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때만 못해'… 허술한 남북합의에 영수회담 '설전'

홍준표·유승민, 文대통령 만나 지적 "2005년 9·19 합의문보다 후퇴… '先주한미군 철수 後핵폐기 조항 달고온 듯"

강유화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07 22:05:00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여야 영수회담이 열린 청와대 인왕실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보여주기식 만남'은 없었다. 작심하고 들어간 보수야당 대표들이 청와대 여야 영수회담에서 이번 대북특사단의 이른바 '성과'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날카로운 공세를 퍼부었다.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영수회담에서 보수야당 대표들은 대북특사단이 가져온 남북합의문에 대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지난 노무현정권 때의 9·19 합의와 비교하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와는 여건이 다르다며 적극 반박했다.  

7일 영수회담의 주요 주제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사전에 공언한대로 안보 문제, 그 중에서도 대북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국한됐다. 야당 대표들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듣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이날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2005년 9·19 합의만 해도 핵폐기 로드맵이 있었는데, 이번 합의문은 북한이 불러주는 대로 써온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준표 대표는 또 "합의문을 보면 북한은 체제 보장이나 군사위협이 없을 때 비핵화를 한다는 것인데,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논리 아닌가"라며 "이번 합의문은 9·19 합의보다 못한, 어떠한 핵폐기 로드맵도 없는 실패한 합의"라고 혹평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사실상 우리가 어떠한 선결 조건을 완성해야만 북한이 비핵화를 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특히 합의사항 중 북한이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명시한 이면에는 '선(先) 주한미군 철수, 후(後) 비핵화'가 들어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영수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의 합의문을 한 번 보라, 얼마나 자세하게 북핵 폐기의 로드맵을 정해놨는가"라며 "북한은 그것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상기시켰다.

나아가 "대북 제재를 이완시키고 북핵 완성에 시간벌기용 남북정상회담이 될까 정말로 걱정스럽다"며 "나중에 그렇게 밝혀진다면, 이 정권은 5000만 국민에게 재앙을 안겨주는 정권이 될 것이니 유의해주길 바란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또한 홍준표 대표의 평가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승민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 시 반드시 비핵화가 의제가 돼야 한다"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미와 우리의 의미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미 협상을 통해 비핵화 로드맵을 잘 만들고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보수야당 대표들이 13년 전에 있었던 9·19 합의보다 되레 후퇴한 것이 아니냐고 맹공을 펼치자, 문재인 대통령도 발끈해서 적극 반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9·19 합의보다 후퇴했다는 말은 내 기억으로는 (홍준표·유승민) 두 분 대표가 다 하셨던 것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9·19 합의 때와는 기본 구도가 다른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유엔안보리의 결의와 미국의 추가제재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대한민국이 임의로 풀 수가 없는 노릇"이라며 "남북 간의 대화가 있다는 것만으로 국제적인 제재와 압박이 이완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튼튼한 국제제재가 있는 가운데 남북대화가 있는 것이고, (남북대화와 미북대화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고 이에 따른 국제적인 승인이 있어야 (비로소 제재가) 풀리는 것"이라며 "이것이 과거 9·19 합의와는 기본구도가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9·19 합의보다 이번 합의가 뒷걸음질을 쳤다는 질타에 대해 "9·19 공동성명과 6자회담의 사례를 참고로 해서 현실적인 로드맵을 충분히 검증하고 미국과 집중적으로 논의해서 앞으로 로드맵을 다듬어가야 한다"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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