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군사위 출석한 국가정보국·국방정보국 국장 “北 못 믿어” 이구동성
  • ▲ 지난 6일(현지시간) 美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댄 코츠 美국가정보장(DNI). ⓒ美국방부 VOD 캡쳐.
    ▲ 지난 6일(현지시간) 美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댄 코츠 美국가정보장(DNI). ⓒ美국방부 VOD 캡쳐.
    지난 6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특사가 귀환한 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한 뒤 한국 내에서는 ‘장미빛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특히 백악관과 정보기관 등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6일(현지시간) 美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댄 코츠 국가정보장(DNI)과 로버트 애슐리 국방정보국 국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7일 ‘미국의 소리’ 보도에 따르면, 이날 청문회에서 “김정은이 한국 정부의 특사단과 면담에서 비핵화 대화 의지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댄 코츠 美국가정보장은 “그동안 우리가 해 왔던 과거의 모든 노력은 실패했으며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만 제공했을 뿐”이라며 “이런 이유로 저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댄 코츠 美국가정보장은 또한 “김정은은 매우 계산적이며 예측불가능한 자”라며 “그가 핵무기 보유를 자신과 자신의 체제를 지키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없애겠다는 데 동의할 때까지는 그들과 ‘합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며 “최근 북한의 (유화적인) 움직임이 돌파구일 수도 있으나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댄 코트 美국가정보장과 함께 출석한 로버트 애슐리 美국방정보국(DIA) 국장 또한 북한의 비핵화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애슐리 美DIA 국장은 “저도 코츠 국장의 말에 동의한다”며 “북한 핵개발의 핵심은 외부 위협으로부터 내부 체제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애슐리 美DIA 국장은 또한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했다가 몰락한 리비아 카다피를 보면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 ▲ 로버트 애슐리 美국방정보국(DIA) 국장. 현역 美육군 중장이다. ⓒ美국방부 VOD 캡쳐.
    ▲ 로버트 애슐리 美국방정보국(DIA) 국장. 현역 美육군 중장이다. ⓒ美국방부 VOD 캡쳐.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애슐리 美DIA 국장은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추가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을 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고 한다.

    한편 이방카 트럼프 美백악관 고문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 한국을 향해 “북한의 실제 위협에 눈을 뜨라”고 외쳤다던 제임스 인호프 美상원의원 또한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의 주장을 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인호프 美상원의원은 “나는 두 국장과 조금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게 대화를 제안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인호프 美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정부가 8년 동안 펼친 대북유화정책을 걷어내고 김정은의 위협에 직설적으로 대응하자 한국에 전화를 걸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몇 가지 조건 아래 비핵화를 따르겠다고 나섰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행동이 긍정적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인호프 美상원의원의 말처럼 고개를 숙인 것인지 아니면 두 정보기관장의 지적처럼 ‘시간벌기’를 하려는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 북한의 행태로 미루어 보면 정보기관장들의 지적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