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워커힐 17층, 최고급 룸 7개”…통일부·국정원 14층부터 16층 사용
  • ▲ '전쟁 범죄자' 김영철이 워커힐 호텔에 도착하자 머리를 조아리는 한국 정부 관계자. 통일부 관계자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TV 당시 보도화면 캡쳐.
    ▲ '전쟁 범죄자' 김영철이 워커힐 호텔에 도착하자 머리를 조아리는 한국 정부 관계자. 통일부 관계자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TV 당시 보도화면 캡쳐.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의 배후인 ‘전쟁 범죄자’ 김영철이 27일 오전 북한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김영철을 비롯한 북한 측 인사 6명은 ‘워커힐 호텔’에 묵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이들이 2박 3일 동안 숙박한 객실 가격이 정가로 하면 4,46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는 김영철 일행이 방한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김영철은 물론 김여정 일행도 워커힐 호텔의 별관 ‘애스톤 하우스’에 묵은 적이 없다”고 줄곧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애스톤 하우스’ 기사가 나간 뒤에는 본지로 전화를 걸어와 “어느 호텔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김여정 부위원장이나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 모두 호텔 일반 객실에 묵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호텔 업계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전쟁 범죄자’ 김영철 일행은 2박 3일 동안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의 17층 전체를 빌려 묵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광진구 아차산 기슭에 있느‘워커힐 호텔’의 본관에는 17층까지 객실이 있다. 이 층에는 최고급 객실인 ‘프레지덴셜 스위트’ 1개와 다음 등급인 ‘프리미어 스위트’ 1개, ‘로열 스위트’ 1개, 그리고 일반적인 객실 가운데는 최고급인 ‘그랜드 스위트’ 4개 등 총 7개의 객실이 있다고 한다.

    호텔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프레지덴셜 스위트’의 1박 가격은 세금과 봉사료를 빼고 700만 원, ‘프리미어 스위트’는 500만 원, ‘로열 스위트’는 220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랜드 스위트’의 경우에는 1박 가격이 110만 원이다. 시간은 오후 3시 체크인, 이튿날 정오 체크아웃 기준이다. 2박 3일 묵었다면 이 가격의 딱 두 배라고 한다. 여기에 세금과 봉사료를 더하면 실제 숙박비가 나온다.
  • ▲ '전쟁 범죄자' 김영철 일행이 묵었다는 워커힐 호텔 17층의 최고급 객실 '프레지덴셜 스위트' 내부. 김여정은 이 보다 한 등급 위의 객실을 썼다고 한다. ⓒ워커힐 호텔 홍보 이미지 캡쳐.
    ▲ '전쟁 범죄자' 김영철 일행이 묵었다는 워커힐 호텔 17층의 최고급 객실 '프레지덴셜 스위트' 내부. 김여정은 이 보다 한 등급 위의 객실을 썼다고 한다. ⓒ워커힐 호텔 홍보 이미지 캡쳐.
    김영철 일행이 전체를 사용한 17층을, 만약 한국 국민이 ‘할인’ 없이 통째로 빌려 2박 3일 동안 묵었다면 숙박비만 세금과 봉사료를 더해 최소한 4,460만 원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다 김영철 일행은 ‘보안’을 이유로 호텔 식당 등에서는 식사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들은 룸서비스를 이용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 비용까지 더하면 통일부가 ‘전쟁 범죄자’ 일행을 위해 얼마를 썼는지 짐작을 할 수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여정 일행은 ‘애스톤 하우스’에 묵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조선일보’와 ‘TV조선’의 보도는 이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 해당 언론은 “앞서 김여정은 가장 비싼 방에서 잤지만 김영철은 그보다 한 등급 낮은 방에서 숙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커힐 호텔에서 17층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보다 등급이 높은 객실은 ‘애스톤 하우스’와 같은 독립 별채뿐이다.

    또한 통일부는 일종의 상황실 및 북한 측과의 연락 사무소 용도로 워커힐 호텔 16층을, 국가정보원이 비슷한 용도로 14층과 15층 객실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층에 있는 객실 또한 ‘일반 객실’이 아니라 ‘스위트룸’ 이상 등급이라고 한다.

    북한 측 인사들이 워커힐 호텔 별채 ‘애스톤 하우스’를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해 통일부 측이 계속 부정하고 있지만, 이곳이 아니라 해도 하루 숙박비가 800만 원에 가까운 방을 세금으로 빌려 김영철 일행에게 내줬다는 소식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기 충분해 보인다.

    통일부가 김영철 일행에게 들인 비용을 "할인 받았다"고 해도 국민들의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1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요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었다고 밝혔다가 해당 도시락의 정상가격이 하나에 10만 원을 넘는다는 것이 알려져 빈축을 산 바 있다. 이때 청와대 측이 "할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가 국민들로부터 "지금 청와대가 갑질 하는 거냐"고 또 한 번 비난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가 최고급 호텔의 최고급 객실요금까지 '할인'을 받았다고 한다면,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 지 짐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