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 日외무장관 “김정은 어떤 발언했는지 한국에게 정보 요청할 예정”
  • ▲ 지난 5일 김정은과 면담하는 대북특사단.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5일 김정은과 면담하는 대북특사단.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들이 김정은과 만난 것에 대해 주변국은 제각각 다른 반응을 내놨다. 중국은 “환영한다”고 밝혔고, 미국은 국방부가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는 반응을, 일본은 “한국이 북한의 ‘미소작전’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는 경계론을 폈다.

    ‘연합뉴스’는 지난 5일 “중국 외교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이 北-美 대화로 이뤄지길 바란다며 적극 환영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겅솽 中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남북 양측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상호 접촉을 했고, 한반도 긴장 정세가 완화되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환영과 지지를 표하며, 한국의 대북특사단이 북한 측과 유관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우리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겅솽 中외교부 대변인은 또한 “우리는 한반도 주변국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가져온 대화를 이어가고 남북 접촉이 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각국 간의 대화로 확대되기를 바란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을 적극 지지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이나 국무부가 아닌 국방부에서 간략한 입장을 내놨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6일 “美국방부가 한국 대북특사단의 방북과 관련해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로버트 매닝 美국방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한국 정부의 대북특사 파견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면서 그 대화가 이뤄지는 것을 권장한다”며 “우리 임무는 한반도 방어를 위한 군사대비태세를 확실히 유지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고 한다.

    반면 일본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미소 전략’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우리는 대북특사가 가져온 북한 정보를 공유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日NHK는 6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한국 정부가 보낸 대북특사가 김정은과 만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김정은의 발언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미국, 한국과의 3자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측과 접촉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日NHK에 따르면, 고노 다로 日외무장관은 한국의 대북특사 파견과 관련해 “(김정은과 한국 대북특사 간의 면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한국 측으로부터 정보를 얻은 뒤 판단하고 싶다”면서 “북한의 ‘미소전략’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과정에서 전진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한다.

    日NHK는 “정부 내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북한 간의 대화 재개를 목표로 행동하는 것 때문에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대북특사와 관련해 중국, 미국, 일본의 반응은 각국의 전략과 시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과거 6자 회담이 있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는 중국은 ‘친중 성향’을 가진 한국 정부가 중국을 대신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움직여주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중국의 주장과 행동을 대리해서 보여줌으로써 서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을 보다 약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미국은 금주 중으로 한국의 대북특사단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전달한 뒤에 다음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언론들로부터는 많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무역과 안보 문제에서는 당초 선언한 대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이나 무역전쟁, 대북제재 등이 그렇다.

    일본은 미국의 최우선 안보과제가 된 북한 문제에 있어 보다 더 큰 역할을 맡고자 노력 중이다. 이런 노력의 토대가 되는 것은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 대응이다. 그런데 만약 한국이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자’나 ‘만남 주선자’를 자처하면서 북한 문제를 남의 일처럼 취급하게 되면 한미일 공조는 무너지게 되고, 일본의 대외 전략은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해진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한국이 미국과 북한 사이의 ‘만남 주선자’가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