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군사도로로 ‘쥐구멍 입경’…통일부 “김영철 동선 공개 못해”
  •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김영철 일행.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김영철 일행.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목함지뢰 도발’ 및 ‘확성기 빌미 포격도발’의 원흉으로 알려진 김영철 北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 일행에 한국 서울에 몰래 들어 왔다. 군사도로까지 이용해 비공개로 방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쥐구멍 방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영철 일행은 당초 서울로 향할 때 통일대교를 통과하려다 이곳에 천안함 유족회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방한 반대 시위를 벌이자 육군 제1사단 주변의 군사도로인 ‘전진교’를 이용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영철 일행은 25일 오전 9시 49분 무렵 경의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9시 53분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에서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김영철 일행을 맞았다고 한다.

    도라산 CIQ에서 한국 기자들과 맞닥뜨린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굳은 얼굴로 아무 답도 하지 않고 지나갔다고 한다.

    김영철 일행은 CIQ에서 입경 절차를 마친 뒤 오전 10시 15분 경 차량 편으로 서울로 향했다고 한다. 통일부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동선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 언론들마저 당황하게 했다.

    한국 정부는 김영철 일행의 방한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는지 통일대교 일대에 2,5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했다고 한다.

    ‘뉴스 1’ 등에 따르면, 김영철 일행은 25일 정오 무렵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에서 한국으로 올 때 통과하는 통일대교 앞에서 김영철 일행의 방한에 반대하는 천안함 유족회와 자유한국당 의원, 시민들이 경찰과 맞서고 있다. ⓒ이기륭 뉴데일리 기자.
    ▲ 북한에서 한국으로 올 때 통과하는 통일대교 앞에서 김영철 일행의 방한에 반대하는 천안함 유족회와 자유한국당 의원, 시민들이 경찰과 맞서고 있다. ⓒ이기륭 뉴데일리 기자.
    워커힐 호텔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김여정 일행이 묵었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김여정 일행은 워커힐 호텔의 최고급 별관인 '애스턴 하우스'에서 묵었던 사실이 나중에 알려졌다.

    현재 통일부 안팎에서 나오는 소식에 따르면, 김영철 일행은 문재인 대통령과 서 훈 국정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일행에는 ‘최강일’ 北외무성 북미국 부국장이 지원 인력으로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는 김영철 일행이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한국 정부를 앞세워 미국 측과 접촉해보려는 시도를 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