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러시아 기밀 빼돌렸던 첩보원, 英쇼핑몰서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
  • 러시아에서 영국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로 13년 형을 받고 복역했던 전직 러시아 첩보원이 정체불명의 독극물에 노출되 중태에 빠졌다.

    뉴시스·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현지 매체는 5일(현지시간) 런던발 기사로 "한 남성이 일요일인 이날 오후 런던 서쪽 145km 거리에 위치한 솔즈베리 시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2006년 전직 러시아 군정보부 장교로 활동하면서 러시아 정보기관 인물들의 신분을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에 넘긴 혐의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던 세르게이 스크리팔(66)이었다.

    그는 2010년 미국과 러시아의 스파이 교환에 따라 석방된 이후 영국에서 거주중이었다.

    현지 경찰은 그가 한 여성과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의 정확한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세르게이와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세르게이를 발견했을 당시 별다른 외상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수사 초기 단계에 있어서 범죄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BBC는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영국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미확인 물질에 의해 쓰러진 점으로 볼 때 지난 2006년 알렉산더 리트비넨코 독살 사건을 떠올리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리트비넨코는 전직 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KGB) 소속 요원으로 푸틴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영국으로 망명한 바 있다.

    그는 당시 2006년 방사성 물질 폴로늄 210에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당국 조사결과 러 비밀 요원이 그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