북한 경제는 발전도 안 되는데 붕괴 역시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 이유를 "북한 지도층이 도둑질해서 먹고 살며 정권을 유지하고 있기에 가능하며, 이제껏 북한 경제가 붕괴하지 않은 것은 중국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최근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은 대량학살무기 통제에서 일반 경제에 대한 타격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중국이 과거와 달리 유엔 안보리 차원 제재 조치에 따르면서,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북한 무역 축소는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했다.

    김규륜 위원은 "하지만 정확하게 북한 경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데이터나 통계가 없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접근하기가 어려우며, 이 통계 수치 역시 맞는가 하는 의문 역시 있다"고 어려움을 표하기도 했다.

  • ▲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북한 군사적 위협 실태...우리 추측보다 북핵 전력은 강화되고 있어

    마지막 '북한 군사적 위협 실태- 북 핵미사일 위협 중심으로' 발제에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는 "정말 정확히 알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가 북한의 군사 분야이지만, 우리의 추측보다 북한의 핵 전력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용원 기자는 "이제껏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했는데 가장 최근 작년 9월 규모 6.3 15만t 이상의 위력을 갖는 실험을 강행했다"며 "우리 정부의 추측과 다르게 미중 전문가 등은 플루토늄탄, 고농축 우라늄탄 등 합쳐 북한이 총 10~20개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관측을 내놨다"고 했다.

    아울러 "이뿐 아니라 신형 300mm 대구경 방사포, 정사정포 등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 강화 실태를 보여주는데, 현 추세라면 2020년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은 최대 50개 안팎이 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 기자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지난해 3월 신형 미사일 엔진개발 실험에 성공하자 해당 과학자를 업어주며 치켜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정도로 열성적인 관심을 갖고 핵미사일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비대칭 전력 강화 실태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사례로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쏘아올린 신형 ICBM '화성 15형'을 꼽았다. 화성 15형은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사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 도달하며 사거리 1만3,000km, 미국 전역 타격이 가능한 위협적인 ICBM으로 알려져있다.

    유 기자는 "미사일 기술이 가장 앞선 미국과 러시아도 몇 번씩 쏘아야 되는 ICBM을, 연달아 한번만에 성공하는 북한을 본 미국 전문가들은 경악했다"며 "이는 세계 무기 개발사에서 찾기 힘든 사례"라고 강조했다.

    해당 부분과 관련해 유용원 기자는 '러시아-북한 커넥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러시아 미사일 설계도면이 넘어간 것은 물론 사람조차도 참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게 아니라면 북한 ICBM 발사 성공은 논리적으로 설명이 힘들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군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역시 러시아 커넥션을 확인시켜주는 증거 중 하나라고 했다.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러시아 SS-26 이스칸더르와 외형 등이 유사하다. 이는 일반 탄도미사일보다 고도가 낮아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행거리로는 경북 성주 사드 기지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용원 기자는 "북한의 미사일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그간은 북한 미사일이 정확도도 떨어지고 기술이 낙후됐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는데, 지금 북한 미사일 개발 수준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