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전매체 ‘노동신문’ “온 민족 떨쳐 일어나 외세 침략행동 단호히 짓부시자”
  • ▲ 북한이 내놓은 3.1절 논평이 눈길을 끌었다. 주제는
    ▲ 북한이 내놓은 3.1절 논평이 눈길을 끌었다. 주제는 "남조선 인민들은 김정은의 지도에 따라 반란을 일으켜 적화통일에 앞장서라"는 것이었다. 사진은 북한이 2009년에 발행한 3.1절 기념우표.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집권자가 과거에 파묻혀 사는 것은 한국 사회뿐만이 아닌 것 같다. 북한은 여기에 더해 ‘이상한 역사인식’을 한국에도 강요하고 있다. 3.1절을 맞아 北선전매체가 내놓은 논평에서도 이런 비뚤어진 인식이 드러난다.

    北선전매체 ‘노동신문’은 3.1절 논평이라며 ‘온 민족이 떨쳐 일어나 외세의 침략책동을 단호히 짓부시자’는 글을 내놨다.

    北‘노동신문’은 “지난 세기 초 우리나라를 강점한 일제는 가장 야만적인 식민지 파쑈 통치를 실시하면서 조선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고 온 삼천리 강토를 피바다로 잠그었다”면서 3.1절 99주년을 맞아 ‘비분강개하는 척’하는 모습을 보였다.

    北‘노동신문’은 절절한 표현으로 3.1운동 당시 일제의 무력 탄압과 악행, 여기에 맞선 한국인들의 항거를 설명한 뒤 “3.1 인민봉기는 우리 민족의 反침략 투쟁사에 뚜렷한 자욱을 남겼다”면서 “일제 침략자들을 전율케 한 3.1 인민봉기는 죽을지언정 외세의 노예로 살지 않으려는 조선 민족의 불굴의 기개를 높이 떨친 거족적인 반일 애국항쟁”이라고 칭송했다.

    이어 北‘노동신문’은 북한다운 왜곡된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

    이들은 “3.1 인민봉기는 인민 대중이 나라의 독립을 위한 투쟁에서 승리하자면 반드시 탁월한 수령의 영도를 받아야 하며 발톱까지 무장한 침략자들과는 무장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는 피의 교훈을 새겨주었다”고 주장했다.

    北‘노동신문’은 “자주와 독립, 강국에 대한 우리 민족의 간절한 염원은 ‘백두산 절세 위인들’에 의해 빛나게 실현됐다”며 한반도 해방이 “항일의 전설적 영웅이며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높이 모시었기 때문”이라는, 예의 우상화 구절을 읊어댔다.

    참고로 3.1운동 당시 김일성의 나이는 7살(1912년 생)이었다.

    北‘노동신문’은 이어 김정일이 북한을 “불패의 정치사상 강국, 군사 강국으로 빛냈고, 이제는 김정은에 의해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세습 독재 왕조를 찬양했다.
  • ▲ 평양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참배하는 북한 주민들. 북한 주장대로 한국이 식민지라면 어째 독립국보다 식민지가 훨씬 더 나아 보인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참배하는 북한 주민들. 북한 주장대로 한국이 식민지라면 어째 독립국보다 식민지가 훨씬 더 나아 보인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北‘노동신문’은 “지난날 자기를 지킬 힘이 없어 강도 일제의 발굽에 무참히 짓밟히고 세계 지도에서 빛을 잃었던 우리 조국은 오늘날 그 어떤 침략 세력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주체의 핵 강국, 세계적인 군사 강국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北‘노동신문’은 이어 김정일의 ‘교시’를 읊은 뒤 “우리 민족은 아직까지 전국적 범위에서 자주권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해방 후 일제를 대신해 우리 조국의 절반 땅을 강점한 미국은 지난 70여 년 간 남조선에 대한 식민지 지배 체제를 강화하면서 인민들의 존엄과 권리를 무참히 짓밟았다”며 예의 황당무계한 주장을 이어 나갔다.

    김정은이 北‘노동신문’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뒤늦게 나왔다.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을 지키기 위해 전략자산들을 한반도와 주변에 배치한 것과 한미연합훈련 연기에 반대한 것, 일본이 자신들에게 비핵화를 거듭 촉구한 행동을 맹비난했다.

    北‘노동신문’은 “외세의 침략책동과 그에 추종하며 민족 자주권과 이익을 해치는 남조선 보수세력의 범죄적 망동은 온 겨레의 치솟는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면서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민족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외세의 침략 책동을 짓부시며, 자주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애국투쟁을 더욱 힘차게 벌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선동했다.

    北‘노동신문’은 이어 반미 운동을 더욱 강화하고 통일문제를 ‘우리민족끼리’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리 민족 내부 문제에 대한 외세의 간섭 책동을 결단코 저지시켜야 한다”고 선동했다.

    北‘노동신문’은 “미제를 몰아내고 그들에 부역한 매국노 남조선 보수 세력을 쓸어버리자”고 거듭 선동했다. 그리고 결론은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희세의 천출위인을 민족의 태양으로 높이 모신 커다란 긍지와 자부심을 안고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서 김정은의 부하가 되어 한국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적화통일에 앞장서라는 뜻이다.
  • ▲ 지난 14일 TV조선이 보도한 어린이용 역사서의 내용 가운데 일부.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김정은에게 가면 될텐데 '미제 식민지'에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4일 TV조선이 보도한 어린이용 역사서의 내용 가운데 일부.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김정은에게 가면 될텐데 '미제 식민지'에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北선전매체의 주장대로면 한국은 “미제의 압제 속에서 지난 70여 년을 지냈던 것”인데, 그렇다면 ‘미제시대’라는 걸까. 국민소득만 봐도 수백 배 이상 성장하고, 5,000년 역사 이래 굶어죽는 사람이 거의 사라진 지금의 한국이 ‘식민지’라니, 무슨 외계인 식민지라도 되는 걸까.

    반면 北선전매체가 자랑하며 떠받드는 ‘불세출의 영웅’ 김일성과 그 일가가 통치해 온 북한은 이제 군대조차 연료가 없어 ‘수송용 소달구지’를 사용하고, 이동과 주거의 자유가 없으며, 각 가정과 공장에는 전기도 안 들어온다. 게다가 평양을 제외한 지역 곳곳에서는 굶어죽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현실을 보면 오히려 북한이 ‘사악한 김씨 왕조와 그들이 추종하는 독재 국가의 식민지’처럼 보인다.

    3.1절마저 ‘인민봉기’라 부르며 김씨 왕조 우상화와 한반도 적화통일 선동에 이용하는 북한의 주장을 따르겠다는 사람들이 어떤 수준인지를 이날 北‘노동신문’이 논평을 통해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