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99주년, 태극기 시민들의 분노 “이게 나라냐”

'엄마가 미안해, 문재인 뽑아서'...정부 親北 정책에 강한 불신 드러내

임혜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01 20:22:14
▲ 99주년 3.1절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99주년 3.1절을 맞아 서울 도심이 태극기 물결로 뒤덮였다.

1일 오전부터 서울역을 시작으로 동화면세점, 세종로소공원, 광화문 교보빌딩 앞 광장, 대한문 등지에서 '사회주의 개헌 반대', '한미동맹 강화'를 외치는 대규모 태극기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곳은 '광화문 광장'이었다. 이곳은 2016년 연말부터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열린 장소다. 그러나 이날 이곳에는 주최 측 추산 10만 명의 대규모 태극기 인파가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1시부터 '3.1절 연합집회 총괄진행본부'는,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 설치된 무대에서 구국기도회를 시작으로, '3.1절 국가회복 범국민대회(이하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범국민대회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연합, 한국교회총연합회 등 기독교 대표단체와 자유민주애국단체총연합 등이 참여했다.

이날 서울 기온은 낮 12시 기준 영하 1도까지 떨어졌다. 거센 바람으로 체감 온도는 영하 5도 아래로 내려갔지만, 손에 태극기를 쥔 시민들이 내뿜는 열기는 광장을 녹이고도 남았다. 

사전행사가 시작된 1시 이후에는 서울역에서 경복궁역에 이르는 태평로~세종대로 일대가 태극기 시민들로 가득 찼다. 
▲ 99주년 3.1절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태극기 집회가 열린 가운데 한 참석자가 '이게 나라냐'라는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도로 위에서는 "문재인은 북한으로 가라", "문재인, 우리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고, '엄마가 미안해, 문재인 뽑아서', '청와대 주사파 몰아내자, 나는 공산주의가 싫어요', '피로 맺은 한미동맹은 혈맹', '문재인 아웃' 등 정부의 북·중 편향 외교 행태를 비판하는 구호가 적힌 손 피켓도 눈길을 끌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광화문 광장 남단에 설치된 세월호 관련 설치물과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사이 통행을 제한하기도 했으나, 이후 시민들이 끝없이 몰려들자 광화문~서울시청 간 도로 통제를 해제했다.
▲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3.1절 국가회복 범국민대회'가 열렸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천안함 장병 2번 죽인 정부, 대한민국 정부 맞나”

2시부터 전광훈 목사와 박성현 자유통일유권자본부 대표, 최영숙 자유한국당 중앙연수원 교수의 진행으로 본 집회가 시작됐다.

개회사를 맡은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대표는 "8년 전 천안함 폭침으로 우리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 중 8명 장병은 아직 바다에 있다"며, "최근 방남한 김영철을 맞은 이번 정부의 행태, 과연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더라면 이럴 수 있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어느 부모가 자식을 군대에 보낼 마음에 들겠느냐"며, "지금은 총성 없는 적색 쿠데타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역시 개회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지금 청와대가 없고 오로지 국립현충원과 이 곳 광장에만 있다"며, "김정은이가 대한민국과 싸우자는데 문재인 정권은 누구 편에 설 것인지 이 자리에서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조 대표는 "도대체 누가 우리를 여기에 불러냈느냐"며, "문재인 대통령은 민족 반역자이자 반인륜 범죄자인 북한 편에 설 것인지, 대한민국 편에 설 것인지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린 '3.1절 국가회복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개헌연방제 음모"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타락한 정치권, 헌법 개정 손 떼고 한미동맹 지켜라”

집회의 주제는 '한미동맹 강화'와 '헌법개정 반대'였다. 

고영주 변호사는 "비상식적 절차를 통해 대통령을 탄핵하고 집권한 문재인 정권은 '우리 민족끼리 잘 해보자'며 동맹국을 무시하고 천안함 폭침 및 대남공작의 주역이자 반(反)인류 범죄자인 김영철에게 국빈 대접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고 변호사는 "대한민국 발전의 주춧돌인 한미동맹을 조롱거리로 만들 뿐 아니라 우리 국민을 북한 핵 위협의 노예로, 볼모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은구 서울대 트루스포럼 대표는 "일부 정치세력이 민주주의라는 허명을 앞세워 자유민주주의를 폐기하고, 지방분권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연방제를 시도하고 있다"며 "타락한 지도층으로 전락한 지금의 정치권이 대한민국 헌법에 손대는 시도를 절대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된 '3.1절 국가회복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 정부는 김정은을 너무 좋아한다” 

뒤이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수상하다"며, "전 세계가 핵무기 폐기를 주장하는데 우리만 한마디도 못한다. 문재인 정권이 김정은을 너무 좋아한다"고 꼬집었다.

김 전 지사는 "건국 70주년인데 그것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는 정부가, 대기업 총수는 다 잡아넣고 최저 임금을 올려 민노총만 배불리고 있다"며, 정부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역시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전 위원은 "통일을 포기하고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죄로 문재인 대통령을 역사의 법정에 세울 것"이라며, "지구상 어느 국가지도자가 '전쟁 포기'를 선언하는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느냐“고 일갈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구형량을 언급하며, 그 부당함을 호소했다. 

김 의원은 "나라를 뒤집어엎으려고 했던 통진당 이석기한테는 20년을 구형한 검찰이, 어떻게 전직 대통령에게 30년을 구형하느냐"며, "정권의 사냥개인 검찰이 중형을 구형한 이유가 (박 전 대통령이) 반성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고 비꼬았다. 

그는 "헌법 전문에 '촛불, 5.18'을 넣고 '자유'를 뺀다고 하는데, 실상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며 이제 대놓고 사회주의 국가로 진입하려고 한다.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 나라를 공산주의 국가로 바꾼단 말이냐"고 되물었다. 
▲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3.1절 국가회복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내가 할 수 있는 게 태극기집회 참석 밖에 없다” 

집회에 참여한 한 40대 여성은 "나라가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태극기 집회 참여 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다른 시민은 "오늘날 한국은 유사국가 수준"이라며 "언론도 유사언론들이라 과연 오늘 이 집회를 제대로 공정하게 보도해줄 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좌파 성향의 3.1민회 조직위원회는 오전 11시부터,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는 '3.1혁명 100년 대회'를 열었다. 소수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경찰의 장벽 속에 행사가 진행 돼, 태극기 집회 측과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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