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율과 '익명의 제보자' 나타나 조재현 성추문 전력 폭로
  • 최근 문화·예술계에 '미투(#MeToo) 운동'이 전개되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들이 파렴치한 '성추행 가해자'로 떠오르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예술감독과 극단 목화를 이끌고 있는 오태석 연출가 등 국내 연극계의 거장들이 오랫동안 여성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일삼아온 정황이 폭로된 가운데, 유명 스타인 조민기 역시, 청주대 제자들에게 과도한 스킨십과 성희롱성 발언들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팬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명품조연'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오달수와, 연기부터 연출·제작까지 다재다능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배우 조재현도 과거 특정 여성들에게 성추행을 가한 사실이 있다는 제보가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아직까지 한 두개 댓글 외에는 이렇다 할 증거가 나오지 않은 오달수와는 달리, 조재현의 경우 배우 최율과 '익명의 제보자'가 구체적인 증언을 내놓은 상황이라, 관련 의혹들이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배우 최율은 23일 자신의 SNS에 조재현의 포털사이트 프로필 사진을 올린 뒤 "내가 너 언제 터지나 기다렸지"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최율은 "생각보다 빨리 올 게 왔군"이라고 말하며 "이제 겨우 시작. 더 많은 쓰레기들이 남았다. 내가 잃을 게 많아서 많은 말을 못하지만, 변태들 다 없어지는 그날까지 #metoo #withyou"라는 미투 고백문을 게재했다.

    최율이 '터졌다'고 말한 것은 전날 보도된 서울경제의 단독 기사를 가리킨 말이었다. 해당 기사에 등장한 한 여성은 5년 전 자신이 배우 J씨에게 당했던 성추행 정황을 자세히 기술하며 "상대가 유명 배우인 탓에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었다"는 속사정을 토로했다.

    기사에 언급된 '유명 배우이자 연극 제작자'인 J씨는 누가봐도 배우 조재현이었다. 하지만 실명이 기재되지 않은 관계로 J씨가 조재현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는 비공개 SNS나 커뮤니티 게시판, 댓글 등에서만 은밀히 회자·공유됐다. 그런 가운데 얼굴이 알려진 여배우가 조재현의 성추행 의혹을 전격 폭로하면서 유명 배우 J씨가 바로 조재현이라는 사실이 백일 하에 드러났다.

    조재현의 실명이 오픈되면서 용기를 얻은 한 피해자는 23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을 통해 과거 자신이 조재현으로부터 겪었던 성추행 피해 경험담을 토로했다.

    한때 모 극단에서 조재현과 함께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 여성은 "혼자 앉아 있으면 조재현이 갑자기 뒤에서 손을 넣는 식으로 성추행을 했고, 그 일이 있고 나서 극단 대표가 봉투를 내밀며 성추행 사실을 발설하지 말 것을 요청한 일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혼자 앉아 있잖아요. 그럼 갑자기 조재현이 나타나서 뒤에서 손을 넣는다든지, 이런 짓을 계속했어요. 극단 대표가 여기서 있었던 일은 다 잊으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봉투를 내밀었어요."


    한편 조재현의 소속사 측은 각지에서 제기된 성추행 의혹과 관련, "사실 확인을 하고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