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친선 축구 내용 담고 있는 '서울의 축구', 7일 서울역사편찬원이 발간 "2019년 서울시 전국체전에 평양 참가시키겠다"던 朴 시장 공언 현실화 될까
  • 1935년 4월 13일 경평전(경성 대 평양) 선수 사진. 
ⓒ서울시 제공
    ▲ 1935년 4월 13일 경평전(경성 대 평양) 선수 사진. ⓒ서울시 제공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의도를 놓고 정치권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의 노골적인 '평양 사랑'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울시 산하 서울역사편찬원은 1987년 개항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축구 역사를 소개하는 <서울의 축구>라는 저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스포츠 평론가로 알려진 정윤수 성공회대 교수가 저술한 해당 저서는 ▲서울, 축구의 기원 ▲일제강점기 서울의 축구문화 ▲서울의 학원축구 ▲서울의 실업축구 ▲서울의 프로축구 ▲서울 축구, 그 장소성의 의미들 등 총 6장으로 구성돼있으며, 참고 사진이 함께 수록돼 있다. 현재 서울 시민청에서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19세기 말 축구 문화와 경성~평양 사이 라이벌전인 '경평전'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경평축구는 일제 강점기인 1929년부터 경성축구단과 평양축구단이 서로 장소를 바꿔가며 가진 친선 축구 시합이다. 남북분단으로 1946년 제7회 경기를 끝으로 중단됐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남북 태권도 합동 시범 공연'에 참석해 북한 시범단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뉴데일리(=공동취재단)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남북 태권도 합동 시범 공연'에 참석해 북한 시범단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뉴데일리(=공동취재단)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지속적으로 경평축구를 언급하며 이를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해왔다는 사실이다.

    박 시장은 최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방한 당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측 특별공연을 본 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에게 경평축구 부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시청에서 남북태권도 공동대회를 개최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해당 저서 발간이 '2019년 서울시 100회 전국체전'에 평양 선수단을 초대하기 위한 포석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 시장은 지난 2012년부터 "남북 교류 차원에서 경평축구 재개를 제안한다"며 '경평 축구 부활'을 추진해 왔다. 아울러 2019년 서울시 개최 100회 전국체전에 평양시를 초청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3선 포부를 밝힘과 동시에 "가능하다면 평양과 서울에서 동시 전국체전이 개최되도록 우리가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의 대북 친선 정책 구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공식 석상에서 지속적으로 '평양 자매결연' 등의 희망사항을 내비쳐왔다.

    지난해 6월 25일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경평축구 재개를 비롯한 서울-평앙의 교류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평양살림 심포지엄' 및 '북한영화제'를 기획해 평양의 생활상을 서울시민에게 알리는 전시회를 열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오토 웜비어 사망, 흥진호 사건 등 여론 악화에도 불구하고 끝내 해당 전시회를 개최한 박 시장은 "평양 인민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정권도 바뀌었으니 남북교류가 활짝 열려 이 같은 일들이 현실이 되도록 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현재 정부의 친북(親北) 정책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의 '경평전' 홍보까지 덮치자 누리꾼들은 "느슨한 유화책만 펴다가 북한 핵무기 완성 시간을 벌어주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inch****는 "이산가족 만나고, 개성공단하고, 금강산관광하고, 경평축구하고, 인도주의적인 지원받다가 북한핵은 정교하게 완성되고..."라고 꼬집었다.

    이어 "남한의 이용가치가 끝났으니 DMZ에서 총격전 벌여 경색국면 조장하고, 핵으로 남한 깔아 뭉개겠다고 협박하고, 인천 앞바다 NLL 무단 침입하면서 남침해 적화통일시키면 된다는 것이 북한 김정은의 전략"이라며 반감을 나타냈다.

    한 시민사회 관계자 역시 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수십조원의 국민 세금으로 개최한 올림픽을 북한 선전장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아직 가시지 않은 마당에, 정부는 평양 특사를 파견하고 지자체는 앞장서 평양 러브콜을 보내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역사편찬원은 1949년 설치된 '서울특별시 시사편찬위원회'의 행정 및 연구 기능을 계승해 2015년 새롭게 출범한 서울시 소속 기구다. 서울시 역사자료의 수집, 조사와 연구, 편찬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