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러시아의 北석탄 ‘경유지 세탁’ 문제 비판하며 ‘독자 제재’ 경고
  • ▲ 2014년 11월 29일 러시아산 석탄을 북한을 통해 한국으로 옮겨오는 '나진-하산 물류시범사업 1차 물량이 포항에 도착했을 때 사진. 러시아가 자국 석탄에 북한 석탄을 섞어 해외로 판매하는 것을 두고 美정부가 강력히 경고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4년 11월 29일 러시아산 석탄을 북한을 통해 한국으로 옮겨오는 '나진-하산 물류시범사업 1차 물량이 포항에 도착했을 때 사진. 러시아가 자국 석탄에 북한 석탄을 섞어 해외로 판매하는 것을 두고 美정부가 강력히 경고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산 석탄은 정해진 양 이외에는 거래를 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 선박과는 공해상 불법환적을 통해, 러시아와는 경유지를 이용한 ‘원산지 세탁’을 통해 제재를 피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이 러시아에 강력히 경고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6일 “美국무부는 러시아가 북한산 석탄의 ‘원산지 세탁’ 경유지로 이용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북한 정권을 돕는 주체에게는 독자적 행동도 불사하겠다’며 ‘러시아는 더 이상 변명하지 말고 행동에 나서라’고 강력히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애덤스 美국무부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 3일(현지시간) 유엔 대북제재 위원회 조사단 등을 인용해 “2017년 8월과 9월 사이 적어도 4척의 북한 선박이 러시아 홀르스크 항에 석탄을 운반했고, 이 북한산 석탄은 러시아 석탄과 섞여 다른 나라로 운반됐다”며 “이 석탄의 목적지에는 한국, 일본도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입장 설명이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美국무부는 “유엔 제재를 위반하며 북한 김정은 정권을 계속 지원하는 주체에게는 단독 행동을 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캐티나 애덤스 美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러시아 항구를 이용해 불법 거래를 한 것에 대해 “이는 러시아가 더 많은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다”면서 “러시아는 유엔에서 미국과 더 나은 관계를 희망한다고 밝혔는데 그렇다면 미국에 반대할 것이 협력함으로써 그 희망을 입증하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캐티나 애덤스 美국무부 대변인은 이어 “러시아에게는 더 이상 변명할 시간이 없다. 지금은 바로 행동에 나설 때”라면서 “러시아 정부는 직접 서명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모두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전 세계가 러시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촉구했다고 한다.

    애덤스 美국무부 대변인은 또한 “미국은 모든 유엔 회원국이 북한산 석탄을 비롯해 유엔 안보리에서 수입을 금지한 품목들을 수입하지 않는 것을 비롯해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탄도미사일 개발을 끝내는 데 대한 의무 이행을 진지하게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한 애덤스 美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은 러시아가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살아남도록 계속 돕는다면 미국 혼자서라도 새로운 대러 제재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 문제로 새로운 대러 제재를 시행한다면, 미국과 러시아 간의 대립과 갈등은 우크라이나, 시리아, 예멘에 이어 한반도로까지 확산되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를 제재하게 되면 한국의 입장 또한 난처해진다. 현재 한국은 발전, 철강 분야에서 사용하기 위해 러시아산 석탄을 상당량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 석탄의 수입이 어려워지면 한국 발전, 철강 분야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